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클리드’ 망원경… 우주의 비밀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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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수수께끼로 남아있는 암흑 물질과 암흑 에너지의 정체를 밝혀낼 새로운 우주망원경 ‘유클리드(Euclid)’가 7월 1일(현지 시각) 발사됐다.

유럽우주국(ESA)은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스페이스X 팰콘9 로켓에 유클리드 우주망원경을 실어 발사했다. 유클리드는 이륙 후 대기권 밖에서 로켓과 성공적으로 분리되었으며, 앞으로 한 달 동안 약 150만㎞를 비행하여 제2 라그랑주점(L2)으로 이동해 7개월간 시험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제2 라그랑주점은 지구와 태양의 중력이 균형을 이루고 있어 우주 관측에 있어서 최적의 장소 중 하나로 꼽히며,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도 이 지점에서 관측 활동을 하고 있다.

제2 라그랑주점에서 관측 활동을 하는 유클리드우주망원경 상상도. 사진=유럽우주국

유클리드 망원경은 높이 4.7m, 폭 3.5m, 망원경 지름 1.2m로,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에 비하면 훨씬 작다. 하지만 유클리드의 임무는 결코 작지 않다. 유클리드는 2029년까지 우주의 3분의 1 이상에 걸쳐 퍼져있는 최대 20억 개의 은하를 관측하여 3D 우주 지도를 만들 예정이다. 이를 위해 은하의 모양을 관측하는 ‘가시광선 관측기(VIS)’와 적색편이 현상을 관측하여 은하의 위치를 측정할 수 있는
‘근적외선 분광계·광도계(NISP)’ 두 가지 장비가 사용된다. 이로 인해 암흑 물질과 암흑 에너지의 비밀을 밝혀내, 우주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밝히는 것이 목표다.

현재 과학자들은 우주에는 가시광선 등으로 관측되는 일반 물질이 5% 정도밖에 없으며, 나머지 95%는 인류에게 알려지지 않은 상태, 즉 암흑 물질과 암흑 에너지로 구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 개발된 관측 장비로는 이를 포착하는 것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유클리드는 어떻게 암흑 물질과 암흑 에너지를 찾을 수 있을까? 유클리드는 중력 렌즈(gravitational lensing) 현상을 분석하여 간접적으로 암흑물질을 확인할 예정이다. 중력렌즈 현상이란 수십억 광년 밖의 은하나 별에서 오는 빛이 중간에 있는 다른 은하나 별 등의 중력으로 인해 약간 왜곡되는 경우를 말한다. 암흑 물질의 핵심인 질량과 중력을 활용해 그 존재 여부를 파악하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유클리드가 암흑 물질을 추적하는 데 도움이 될 새로운 단서를 제공하고 은하와 블랙홀의 진화 과정을 밝히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본다. 파리천체물리학연구소 야닉 멜리에 박사는 <네이처>에 “유클리드의 관측 결과는 자연의 물리 법칙을 이해하는 데 하나의 혁명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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