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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처방의 효과와 부작용

김근식 / 경남대 교수, 정치학
발행일 발행호수 2505

김근식 / 경남대 교수, 정치학

사드 논란으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사드는 북핵이라는 오래된 질병에 대한 군사적 처방의 하나이다. 사드 처방의 실제 효과와 부작용을 함께 타산해서 객관적인 대차대조표를 따져보는 게 필요하다.

우선 사드가 배치될 경우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을 억지할 수 있는 긍정적 효과는 분명하다. 상대방의 공격을 막아낼 수 있는 다층의 다양한 무기 체계를 배치한다면 나쁠 이유가 없다. 물론 성주에 배치될 사드는 수도권을 겨냥한 북의 장사정포 공격과 저고도 미사일 공격에는 그다지 쓸모가 없다.

무릇 질병을 고치기 위한 처방은 다방면의 종합적 접근이 필요하다. 북핵 문제 역시 사드라는 군사적 수단 하나만으로 완쾌를 기대하는 건 무리이다. 여전히 북핵 문제는 6자회담이라는 대화와 협상의 처방도 긴요하고, 대북제재라는 채찍의 처방도 필요하고, 북한 정권의 성격변화와 북한의 체제변동이라는 근본처방도 포기해선 안 된다. 사드 배치라는 군사적 처방만이 북핵 질병의 유일한 처방이라고 고집해서는 안 되는 이유이다.

또한 처방에는 효과와 함께 반드시 부작용을 고려해야 한다. 당장 북핵 공조 전선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이탈은 명약관화해 보인다. 북핵을 막기 위한 사드 배치가 북핵 공조를 약화시키는 역설적 결과를 초래하는 셈이다.

사드로 인한 핵심적 부작용의 하나는 우리가 원하지 않는 대결 구도에 끌려들어 가는 ‘연루’의 딜레마이다. 사드의 한반도 배치는 만약에 있을 미중 갈등 상황에서 우리가 중국의 공격 목표가 되는 덫이 될 수 있다. 사드의 레이더 시스템이 중국을 들여다보는 눈이 되고 한국이 미국 주도의 미사일방어체계에 공식편입되는 것으로 중국이 인식하는 한미중 갈등에서 우리는 중국과 전쟁을 결심해야 한다. 냉혹한 국제정치에서 상대의 오인도 현실이다. 사드의 부작용은 경제적 측면에서도 만만치 않을 수 있다. 우리의 최대 교역상대국인 중국이 자신의 핵심이익이 훼손되는 것으로 간주하고 다양한 공식 비공식의 제재와 압력과 행정조치를 통해 경제보복에 나선다면 사드 때문에 우리 경제가 치러야 할 비용은 상상 이상이 될 수도 있다.

결국 사드 배치는 북핵이라는 질병에 대응하는 추가 처방일 수는 있지만 보다 근본적인 처방에는 미치지 못한다. 결코 북핵질병을 단숨에 해결해내는 도깨비방망이가 아니다. 오히려 사드 처방으로 초래될 부작용이 사드로 인한 효용성보다 크다면 성급한 사드 배치는 지금이라도 재검토하는 게 바람직하다.

박근혜 정부가 불가피한 결단으로 사드배치를 결심했다 하더라도 이를 되돌이킬 수 없는 불가역적인 대못 박기로 밀어붙이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우선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북핵이 해결되거나 북핵이 진전될 경우 사드를 철수할 것임을 공개적으로 분명히 밝히는 게 필요하다. 사드 배치뿐 아니라 사드 철수의 조건을 명확히 밝힘으로써 중국이 사드 철회를 위해 북핵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견인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사드 배치 완료를 서두르지 말고 지역주민의 설득과정 등 대내적 협치의 프로세스를 차분히 진행해야 한다. 선택의 폭을 열어두는 것이 오히려 우리의 외교적 입지와 영향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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