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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가 받고 싶어서 (정순실 권사/안양교회)

발행일 발행호수 2298

중학교 3학년 여학생 때 한강모래사장집회에서 처음 하나님을 뵈었습니다. 제 눈에 비친 천막 안의 모습은 병자들이 낫고 벙어리가 말을 하고, 전기가 나간 어두운 천막 안에서 불덩어리가 날아다니는 등 놀라운 일 뿐이었습니다. 그날 이후 저는 교회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일에 무조건 참여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방학이면 이만제단에서 봉사활동도 하고, 소사신앙촌 건설대원을 뽑는다는 광고를 듣고 몇 번을 찾아가 결국은 건설대원으로 뽑히기도 했습니다. 그것이 하나님께 은혜 받는 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언제 어디서든 은혜를 받을 수 있는 일이라면 만사를 제쳐두고 열심을 냈습니다. 그럴수록 기쁘고 신이 났습니다.

저는 1997년 신앙촌 소비조합을 시작했습니다. 지금 제 나이 일흔이지만 신앙촌 제품을 알리는 일을 하다보면 한번이라도 더 은혜를 받고 싶어서 뛰어다니던, 생기발랄한 여학생 때 생각이 납니다. 나이는 들었지만 하나님께 은혜 받고 싶은 마음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간절해짐을 느낍니다.
언젠가 교회에서 사람들과 의견이 맞지 않아 속상한 일이 있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제 잘못은 없는 것 같았습니다. 급기야 감사드리며 기쁘게 하던 일조차 그만 두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차라리 일을 안 했더라면 사람들과 부딪힐 일도 없을텐데’ 하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그 순간의 제 생각과 마음은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뜻이 아니었습니다.

너무나 속상해서 울다가 잠이 들었습니다. 꿈에 하나님께서 많은 사람들이 앉아 있는 가운데 제게 오시더니 등을 쓰다듬으면서 말씀하셨습니다. “맡은 바 사명을 다하고 이기고 나가야 돼.” 그 꿈을 꾼 저는 하나님께서 주신 맡은 바 사명을 다해야 하는데, 이토록 귀한 시간에 낙심을 주고 포기하는 마음을 주는 마귀에게 져서 되겠나 하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그리고 마귀를 이길 힘은 오직 하나님께 간구하고 매달리고 순종하는 생활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나님 주시는 은혜가 받고 싶어서 여기저기를 뛰어다니며 남들보다 몇 배 더 일을 찾아서 하고 또 다음날 새벽제단에 가는 기쁨에 설레어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던 여학생 때처럼 다시 한번 열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순실 권사 / 안양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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