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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핵미사일에 국민‧정부가 일치단결해 대처해야

홍관희 / 고려대학교 북한학과 교수
발행일 발행호수 2508

홍관희 / 고려대학교 북한학과 교수

미사일은 핵폭탄의 투발(投發) 수단이다. 핵무기를 개발한 후 탄두를 소형화해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어야 핵·미사일 공격력이 확보된다. 핵무기를 이미 10~16개 확보한 북한이 미사일 능력 향상에 전력투구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북한은 이미 한반도를 사정거리로 하는 스커드 미사일과 일본 열도 및 괌도의 미군 기지까지 공격할 수 있는 중·장거리 미사일을 약 1,000기 가량 실전 배치하고 있다.

최근 북한은 중거리 노동·무수단 미사일을 고각(高角)으로 발사해 사거리를 줄여 한반도를 겨냥하는 한편, 폭발력과 낙하속도를 한층 증대시키는 실험을 성공시켰다. 이에 대응하여 주한미군 측은 THAAD(사드·高고도방어미사일)의 한반도 배치를 요청했고, 우리 정부도 안보 차원에서 이를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THAAD는 순전히 북한 미사일 방어용이고 레이더 전자파도 인체에 무해한 것으로 입증됐다. 그럼에도 일부 국민들이 괴담(怪談)에 근거해 두려움에 떨고 특히 중국의 눈치를 보느라 THAAD 배치를 반대하니, 국가안보 차원에서 심히 우려된다.

북한은 8월 후반 SLBM(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을 성공시킴으로써 또 하나의 핵·미사일 위협을 추가했다. SLBM은 핵·미사일 개발의 마지막 단계로서 위치 파악이 어려운 수중(水中)에서 발사된다. 3면이 바다인 우리에게 측후방까지 방어해야 하는 새로운 과제가 생긴 셈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SLBM에 대처하여 360도 전방위를 방어 요격할 수 있도록 이지스함에 SM-3 미사일을 배치하고 더 나아가 핵추진 잠수함을 도입하거나 건조할 것을 제안한다. 실로 한반도에 새로운 핵·미사일 군비경쟁이 열림과 동시에 북한의 무력위협에 국민과 정부가 일심단결해 대처해야 하는 중대한 안보 위기가 도래했다.

김정은의 무력증강은 단순한 과시용이 아니라, ‘통일 대전(大戰)’ 호언에서도 알 수 있듯 실제로 전쟁을 염두에 두고 전쟁 준비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 김정은은 어떻게든지 압도적인 핵·미사일 공격력을 확보하여 남한을 굴복시키려 한다. 예컨대 핵 공갈을 통해 남한 내부에서 ‘평화 구걸론’이나 ‘대화 협상론’이 부상할 것을 기대한다. 또 김정은은 미국에 대해 핵 타격을 공언함으로써 미국민들이 ‘서울을 지켜주려다 시애틀이 핵공격 당하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을 갖도록 유도하여 궁극적으로 주한미군 철수 여론을 확산시키려 한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정치인과 좌경 시민단체들이 ‘THAAD 배치 반대’를 주장하여 국론을 분열시키고 주변국들이 한국을 얕잡아 보게 만들고 있다. 이들의 반대 주장 밑바닥에는 아직도 1980년대 운동권 논리인 ‘민족·자주·반미’와 같은 시대에 뒤떨어진 신념체계가 남아 있는 듯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북한 정권의 토대가 심히 흔들리면서 체제 붕괴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는 점이다. 김정은의 공포정치를 피해 많은 고위 외교관들이 탈북·망명의 길을 선택하고 있다. 앞으로도 엘리트 계층의 권력 이반(離叛) 현상은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우리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적극 대처하는 한편, 북한 정권의 교체나 붕괴에도 힘을 기울여 국가안보의 토대 위에 통일을 실현하는 대전략을 실행에 옮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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