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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길을 끝까지 따라 기쁨으로 하나님 뵙는 것이 소원

엄기권사(2) / 익산교회
발행일 발행호수 2141

지난호에 이어서

이만제단에 다녀온 후 어머니는 박 장로님을 따라야겠다고 하시며, 식구들과 함께 집에서 예배드리자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말씀에 저는 무척이나 기뻤습니다. 저는 박 장로님 집회에 다녀온 후로 그분을 따라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장로교회에 가지 않고 있었는데, 드디어 제 바람이 이루어진 것이었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저희 집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습니다. 하나님 집회에서 은혜를 받은 분들도 찾아왔고 다른 사람에게 전도된 분들도 있었습니다. 그 수가 점점 늘어나 1957년에는 드디어 큰 공장 건물에 충주전도관이 세워지게 되었습니다.
그로부터 얼마 후 저와 여동생은 취직을 하여 서울로 올라가게 되었습니다. 서울에서 지내면서 이만제단에 다니게 되었는데, 어느 날 충주제단 경 권사님이 노환으로 운명하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경 권사님이 서울 따님 집에서 돌아가셔서, 그 집에서 입관예배를 드린다고 했습니다.
입관예배에 참석한 저는 다른 교인 분들과 함께 정성껏 찬송을 불렀습니다. 장례반 권사님이 생명물로 시신을 씻기셨는데, 다 씻긴 후에 시신을 본 저는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생전에 경 권사님은 여든이 넘으셔서 양 볼에 살이 없이 홀쭉하고 주름이 많은 분이었습니다. 그런데 시신의 얼굴은 보기 좋게 살이 오르고 주름살도 다 펴져 있는 것이었습니다. 뽀얗게 피어난 피부가 어찌나 고운지 “너무 예쁘다!”는 감탄이 절로 나올 정도였고, 거기 모인 사람들은 다들 시신이 너무 잘 피셨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때 저는 시신이 피는 것을 처음 보았는데, 생전 모습보다 훨씬 곱고 예쁜 모습에 너무나 놀랍고 신기했습니다.
당시 저희 집은 저와 여동생이 벌어서 생계를 꾸려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아버지가 크게 하셨던 산판업이 6·25 전쟁 후 완전히 기울어진 것이었습니다. 고생을 모르고 살던 저희 자매가 낯선 서울에서 일하며 생활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그런 중에도 이만제단 예배에 빠짐없이 나갔습니다. 이만제단에서 예배드릴 때나 기도를 할 때면 지친 마음을 포근하게 감싸 주시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어느샌가 기쁨이 솟아나곤 했습니다. 예배를 드리고 돌아오면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희망이 마음에 가득해졌습니다. 그 은혜 속에서 저와 여동생은 더욱 부지런하고 밝게 생활할 수 있었습니다.
1972년경 저는 기장신앙촌에 입주해 몇 년간 봉제공장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그때는 가끔씩 공장을 둘러보시는 하나님을 뵐 수 있었는데, 하루는 제가 공장 복도에서 하나님을 뵙게 되어 고개 숙여 인사를 드렸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제가 드린 인사보다 더욱 정중하게 인사를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허리를 깊이 숙여 인사하시는 모습에 저는 무척 송구스러워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몸 둘 바를 몰랐습니다. 하나님께서 인사하시던 모습은 그 후로도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았습니다. ‘교인 한 사람 한 사람을 너무나 귀하게 여겨 주시는구나.’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뭉클해지곤 합니다.
그 후 2002년 1월에는 소사신앙촌에 계시던 어머니(유이성 권사)께서 91세를 일기로 숨을 거두시게 되었습니다. 어머니는 1960년에 소사신앙촌에 입주한 후로 소비조합을 하시며 변함없이 신앙생활을 계속하셨습니다. 입관예배 때 기장신앙촌에서 떠 온 물로 시신을 깨끗이 씻겼는데, 너무나 편안하고 고운 모습이셔서 돌아가셨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고 잠시 주무시는 것 같았습니다. 수십 년 전, 제가 처음으로 하나님 말씀을 전해 드릴 때 열심히 귀 기울이시던 어머니. 그때 이만제단에 다녀오셔서 참길을 찾았다며 좋아하시던 모습이 어제 일처럼 떠올랐습니다. 한결같이 이 길을 따라오신 어머니는 은혜 속에서 평안하게 가셨습니다.
지금 저는 여동생을 도와 전라남도 익산에서 시온쇼핑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여동생은 은혜를 받아 병이 나은 후로 지금까지 병원과 약을 모를 만큼 건강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동생이 활기차게 다니며 장사하는 것을 보고, 주변 상가 주인들이 ‘시온쇼핑은 살아 있는 가게’라는 말을 하곤 합니다.
언젠가 축복일이 되어 기장신앙촌에 갔을 때, 하나님께서 축복을 해 주시며 “끝까지 따라야 해.” 하고 말씀하신 것이 떠오릅니다. 이 길을 끝까지 따라서 구원 얻기를 바라시는 하나님. 그 은혜를 무슨 말로 다 표현하겠습니까. 제 평생에 은혜를 허락해 주신 하나님께 순간순간 감사의 기도를 드릴 수 있는 것도 너무나 감사할 뿐입니다. 이 참길을 끝까지 따라서 기쁨으로 하나님을 뵙는 것이 저의 간절한 소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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