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코리아
최원기 / 외교안보연구원 교수2010년 올해 한국외교의 최대과제는 11월에 개최되는 G20 정상회의의 성공적인 개최이다. 우리가 향후 새로운 세계경제질서의 새로운 틀을 짜게 될 G20 정상회의를 의장국으로서 주도하게 되었다는 것은 우리 외교사에 있어서는 하나의 획기적 사건이다. 한국이 아시아와 신흥국 통틀어 맨 처음 이 회의를 개최하게 됐다는 사실은 단순한 신흥국의 범주를 넘어서 글로벌 질서 차원에서 우리의 국제적 위상과 역할의 강화라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G20 정상회의는 전 세계 주요 정상들이 모이는 글로벌 이벤트이고 세계의 관심이 주목되는 중요한 행사이기 때문에 월드컵 못지않게 한국을 알리는 절대적 계기가 될 것이다. 회의기간 내내 CNN, BBC 등 세계 주요방송을 통해 50억명에 이르는 G20 회원국 국민들은 한국과 서울에 관심을 집중할 것이고 이를 통해 우리의 국가 브랜드 이미지 또한 크게 제고될 것이다.
한국은 그동안 북한핵문제를 비롯한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로 ‘코리아 디스카운트(Korea Discount)’를 당해왔다. G20 정상회의 개최는 이런 약점을 ‘코리아 프리미엄(Korea Premium)’으로 전환시켜 우리경제의 국제적 신인도를 높이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한국의 투자 매력도와 우리 기업 제품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는 등 한국경제의 브랜드 가치도 상승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한국산 제품의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수출 증가 등의 부가적 경제적 효과는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러한 직접적인 경제적 파급효과보다 당장 눈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국제사회의 중심국부로서 우리의 국가적 위상의 변화이다. G20 회의는 올림픽이나 월드컵과 같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세계경제를 관리하는 상시적인 국제협력체이다. G20 회의는 올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정상회의까지 장·차관 정상들이 돌아가면서 거의 매월 전 세계 각지에서 모여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제 협력체제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
G20 정상회의 개최를 통해 한국은 향후에도 이러한 국제협력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되었고, 이를 통해 국제사회의 주도그룹의 일원으로서의 확고한 지위와 역할을 인정받게 되었다. 이는 우리의 외교적 활동공간과 영향력의 비약적 확대를 통해 우리 외교사에서 새로운 장이 펼쳐지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는 개도국들이 선망하는 경제발전 모델이다. 세계 최빈국으로서 선진국들로부터의 원조에 의지하던 국가에서 한 세대 만에 이제는 개도국들의 빈곤타파와 경제발전을 위한 전략과 노하우를 전수하는 입장으로 발전한 세계 첫 번째 국가가 한국이다. G20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통해 우리의 경제발전 경험과 위기극복의 노하우를 전수하고, 개도국의 중재자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여 국제사회에서의 역할과 책임을 다한다면 우리의 국제적 위상은 급격히 제고될 것이다.
G20 서울회의는 이미 시작되었다. 2월 26~27일 인천 송도에서 G20 재무차관 회의를 시작으로 올해 G20 관련 회의가 이미 개시되었기 때문이다. 올 한 해 국민적인 관심과 역량을 집중시켜 G20 서울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함으로써 글로벌 코리아의 기반을 확고히 구축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