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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유모차

발행일 발행호수 2156

할머니의 널따란 방안에는 커다란 유모차 한 대가 보물처럼 놓여 있습니다.“또 그거 닦으세요?”쌍둥이 엄마가 들어와서 말했어요. 혹시 버리자고 할까봐, 할머니는 유모차를 꼭 껴안고 놓지 않았습니다. 그 유모차는 어느새 초등학교 4학년 학생이 된 쌍둥이 형제가 어릴 적에 탔던 거예요. “어머나, 쌍둥인가 보죠?”“내 손자들이에요.”할머니는 사람들에게 자랑을 하며 그 큰 쌍둥이 유모차를 매일 끌고 다니셨습니다. 두 손자가 다 컸을 때는 그것을 당신 방에 닦아 들여놓고 식구들이 만지지도 못하게 했답니다. 쌍둥이들의 동생은 태어나지 않았어요.
 
어느 날, 쌍둥이 둘이 나란히 학교에서 돌아왔습니다. 할머니는 창 밖을 내다보시며,“이젠 늙어서 지팡이를 짚고도 밖에 나가지 못하니…”하고 한숨을 쉬며 중얼거리셨습니다.“할머니! 밖에 나가시고 싶으세요?”“좋은 수가 있어요!”
 
쌍둥이 형제는 유모차를 밖으로 내다놓고 할머니를 태워서 바람을 쐬어 드렸지요. “내가 이걸 탈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저희도 우리가 어릴 때 나란히 타고 자란 이 유모차에, 할머니를 태워드리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어요.”쌍둥이 형제는 유모차를 나란히 밀면서 할머니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곳으로 살살 나아갔습니다. 산바람이 살랑춤을 추며 불어왔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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