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소풍
<신앙촌 주민 가을소풍 공모전 에세이> 입사생 박민빈
기분 좋은 바람이 머리카락을 스치는 계절이 왔다.
정신없는 일정을 소화하고 한숨 돌리려는 찰나 소풍이라니! 아이처럼 한껏 들떠 저마다의 얼굴엔 설렘이 가득했다. 소풍이라는 단어가 주는 설렘이 마치 나를 어린 시절로 돌아가게 만드는 듯하다.
일요일 아침, 소풍가는 모습이 신나 보였는지 주변에서는 돗자리까지 쥐어주시며 재밌게 놀다 오라는 인사가 계속된다.
식품단지의 백일홍 나무 아래로 걸음을 재촉하는데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들고 손을 흔드는 친구들이 보였다. 양손을 흔들며 뛰어갔다. 매일 보는 풍경인데도 오늘따라 유난히 아름답게 느껴지는 건 우리가 함께여서 일까.
먹기 전 사진부터 찍어야지! 옆에 팀도 찍어주고 서로를 찍어주며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식품단지에 웃음소리가 날아다녔다. 웃음은 전파력이 있어 금세 퍼진다. 나도 웃고 너도 웃고 우리 모두 다 웃고 있었다. 김밥을 먹는 건지 사진을 찍는 건지 웃고 떠들다 보니 어느새 김밥은 동나고 본격적인 포토타임이 시작되었다. 열정은 일류 포토그래퍼 못지않다. 자꾸만 웃음이 새어나왔다.
한참을 떠드는데 한 권사님께서 멀리서 보시곤 오셨다. 혹여 우리가 잔디에 그냥 앉아있을까 걱정이 되셔 깔고 앉을 걸 갖고 오셨다며. 마음이 몽글몽글하다. 나도 마음을 나눠주는 따뜻한 어른이 될 수 있을까.
이 순간을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다.
활력도 재충전하고 마음도 재충전하고 다시 으쌰 으쌰 해야지.
푸릇푸릇한 잔디에 햇빛이 반사돼 반짝였다. 우리의 얼굴도 빛이 나고 있었다. 아름다운 신앙촌에서 마음의 맑음을 오래도록 간직하는
우리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