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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의 부활을 위하여

김영용 / 전남대 경제학부 교수
발행일 발행호수 2148

김영용 / 전남대 경제학부 교수

경제의 주름살이 좀처럼 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소비와 투자는 부진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정부재정은 상반기에 절반 이상이 집행됐지만 경제 회복에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수출 역시 작년보다 저조한 실적을 보이고 있어, 당초 5% 목표였던 경제 성장률도 4% 이하로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문제가 어려울수록 원론으로 돌아가 짚어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사유 재산권을 바탕으로 개인의 자유로운 선택을 보장하는 시장경제를 운용 기조로 하고 있다. 그리고 어느 시대 어느 사회에서나 시장경제는 물질적 풍요와 정신적 번영을 선물했다. 따라서 정부 정책의 반시장적 요소부터 척결해야 한다.

부동산 대책도 우선 시장을 억압하는 제반 규제를 철폐함으로써 주택 공급이 수요 증가에 탄력적으로 반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세금으로 주택 가격을 안정시키겠다는 것은 정책이 아니라 괴물 같은 것이다. 노동시장의 유연성도 더욱 높여야 한다. 2004년 세계경제포럼이 발표한 한국의 글로벌 경쟁력지수는 104개국 중 26위다. 금융시장 67위와 함께 노동시장 85위가 경쟁력을 약화시킨 주된 이유다.

다음으로 기업가 정신을 살리기 위해 기업가들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그러나 국내 기업 환경은 악화 일로에 있다.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대표적인 것이다. 한국에만 존재하는 출자총액제한으로 대규모 기업집단의 투자 범위는 크게 제한되고 있다. 또한 금융계열사가 보유하는 비금융계열사 주식의 의결권을 현행 30%에서 2008년 15%로 낮추는 개정안은 기업의 경영권 방어에 적잖은 짐이 되고 있다. 새로운 사업 분야를 개척하고 경쟁력 향상을 기해야 하는 기업들이 투자를 제한 받고 경영권 방어에 자원을 써야 하는 형편에 투자가 살아난다면 오히려 이상한 일이다. 경제력 집중 억제라는 망령에서 벗어나, 국내 기업의 손발은 꽁꽁 묶어두고 외국자본만 활보하게 하는 역차별(逆差別)을 없애야 한다.

부자에 대한 분노와 질시의 감정도 버려야 한다. 부자가 된 데에도 다 이유가 있다. 부정한 방법으로 큰 부를 이룰 수는 없다. 경제활동을 열심히, 그리고 효율적으로 한 결과 부를 얻은 것이다. 이들이 존경은 고사하고 비난받는 사회에서 경제 성장은 기대할 수 없다.

자주국방의 이상도 현실적인 측면에서 재고해야 한다. 전 세계 국방비의 절반 정도를 쓰고 있는 미국마저도 다른 나라와 집단안보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힘에 부치는 자주국방은 실현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나라 경제에 무거운 짐이 될 뿐이다. 한미동맹의 강화 필요성이 여기에 있다. 무리한 복지정책 확대도 재고해야 한다. 복지 정책의 확대는 나라경제 전체를 나락으로 떨어뜨릴 수 있음을 아르헨티나의 교훈에서 배워야 한다. 1인당 소득 1만 달러 시대에는 더욱 그렇다.

결국 한국 경제의 부활을 위해서는 정부정책을 시장경제 원리에 입각해 재조명하여 반시장적 요소를 척결하여 각 개인이 자유의사대로 경제 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역점을 두고, 이상에 치우쳐 힘에 부치는 무리한 사업추진을 자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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