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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조하는 나무

글 이효성(동화작가)
발행일 발행호수 2313

`겨울에 부는 북풍은 너희에게 체조를 시켜서
동장군에게 지지 않게 해 주는 고마운 바람이란다`
날씨가 쌀쌀해졌어요. 산과 들에 어느 새 겨울 바람이 ‘휘리리링’ 휘파람을 불고 나타나고요.
“아이 추워!”
나무들은 잎을 떨어뜨렸어요.
“저 심술쟁이 바람이 올해도 또 나타나 우리를 못살게 구네.”
“북풍이야, 악마의 바람…….”
나무들은 가지들에게,
“꼭 붙잡아야 산다, 꼭!”
하고 주의를 주었어요. 북풍이 휘몰아칠 때 꼭 붙잡지 않으면 꺾이니까요. 그러거나 말거나 북풍은 휘파람을 불며 돌아다녔어요.
나무들은 약속을 했어요.
“체조를 하자!”
몸을 단련하는 거지요.
“휘리리링…….”
이 소리만 나면, 나무들은 가지를 흔들며 체조를 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첫눈이 솔솔 내렸어요.
“와아, 구름님이 우리를 위해 폭신폭신한 옷을 입혀 준다아.”
나무들은 환성을 질렀어요.
눈을 내려주며 구름이 나무들에게 속삭였어요.
“머지않아 만주 북쪽 시베리아에서 동장군이 맹추위 부대를 이끌고 쳐들어온단다.”
“동장군이 뭔데요?”
“온 세상을 꽁꽁 얼어붙게 하는 악마란다.”
“그래요? 북풍말고, 또 악마가 있어요?”
“겨울에 부는 북풍은 악마가 아니야. 너희에게 체조를 시켜서 동장군에게 지지 않게 해 주는 고마운 바람이란다.”
“그래요?”
“우리 구름을 ‘영차영차’ 밀어서 너희들에게 따뜻한 옷을 입혀 주는 것도 바로 북풍, 겨울 바람이란다.”
그 뒤 나무들은 ‘휘리리링’ 휘파람 소리가 나면, 무서운 동장군과 싸워 이기려고 더욱더 나뭇가지를 흔들며 열심히 체조를 한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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