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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正日 訪中 이후의 한반도 정세

홍관희 / 고려대 인문대학 교수
발행일 발행호수 2365

홍관희 / 고려대 인문대학 교수

지난 5월 하순 북한 김정일이 중국을 전격 방문하고 돌아왔다. 최근 1년 사이 연거푸 3번씩 김정일이 중국을 방문한 배경을 놓고 분석이 다양하다. 아마도 가장 큰 목적은 군사지원 획득에 있었을 것이다. 현 상황을 대남도발을 위한 적기로 판단하고 있는 김정일로서는 신예 전투기 등 첨단 무기를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은 무기지원을 거절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중국이 북한을 포기했다기보다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시키려는 목적에서다. 기본적으로 북한을 ‘완충지대’로 보고 북한의 존립을 강력히 지원하는 중국의 대북전략은 확고히 견지되고 있다.

북한은 김정일 방중 직후 남북 정상회담 비밀 접촉을 일방적으로 폭로해 충격파를 던졌다. 이 소식을 듣고 국민들은 이명박 정부가 천안함ㆍ연평도 공격을 당하고도 비밀리에 정상회담을 추진했다는 사실에 크게 놀랐다. 북한의 무도한 침공에 대해 응징은 못할 망정 무엇이 아쉬워 前 정권처럼 또 정상회담을 추진했는지 의아스러워했다.

북한은 천안함과 연평도 공격에 대해 사과나 유감의 뜻을 표할 자세가 돼 있지 않다. 북한은 선의의 설득으로 움직여지는 집단이 아니다. 북한을 움직이려면 힘이 수반돼야 한다. 현 정부는 이러한 북한의 속성을 잘 파악해야 할 것이다.

북한의 대남선동과 무력도발 위협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내부적으로 反대한민국 종북세력이 활동을 개시해 나라 안팎으로 불안과 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이들은 이명박 정부 기간 동안 온존시켜 온 세력기반을 서서히 재가동하면서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의 승리를 위해 총공세를 시작하고 있다. 때마침 ‘반값 등록금’ 논쟁은 이들의 준동에 불을 붙이는 기름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반값 등록금’ 촛불시위의 화살을 당기고 있는 배후세력의 정체를 직시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반대하는 이른 바 종북세력은 內部의 이적세력이다. 패망한 월남에 비유해서 말한다면, ‘베트콩’과 흡사한 셈이다. 이들은 대한민국 내 온갖 文明의 이기를 향유하면서도 북한을 지지 찬양하고 대한민국에 반대한다. 이들이 대한민국의 요소요소에 파고들어 자유민주체제를 하나하나 무너뜨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와중에서 대한민국이 존립할 수 있는 것은 그나마 현재 한미동맹이 확고히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종북세력들은 북한과 한 목소리로 “反美”와 “주한미군 철수”를 부르짖고 있다.

앞으로 한반도정세는 어떻게 될 것인가? 내년 총선 및 대선과 그 후의 전작권 전환 시점이 고비가 될 전망이다. 2015년 12월로 연기 결정된 전작권 전환 곧 ‘韓美연합사 해체’ 이후의 상황에 대해서는 아무도 자신 있게 말할 수 없다. 벌써 전작권 전환 이후 공군만 미군이 지휘권을 보유하고 육군과 해군은 한국군에게 작전통제권을 넘긴다는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어쨌든 한미공동방위체제에 이상이 없어야 할 것이다.

우리 사회 내 反美감정이 확대되고 우리 국민과 정부가 이를 통제하지 못한다면 미국의 한반도 전략은 현실주의적인 방향으로 급변할 수 있다. 역사적 경험이 이를 말해 준다. 지금부터 국민들의 단결과 행동이 중요하다. 이제 믿을 건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려는 우리의 의지와 신념이다. 우리 국민이 다시한번 단결해서 이 위기를 뛰어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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