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말씀
신앙체험기
오피니언
피플&스토리
기획
주니어

성진이의 무지개 그림

발행일 발행호수 2126

“빨, 주, 노, 초, 파, 남, 보!” 성진이는 겨울방학 그림 숙제를 하려다 그림노트에 끼어있던 사진이 너무나 아름다워 무지개 색을 되뇌어 봅니다.
 
성진이는 지난 여름 방학 때 부산 기장에 있는 큰 아빠 댁에 놀러 갔었습니다. 바닷가 바위틈 새에 있는 새우 잡이에 정신이 팔려 있을 때 갑자기 소낙비가 쏟아졌습니다. 급히 천막에서 소낙비를 피하고 나니 햇살이 바다를 비추는데 눈이 부셨습니다. 이때 큰 아빠가 “와~! 무지개 떴네.” 하시면서 손가락으로 무지개를 가리켰습니다. 성진이는 가리키는 쪽을 보니 큰 아빠 집 뒷산에 무지개가 둥그렇게 떠 있었습니다. 
 
 “와~! 정말 무지개다.” 천막을 나와 보니 책에서만 보았던 무지개가 산 보다 더 높게 떠 있었습니다. 설레이는 가슴으로 바라보다 색깔을 세어 봤습니다. “빨강, 노랑, 파~랑. 어~또 뭐더라 ” 색깔이 너무 아름다웠지만 빨리 이름이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큰 아빠! 무지개 색깔이 무슨무슨 색이예요?” “무지개 색? 일곱 가지잖아. 빠알, 주우, 노오, 초오,……”
 
큰 아빠의 손이 성진이의 손을 쥐고 하나하나 짚습니다. 그리곤 카메라를 꺼내 무지개를 배경으로 성진이를  찍었습니다.“자!~ 김치. 다음은 이쪽에서 찍어볼까? 멋있겠는 걸. 이 세상에서 무지개가 제일 아름다울거야. 그렇지?” 성진이는 양손으로 V자를 만들어 보입니다.
사진을 몇 장을 찍고 나니 무지개는 색깔이 점점 흐려져 사라졌습니다. 그러더니 언제 무지개가 산에 있었느냐는 듯 햇살을 쨍쨍 받아 더 푸르러진 소나무만 보였던 기억이 납니다. 
 
무지개 사진은 서울 집으로 올라온 며칠 후에 편지로 받은 겁니다. 사진 뒤에 있는 큰 아빠가 쓴 편지내용을 다시 한번 읽어 봅니다.
 
‘성진아! 무지개를 배경으로 찍은 네가 너무 멋있는데? 그런데 무지개가 어디서 온 걸까? 하늘나라에서 왔을까? 지구에는 무지개보다 더 아름다운 색은 없으니깐 말이야. 아마도 하늘나라에는 이런 무지개만 있나 봐? 아니면 하늘나라에서는 이런 무지개가 가장 볼품이 없어 이 지구로 떨어 진 건지도 모르구. 성진이는 똑똑하니깐 생각해 볼 수 있을 거야? 그럼 안녕! 겨울 방학 때도  꼭 오렴.’
 
성진이는 창문 밖에 보이는 산을 보며 무지개를 떠 올려 보다 창문을 활짝 열어 제치고 구름 한 점 없는 겨울 하늘을 머리 들어 올려다봅니다.‘교회 관장님이 하늘나라는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해 계속 재창조하신다고 하셨는데… 큰 아빠가 편지에 쓴 것처럼 늘 똑 같은 색으로만 뜨는 무지개가 제일 멋이 없어 지구로 떨어졌는지도 몰라. 그렇다면 하늘나라는 얼마나 아름다운 곳 일까?’
 
성진이는 그림 숙제로 아름다운 하늘나라를 그려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곤 가장 예쁜 색만 골라 그렸습니다. 그런데 도화지엔 무지개만 여러 개 그려져 있었습니다. 이때 엄마가 들어오시며 “성진아 그림 숙제하니?” 성진이의 그림을 들여다봅니다.
 
“무지개를 그렸구나. 예쁘네. 그런데 왜 무지개만 그렸어?” 갑자기 엄마의 물음에  “으응?! 예~ 하늘나라를 그리려 했는데 하늘나라에는 뭐가 있는지 몰라서 하늘에서 떨어진 무지개만 그린 거예요.” “뭐라고?! 하하하” 하얀 이가 다 보이게 웃는 엄마 얼굴을 보며 성진이는 뒤퉁수를 긁적이며 겸연쩍은 듯  웃습니다.

관련 글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