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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모습 (나옥희 집사/기장신앙촌)

발행일 발행호수 2297

기장신앙촌에서 장례반 일을 맡아 본 지 13년째 되어갑니다. “무섭지 않은가?” 가장 많이 듣는 질문입니다.
지금까지 장례반을 맡아 지내오면서 무서운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딱 한 번, 섬뜩한 느낌이 들었던 적은 있었습니다. 미국에서 돌아가신 분이었는데 사인을 확인하느라 생긴 가슴의 칼자국과 다시 그것을 꿰매고 고무옷을 입히고 미국식으로 파운데이션 화장을 두껍게 발라서 왔던 시신이었습니다.

시신을 처음 대하며 섬뜩한 느낌이 들자 저는 동시에 기도문을 했습니다. 그전부터 기도문의 힘을 여러차례 경험했습니다. 그러자 그 기분이 싹 사라지며 마음이 편안해져서 시신을 씻길 수 있었습니다. 시신은 얼굴부터 환하게 피었습니다.
장례반 일을 하며 하나님께서 은혜로 지켜주심을 더 느낍니다. 장례가 나기 전에는 아침에 청소를 다했는데도 나도 모르게 전체 다시 청소를 하게 됩니다. 어느 날은 향취가 코 앞에서 계속 진동을 합니다. 함께 식당을 가는데 옆 사람은 그렇지 않은가 봅니다. 하루종일 향취가 진동하더니 새벽예배 마치고 장례가 났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그럴 때는 몸이 붕붕 떠다니는 것처럼 하나도 힘들지 않습니다.

장례가 나면 기도문부터 나옵니다. 시신이 잘 피게 해달라고 고인을 위해 하나님께 조릅니다. 그런데 어떤 분은 기도가 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난데없는 벌레떼가 몰아치는가 하면 날벌레들이 창문을 가득 덮친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어떤 분은 장례식장 공기가 달라지기도 합니다. 어떤 분은 학생캠프가 진행될 때 돌아가셨는데 시신이 무척 잘 피었습니다. 그 분은 당신의 마지막 모습으로 많은 학생들에게 증거하고 가신 것이었습니다.

큰아버님으로부터 들은 ‘영모님’이란 말에 ‘영모님은 사람들 마음을 다 들여다 보시겠다. 이제 이 분을 믿어야하겠구나, 앞으로 다른 종교는 필요없다’란 생각이 들어오면서 전도관에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소사신앙촌에서 기장신앙촌으로 입주할 때도 제 사정이 여의치 않았지만 생각지도 않게 일이 술술 풀리고 꿈에 뵈었던 하나님께서 다른 말씀 없이 ‘나 따라가야지 살아, 나 따라가야지’하셨던 말씀을 기억합니다.
많는 분들의 마지막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보며 언제나 우리 곁에 불꽃같은 눈길로 지켜보실 하나님을 기억하며 더 잘살아야지 다짐해봅니다.
나옥희 집사 / 기장신앙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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