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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의 중국과 세계질서

이호철 /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발행일 발행호수 2343

이호철 /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지난 10월 18일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은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으로 선출되었다. 시진핑은 이미 당조직의 최고기구인 정치국 상무위원에다 국가의 부주석인 지위에서 이번에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에 선출됨으로써 당·정·군의 2인자 자리를 모두 확보하였고, 이변이 없는 한 2012년으로 예정되어 있는 18기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후진타오(胡錦濤)에 이어 5세대 최고지도자로 등장할 것이 확실시된다.

시진핑 리더십은 2012년부터 2022년까지 10년간 중국을 이끌어 갈 것이다. 이 10년간은 여러 가지 관점에서 중요하다. 우선 중국은 13억 인구가 어느 정도의 부를 누리는 ‘소강사회’(小康社會) 건설을 달성할 것이다. 경제력에서는 국내총생산(GDP) 규모로 볼 때 미국을 따라잡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군사력에서 미국을 따라잡을 가능성은 낮지만 그 격차를 상당히 줄여갈 것이다. 세계 최대의 경제력과 미국 다음의 군사력을 보유한 중국을 시진핑 리더십은 어디로 이끌어 갈 것인가?

무엇보다도 시진핑이 이끄는 5세대 리더십도 덩샤오핑, 장쩌민, 후진타오에 이어 지속적인 경제발전에 최우선 순위를 둘 것이다. 중국은 2020년까지 소강사회를 건설하고 2050년까지 선진국으로의 진입을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5세대 리더십도 이 목표를 달성하는데 올인할 것이다. 지속적인 경제발전에 실패하여 중국인민들의 삶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중국 공산당도 구소련이나 동유럽 공산정권의 운명을 피하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중국 공산당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제발전의 패턴은 상당한 변화를 보일 것이다. 덩샤오핑, 장쩌민 리더십이 성장에 유리한 동부해안 지역을 우선적으로 발전시켜 성장의 혜택이 서부내륙으로 확산되어 가는 ‘선부론’(先富論) 정책을 추진했다면, 시진핑 리더십은 후진타오 리더십의 ‘조화사회론’을 계승하여 도시와 농촌, 동부해안과 서부내륙이 모두 균형있게 성장하는 ‘공부론’(共富論)에 입각한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 30년간의 성장이 도시와 농촌간, 지역간에 심각한 성장의 불균형을 야기하였고 이로 인한 사회적, 정치적 문제들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군사안보 측면에서, 시진핑의 중국은 어디로 갈 것인가? 현실주의 국제정치학자들이 예측하듯이 미국과 중국간에 ‘세력전이’가 일어나고 중국은 동아시아와 세계질서를 중국의 이익에 부합하도록 재편하려 하고, 이 과정에서 미국과의 갈등이 불가피할 것인가? 우선 경제발전 우선정책은 평화롭고 협력적인 국제관계를 필요로 한다. 시진핑의 중국 또한 지속적인 경제발전에 최우선순위를 둘 것이고 따라서 경제발전에 유리한 국제환경을 유지하는데 대외전략의 우선순위를 둘 것이다. 중국은 타이완, 티벳 등에 대한 위기가 발생하지 않는 한 기존의 국제질서를 급격하게 변경시키지 않을 것이다. 나아가 적어도 시진핑 리더십이 중국을 이끄는 동안에 미국과의 세력전이가 일어날 가능성은 매우 낮다. 특히 군사력에서 그 가능성은 매우 낮다. 요컨대 시진핑의 중국은 그 ‘의지’나 ‘능력’의 차원에서 세력전이와 그로 인한 미중갈등을 감행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시진핑이 이끌 2022년까지 중국의 대내외정책에서 급격한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은 낮다. 화평발전, 책임대국이 여전히 강조될 것이다. 다만 중국의 힘이 커짐에 따라서 중국의 국가이익도 커질 것이고, 거기에 상응해서 중국의 외교 또한 적극적이고 필요에 따라서는 공세적일 가능성은 매우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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