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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을 알고 가슴 깊이 맛본 기쁨과 평안 못잊어

김옥분 승사(3) / 소사교회
발행일 발행호수 2160

지난호에 이어서

입관예배를 드리기 위해 준비하는데, 하나님께서 전화를 하셔서 소비조합 총무님을 찾으셨습니다. 총무님이 지금 입관예배를 준비한다고 말씀드리자, 하나님께서는 계속 축복해 줄 테니 입관식을 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축복일에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생겨
못갈 것 같아 망설이는데 꿈 속에 오신 하나님께서
`이번이 마지막이니 꼭 오라`고 안타까이 말씀하셔
그 때 가서 받은 안찰이 제가 마지막으로 받은 안찰

사람들이 힘차게 찬송을 부르는 가운데 장례반이 생명물로 시신을 깨끗이 씻겼습니다. 김 집사님은 사고를 당할 때 머리를 부딪혔는지 이마 위쪽으로 살점이 많이 떨어져 나가서 축복 솜으로 상처를 덮고 머리에 하얀 모자를 씌웠습니다. 원래 검은 편이었던 피부가 아주 뽀얗게 피어나면서 생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고운 모습이었습니다. 엷은 미소를 짓고 편안하게 누워 계신 할머니는 금방이라도 순박하게 웃으실 것 같았습니다.
김난임 집사님의 장례를 치르는 동안 소사신앙촌 사람들이 한마음으로 도왔습니다. 청년들은 밤을 새워 가며 장례 준비를 했고 동회에서는 쌀을 보내 주기도 했습니다. 혈육 하나 없이 홀로 지내던 분이었지만 마지막 가시는 길에 많은 사람들이 진심으로 함께해 주었습니다. 비석에 “소비조합 3반”이라고 새겨 드렸는데, 세월이 흐른 뒤에도 그곳을 찾을 때면 할머니가 환하게 웃으시는 모습이 떠오르곤 합니다.
그 후 1986년에는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축복일이 되어 기장신앙촌에 가야 하는데,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생겨서 못 갈 것 같았습니다. 축복일 전날, 계속 망설이다가 깜빡 잠이 든 저는 꿈속에서 하나님을 뵙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안타까운 음성으로 이번이 마지막이라며 꼭 오라고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꿈에서 깨어 다른 일을 제쳐 두고 축복일예배에 참석했는데, 그날 하나님께서 소비조합들을 안찰해 주셔서 저도 안찰을 받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흐른 뒤에 생각해 보니, 그때 안찰이 제가 마지막으로 받은 안찰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한 번이라도 더 은혜를 주시려고 그토록 안타깝게 부르셨구나.’ 하는 생각에 너무나 죄송하고 감사했습니다.
저는 1986년까지 20년 넘게 소비조합을 계속하면서, 생계를 꾸리고 아들의 대학 교육도 뒷바라지할 수 있었습니다. 바쁘게 장사를 하는 동안 과일 향같이 달콤한 향취 은혜가 맡아지기도 했고, 찬송이 계속 귓가에 울려서 마음속으로 따라 부르며 다니기도 했습니다. 기쁘고 즐겁기만 했던 그때를 생각하면 큰 복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리게 됩니다.
소사신앙촌에서 계속 살면서 저는 시신이 피는 모습을 많이 보았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1994년 곽정애 권사님이 노환으로 세상을 떠나셨을 때입니다. 시신을 생명물로 깨끗이 씻기고 축복 크림을 얼굴에 발라 드렸는데, 저는 시신을 보고 놀라움을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 눈부시게 하얀 옥양목을 입은 고인은 어디부터 옷이고 어디부터 얼굴인지 모를 정도로 정말 뽀얗게 피어 있었습니다. 생전에도 고운 분이었지만 생글생글 웃는 그 얼굴은 무어라 표현을 못 할 만큼 예뻤습니다. 투명한 피부가 마치 닦아 놓은 유리알처럼 반짝반짝 빛나고 입술이 새빨간 빛을 띠어서 관 뚜껑을 덮기가 아까울 정도였습니다. 생전에 진실하게 신앙생활을 하고자 노력하셨던 고인은 하나님 은혜로 너무나 아름답게 피셨습니다.
제 아들은 시온초등학교에 전학 와서 시온고등학교까지 소사신앙촌 안의 학교를 다니며 자랐습니다. 저와 함께 찬송을 부르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아들이 신앙과 멀어진 모습을 볼 때 안타까운 마음뿐입니다. 하나님 은혜 속에서 바르고 건강하게 자라난 아들이 다시 이 귀한 길로 돌아오기를 날마다 기도드립니다.
제 나이 스물여덟 살 때, 하나님을 알고 가슴 가득히 기쁨과 평안을 맛보았습니다. 세상이 가는 대로 따라갔을 제가 하나님을 만나 참 소중한 세월을 살아왔습니다. 지금 소사신앙촌의 재개발된 아파트에서 생활하면서, 영과 육이 아울러 얼마나 큰 은혜를 받았는지 다시금 생각하게 됩니다. 오늘도 하나님 이끌어 주시기를 간절히 기도드리며 끝까지 이 길을 따라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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