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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 운동의 의의와 미래 지향점

소진광/가천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발행일 발행호수 2580

소진광 /가천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새마을 운동은 모든 국민이

실천한 국민운동이었다.

우리나라가 새로운

국제 개발 협력 기반을 구축하여

세상을 이롭게 할 수 있다

새마을운동은 1970년 4월 22일 주요 국정과제로 채택되었다. 오랜 역사만큼이나 새마을운동에 대한 오해와 편견도 크고 깊다. 이러한 오해의 한 부분에는 새마을운동이 주창된 당시 정치 상황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새마을운동 추진체계에 덧씌운 탓도 있고, 다른 한 편에는 새마을운동 추진과 관련한 정치·경제 상황을 신화처럼 포장한 탓도 있다. 당시 정치 상황을 부정적으로 비판하는 측면에서 보면 그러한 상황을 이끌었던 지도자가 추진했던 새마을운동도 좋게 보일 리가 없다.

다른 한편 새마을운동의 추진과정을 신화처럼 부풀린 사람들 역시 당시 정치 상황에 불만을 느끼고 있는 사람들에게 거부감을 안겨주었다. 새마을운동 성과를 뛰어난 특정 지도자의 영도력 때문으로 표현하다 보면 다른 입장의 지도자를 상대적으로 평가절하하는 꼴이 될 수도 있다. 이들은 새마을운동을 특정 정치인의 창조물로 인식한다. 그러나 새마을운동은 1960년대부터 세계 곳곳에서 시행되었던 지역사회개발을 검토하고, 우성인자만을 선별하여 우리 것으로 진화시킨 작동체계였고, 모든 국민이 실천한 국민운동이었다. 이러한 두 가지 입장의 깊은 골짜기는 사실과 관계없이 시간이 지나면서, 흐르는 강물이 계곡을 더욱 깊게 파듯이 새마을운동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더욱 크게 만들고 있다.

2016년 10월 18일 강원도 평창에서 개최된 ‘지구촌 새마을 지도자 대회’에서 새로운 국제기구인 ‘지구촌 새마을운동연맹(SGL, Saemaul Undong Global League)’이 결성되었다. 이러한 SGL의 탄생 배경은 한국의 경제성장과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 증대와 연계되어 있다. 특히 세계에서 가장 가난했던 한국이 오늘날과 같은 경제 강국으로 발전한 사례는 많은 개발도상국의 관심 대상이다. 물론 한국의 고도 경제성장은 새마을운동 때문만은 아니다. 그러나 세계의 많은 개발도상국 혹은 저개발국가들도 경제 성장정책을 표방했지만 그들이 바라던 경제성장을 한국만큼 이루지 못했다. 이러한 차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은 가난에서 벗어나는 모든 과정을 보여준 새마을운동 추진체계에 집중하고 있다. 국제사회가 주목하는 것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혹은 저개발국가의 구분과 차이가 아니라 개발도상국과 저개발국가라도 스스로 역량을 발휘해 자신들의 위상을 결정할 수 있다는 새마을운동의 접근방식이다. 발전은 외부로부터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국가 혹은 집단이 내부로부터 가꾸고 실천해야 할 가치에 속한다. 한국의 새마을운동은 주민들이 마을 공동체, 지역사회, 국가의 존재 이유를 인식하고 이를 가꾸기 위한 최소 공동체(마을)의 노력이었다는 점에서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역량 강화’의 성공사례를 보여주었다. 이러한 맥락에서 ‘지구촌 새마을운동연맹’은 한국에서 성공한 새마을운동경험을 그대로 개발도상국에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나라마다 다른 마을공동체 특성을 반영하고(즉, 현지화), 과거로부터 비롯된 문제를 현재의 수단으로 접근하여 미래를 재설계하려는 방식(즉, 현재화)을 지향한다. 따라서 ‘지구촌 새마을운동연맹’은 회원국마다 다른 잠재력에 근거하여 ‘차별화의 이점’을 극대화하고, 이들 다양성을 ‘가치사슬’로 연계하여 회원국 전체의 포용 발전을 도모한다. 따라서 새마을운동을 통한 회원국끼리의 가치사슬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의 불공정 관행을 개혁하여 지구촌 전체를 아우르는 포용 성장을 끌어낼 수 있는 수단이고 장치이다. 이왕에 만들어진 ‘지구촌 새마을운동연맹’을 잘 활용한다면 우리나라가 새로운 국제 개발 협력기반을 구축하여 세상을 이롭게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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