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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모습, 그 말씀 (윤재춘 전직 관장/서대문교회)

발행일 발행호수 2329

새벽 4시. 알람이 울린다. 나는 얼른 일어나 샤워를 하고 무릎 꿇고 먼저 생명물로 눈을 씻는다. 어제 하루 동안 그리고 밤새 흐려진 눈을 생명물로 정성껏 씻어 내는 것은 나의 매우 중요한 일과의 하나이다. 하나님 앞에 부복한 후 집을 출발하여 5시 20분에 제단에 도착한다. 5시 30분 새벽예배가 시작된다.

“나의 기쁨 나의 소망되시며…” 하나님께서 인도하시는 모습을 우러러 보며 찬송을 드린다. 육신을 입고 오신 하나님의 모습을 비디오에서 뵙는다. 자비와 사랑으로 화하신 모습, 우리에게 은혜를 입혀주시려는 간절함이 절절하신 모습, 영광이 깃든 그 얼굴의 모습을 우러러 보며 마음을 묶어 찬송을 드리며 은혜를 받는다.

이어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다. 요즘에 하신 말씀 중에서 “내가 너희들에게 짓밟힘을 당하였다”는 말씀이 내 폐부를 찌른다. 우리가 언제 하나님을 짓밟았나이까 하겠지만 우리의 순간 순간의 삶에서 하나님 대신 마귀에게 이끌렸을 때가 바로 하나님을 짓밟는 순간이 아니었던가? 우리의 생활이 하나님의 뜻대로 순종치 못하였으니 하나님을 올바로 알지도 못하고 하나님을 올바로 섬기지도 못한 것 아닌가? 나 자신부터 하나님을 경홀히 여긴 죄가 너무도 크다. 송구하여 얼굴을 들 수 없는 자신을 돌아보며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오늘 하루를 기약한다.

새벽예배를 마치고 찬송하시는 하나님의 모습, 부드러운 그 음성, 그리고 ‘이한 검’과 같은 하나님의 말씀만을 머리와 마음에 가득 담고 교회를 나서고 싶다. 하나님 한분 이외의 사람의 음성, 사람의 모습, 사람의 말은 내 머리에서 깨끗이 지워지고 오직 하나님의 말씀과 그 모습과 그 음성만을 담아 가고 싶다. 그리고 그 모습과 그 말씀만이 하루 종일, 잠자는 시간과 꿈속에까지 연결이 되고 싶다.

이 세상에는 하나님과 하나님의 말씀을 우리 머리에서 빼앗아 가려는 모든 것들로 가득하다. 우리가 한 순간 방심하면 자기도 모르는 새에 우리 머릿속에서 하나님은 사라지고 어느덧 세상의 복잡함과 달콤함이 우리 머리를 지배하고 만다. 새벽제단에서 담아온 하나님을 24시간 온전히 지키고 싶다.

윤재춘 전직 관장 / 서대문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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