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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축하고 끈적이는 땀, 도대체 땀은 왜 나는 걸까?

발행일 발행호수 2616

땀의 계절이 왔다. 푹푹 찌는 무더위에 에어컨 주변을 조금만 벗어나도 피부의 수문이 열리며 땀이 맺힌다. 더운 것만으로도 지치고 힘든데, 눈치 없이 몸 여기저기서 흘러내리는 땀은 회색 티셔츠에 진한 자국을 남기며 우리의 불쾌지수를 한껏 솟구치게 만든다. 축축하고 끈적이는 데다 냄새까지 나는 땀, 도대체 왜 나는 것일까?

■땀은 신체 온도를 조절해요!

더위로 인해 신체 온도가 높아지면 우리 몸은 온도 조절을 위해 자동으로 땀을 배출한다. 땀의 증발과 함께 열이 소모되면서 온도가 내려가는 ‘냉각화 시스템’을 가동하는 것이다. 만약 땀을 흘리지 않고 체온을 유지하고자 한다면 개처럼 혀를 내밀고 헐떡거려야 할지도 모른다.

땀이 난다는 것은 그만큼 건강하다는 의미일 수 있다. 심한 더위에도 땀이 나지 않는다면 탈수 증상과 함께 어지럼증, 피로감 등의 온열질환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운동하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빨리 땀이 나고 더 많이 흘리는 경향을 보인다. 이는 이들의 몸이 활동 중이라는 사실을 빠르게 인지하고, 재빨리 ‘냉각화 시스템’을 가동하기 때문이다.

■땀은 노폐물도 배출해요!

또한 땀은 중금속을 포함해 몸에 쌓인 각종 노폐물을 배출하기도 한다. 2016년 중국 장수대학교 과학기술대학 연구팀은 최근 중국의 급격한 산업화로 인해 중금속 오염에 노출된 지역 주민들을 상대로 혈액 내 중금속 수치를 조사했다. 예상대로 주민들의 혈액에서는 중금속 수치가 높게 검출됐다.

그런데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는 주민들에게서는 운동을 하지 않는 주민들보다 낮은 중금속 수치가 나왔다. 연구팀의 관찰 결과 운동을 하는 주민들의 소변과 땀으로 중금속이 많이 배출되는 것을 확인했고, 그중 땀이 더 많은 중금속을 배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외에도 땀을 통해 콜레스테롤, 젖산, 환경호르몬까지 배출된다고 하니 땀을 우리 몸속 청소부라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운동은 하지 않고 땀만 흘리기 위해 사우나에 가는 것은 건강에 도움이 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운동이나 사우나를 할 때 흘리는 땀의 성분은 동일하다. 그러나 고온에 장기간 노출되어 흘리는 땀은 강한 열 스트레스와 급격한 체온 상승을 막기 위해 흘리는 것으로 탈수 현상을 유발하며 심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

반면 운동으로 땀을 흘리면 신진대사가 활발해져서 우리 몸에서 적극적으로 땀을 배출시키게 되며, 심폐기능을 강화해 건강에 도움이 된다. 미국 의사협회 내과학회 저널에 실린 핀란드 연구팀의 논문에 의하면 일주일에 4회 정도 규칙적으로 땀을 흘린 사람들은 심장마비, 관상동맥, 심혈관 질환 등으로 인한 사망률이 떨어졌다고 한다.

■운동해서 흘리는 땀, 노화를 막아요!

운동해서 땀을 흘리면 노화를 막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염색체 속 노화와 관련된 텔로미어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텔로미어는 염색체 끝부분에 달려 있는 마개 같은 것으로 유전물질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것의 길이가 짧아질수록 세포가 파괴되면서 노화가 진행된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연구팀은 스트레스 상황에 놓인 여성들을 땀 흘려 운동하는 그룹과 운동은 하지 않는 그룹으로 나누어 텔로미어의 길이를 비교했다. 그 결과, 운동을 하지 않는 여성들의 텔로미어의 길이가 훨씬 짧다는 것을 알아냈다. 연구팀의 엘리 푸더만 교수는 “이번 연구는 땀이 날 정도의 운동이 스트레스로 인한 텔로미어의 길이 변화 즉, 노화를 늦출 수 있음을 보여준다.” 라고 말했다.

이제 땀이 우리 몸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고, 건강에도 이로움을 준다는 것을 알았으니 땀에 대한 짜증이 조금은 줄어들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더 나아가 땀 흘리며 움직이는 즐거움을 경험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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