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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후보들의 국가 안보관

김동규 / 고려대 북한학과 명예교수
발행일 발행호수 2411

김동규 / 고려대 북한학과 명예교수

유력한 대선후보 3인들의 대국민 선거공약에서 2가지의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하나는 모두가 엇비슷하게 강조하는 ‘젊은이들의 일자리 창출’과 ‘무상복지 확대’ 그리고 ‘경제민주화’라는 공약이고 다른 하나는 위험한 대북관과 안이한 통일관이다.

대북정책과 남북통일에 관한 지금까지의 3후보 공약을 보면, 박근혜는 지금의 경색국면을 대화국면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을 원칙으로 언급하고 있으나 보다 구체적인 실천방안은 제시하고 있지 않으며, 문재인은 김대중의 6.15와 노무현의 10.4 공동선언문을 즉각 실천함으로써 북핵문제와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을 추구한다고 했고 안철수는 남북대화를 통하여 모든 문제를 풀어나가자는 원칙론만을 언급하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3후보의 안보관과 통일정책은 이명박 정부가 지난 5년간 이른바 ‘비핵개방 3000’이라는 대전제하에 일관되게 추구해 온 대북정책을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남한정권이 그동안 다양한 대북관과 통일정책을 취해 왔지만 북한정권은 전혀 변화가 없이 모든 것을 전략전술적인 차원에서 허위와 위선으로 일관해 왔다는 점이다. 이것은 소위 유화적인 햇볕정책 10년간이나 강경한 바람정책 5년간이나 전혀 다름없는 대남도발과 대남침투와 같은 호전적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명백하게 증명되고 있다. 이것이 북한정권의 대남관이며 통일관이다. 그런데도 문재인 후보는 이러한 북한의 도발을 남한정부의 강경한 대북정책의 탓으로 돌리고 있음은 본질을 외면한 것이라 하겠다.

북한은 아직도 남한사회를 사회주의적 폭력혁명에 의한 투쟁대상으로 삼고 있다. ‘우리민족끼리’라는 그럴듯한 말로 접근하면서 품속에는 비수를 숨기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심지어 인도적인 이산가족상봉 문제도 그들에게는 남조선혁명수행을 위한 전술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이와 같은 비정상적인 조건에서 무조건적인 남북대화는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한말로 북한정권의 생리는 깡패폭력집단처럼 약자에게는 강하고 강자에게는 약해지므로 소위 필사즉생(必死卽生) 필생즉사(必生卽死)와 같은 결연한 태도를 취하는 것이 대북정책의 기본임을 후보자들은 알아야 할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3후보의 안보관을 평가하면 모두가 매우 안이하여 위험한 느낌이다. 결론적으로 3후보의 대북정책과 안보관에서 가장 우려스런 후보가 문재인의 무조건적인 수용태도이다. 최근 북한방송에서는 후보들의 10.4 공동선언문 수용여부가 통일과 반통일의 시금석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더구나 문재인과 안철수의 대선후보 캠프에는 안보관련 학자 가운데 이른바 친북적인 내재적 접근론자들이 다수 가담하고 있어 앞날이 우려스러우며 박근혜의 경우도 진보좌파 유권자들의 표를 의식해서인지 상당수준의 안이한 대북관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적 여건하에서의 최고지도자는 인기영합의 과장된 경제발전공약과 복지사회실천방안을 제시하기에 앞서 올바른 대북관과 튼튼한 안보관을 유권자들에게 확실하게 밝혀야 한다. 따라서 유권자들은 후보들의 대북관과 통일관을 보고 지지선택의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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