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보유와 우리의 살길
북한이 핵무기 개발에 미련을 갖게 된 것은 이미 오래전부터이다. 1953년 한국전쟁이 사실상 실패로 끝나자 김일성은 세계 제2차 대전 때 미국에 의한 일본패망의 원인이 히로시마 원폭 때문이었다는 사실과 또한 한국전쟁 중 맥아더에 의한 만주 원폭 작전계획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60년 대 초에 소련의 핵 기술 습득을 위한 과학자들의 파견과 기술자들의 초청에 국력을 쏟기 시작했다. 이러한 김일성의 계획과 함께 등장한 것이 이른바 ‘3대혁명’ 노선으로 그것은 통치 이데올로기로서의 주체‘사상’ 그리고 남조선 계급혁명으로서의 계급‘문화’, 핵무기개발로서의 ‘기술’혁명이 북한정권의 기본노선이 되었다.
그러나 1994년 그가 사망하기까지 이런 과제들은 하나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주체사상의 핵심인 ‘자주’는 정치적으로도 국제사회로부터의 고립을 자초하면서 ‘우리식대로 산다’는 구호로 변질 되었고 경제적으로는 외국의 원조가 없이는 살 수 없는 파탄을 맞고 말았다. 한편 남한사회의 계급혁명을 위한 끊임없는 침투 시도마저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게 되자 마지막으로 매달린 것이 오늘날 핵무기 개발과 같은 기술혁명이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김정일은 우선 사상침투의 전략 보다는 핵무기 기술개발과 핵의 보유를 당면 목표로 삼고 ‘강성 대국론’과 ‘선군 정치’를 내세우게 된 것이다.
따라서 북핵문제는 남한의 일부 좌경 지식인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부시정권의 대북강경책에서 연유된 것이 아니라 그 뿌리는 오래전부터 자라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의 역대 통치자들은 이러한 북한의 정치목적과 김일성의 전술을 파악하면서도 별다른 대책 없이 묵인해 오기에 이르렀고 좌경 지식인들 중에는 ‘내재적 접근법’이라는 희한한 논리로 북한에 동조까지 하는 사이에 우리는 북한 핵의 현실적인 위협아래 서서히 노출되기에 이르렀다.
이제 한반도는 북한의 핵무기 보유로 언제라도 핵전쟁의 ‘그라운드 제로’로 화할 수 있는 엄중한 현실에 직면하게 되었다. 이러한 미증유의 위기를 맞아 과연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대처해야만 할 것인가?
첫째, 한미동맹을 공고히 하고 철처하게 미국의 핵우산 아래로 들어가야만 한다. 북한 핵과 같은 비대칭 무기의 개발로 남북의 무력균형은 이미 깨어진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둘째, 현재의 모든 대북사업을 일체 중단하고 유엔의 대북제재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 일방적인 경제협력은 북한의 핵 보유로 그 정책의 오류가 증명되었기 때문이다. 셋째, 그동안 일방적이었던 대북관계를 상호주의 관계로 환원하여야 한다. 북한이 무슨 짓을 하여도 지원한다는 그릇된 메시지를 더 이상 보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번 기회에 북한정권의 본질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 북한은 김일성 정권의 핵심이었던 황장엽 비서의 단언처럼 봉건 세습국가에 전제 군주국가, 군국주의 국가, 전근대적 쇄국주의 국가이며 결코 남한의 적화통일 야욕을 버린 적이 없다. 이참에 우리는 보안법 철폐, 주한미군 철수, ‘우리민족끼리’ 등 우리 주변의 담론들이 얼마나 순진한 것이었는지도 다시 한번 되새겨 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