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국가경쟁력 향상의 원년으로
우리나라의 지난해 수출실적이 1943억불에 달했고 금년의 경제 성장률은 6%에 이를 것이라고 하지만 경제주체들의 체감경기는 조금도 나아지지 않고 있다. 일자리를 창출해야 할 제조업은 추락을 계속하고 있으며 중소기업의 공장은 이미 40%가 중국으로 옮겨가 산업은 공동화 되었다. 청년실업자는 하루 1200명씩 발생하여 39만 명을 넘었고 다섯 집에 한 집은 ‘백수가정’ 이라고 한다.
440조원에 이르는 가계부채와 360만 명을 넘는 신용불량자는 우리 경제를 압박하고 있고 카드빚에 허덕이다 보니 소비심리는 극도로 위축되어 내수경기는 침체에 빠져 있다.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60%나 되므로, 수출이 호조를 보여도 소비가 뒷받침 해주지 못하면 경제 회복을 기대할 수 없게 된다.
그러나 체감경기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이 계속 하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산업정책연구원이 발표한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 순위는 68개국 중 2001년 21위에서 2002년 24위로, 2003년에는 25위라고 한다. 뿐만 아니라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80년대 7%대, 90년대 6%대, 2000년대 4% 수준으로 매년 감소하고 있고 우리나라에 대한 외국인 투자는 4년 연속 내리막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우리나라가 선진국과의 기술격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팽창주의 성장전략이 한계에 부딪혔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는 후발 개도국들의 추격으로 가격경쟁력을 잃고 있는 반면, 생명공학과 초정밀기술 등 핵심기술에서는 선진국과의 기술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 한국과 중국의 기술격차는1.7년에 불과하고 이대로 가면 우리가 5년 내에 중국에 추월 당할 것이라고 최근 국가과학기술위원회는 경고했다. 이른바 ‘넛 크래커’ 속의 호두 신세가 된 것이다.
성장잠재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기술혁신과 생산성 향상밖에 없다. 이를 위해서는 기술자, 과학자, 기업가가 응분의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교육과 조세, 금융 등 각 분야의 제도개혁이 있어야 하고 특히 세계적인 두뇌를 길러 낼 수 있도록 교육제도의 근본적인 혁신이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는 국민소득 2만불 시대를 우리 경제의 중장기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과연 선진국으로 도약하느냐 남미(南美)형 경제로 추락하고 마느냐 하는 엄중한 기로에 서 있다. 정부와 국민 그리고 모든 경제 주체들이 우리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들을 해결하고 새해를 국가경쟁력 향상의 원년으로 만들 ‘국민적 합의’를 이뤄 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