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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츠 수도원에 보석과 비단으로 장식된 해골 전시

발행일 발행호수 2664

끔찍한 현실 가리기 위한 도피책
부활 후 ‘영광스러운 몸’ 상징

정교하게 장식된 해골이 2026년 5월 2일 토요일 독일 바트 슈타펠슈타인에 있는 반츠 가톨릭 수도원 교회에 전시되어 있다. 미국AP통신

독일 남부 반츠의 가톨릭 수도원 교회에는 비단으로 감싼 보석, 금·은세공, 레이스로 장식된 네 구의 해골이 수 세기 동안 전시되어 있다. 이 유골들은 17세기 후반과 18세기에 걸쳐 로마의 지하 묘지인 카타콤에서 이곳으로 옮겨졌다.

교회 관리인 아니타 고츠슐리히는 해골 하나를 바라보며 “솔직히 좀 섬뜩하다”고 속삭였다. 그녀는“어렸을 때 이곳을 방문했던 어르신들이 다시 찾아와 과거의 모습을 기억하고 유물을 확인하는 것을 보았다”며 “모든 연령대의 사람들이 이 해골에 대해 변함없는 매력을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광경은 일부 방문객에게 낯설거나 불쾌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바이에른 전역을 비롯해 오스트리아, 스위스, 체코, 이탈리아의 바로크 양식 가톨릭 교회와 수도원에서는 지하 묘지에 안치된 유해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전설에 따르면 이 해골들은 16세기 로마 지하 묘지의 이름 없는 무덤에서 발견된 초기 기독교 순교자들의 유해라고 한다. 발터 리스 신부는 “당시 교회는 발견 당시 이름이 없던 이 유해들에 빈첸치우스, 발레리우스, 베네딕투스, 펠릭스 베네딕투스라는 이름을 부여하고 성인으로 시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독일을 포함한 많은 나라에서 수도원의 위상을 높이고 순례지로 만들기 위해 이러한 유물을 소유하고 싶어 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반츠 수도원과 교회의 원장들은 1680년과 1745년에 로마에 사절을 보내 네 개의 해골을 가져왔고, 이후 밤베르크의 수녀들이 이 해골들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이 유해들에 대한 숭배가 활발했던 시기는 유럽 곳곳이 30년 전쟁의 참혹한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시기였다. 30년 전쟁은 가톨릭과 개신교 간의 종교적 갈등으로 시작되어, 약 400만~800만 명에 달하는 사망자를 냈다.

리스 신부는 “끔찍한 현실로부터 도피하기 위해 사람들은 바로크 양식을 통해 천국의 문을 열려고 애썼다”며 “모든 것이 그토록 아름답게 디자인되고, 섬뜩한 해골들이 화려한 옷을 입고 생생하게 묘사된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츠 수도원을 연구해 온 역사학자 귄터 디폴드는 이 정교한 장식에 대해 “단순히 시신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의 영광스러운 몸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는 신자들에게 부활 후, 즉 죽음에서 다시 살아나 육신의 몸을 벗고 갖게 될 영광스러운 우리의 모습이 어떠할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이 유해들은 평소 해골을 묘사한 나무판으로 가려져 있으며 가톨릭 주요 절기 등 특별한 날에만 덮개를 벗기고 신자들에게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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