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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과 우리의 대응

발행일 발행호수 2592

홍관희/前 고려대 교수

지난해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당선됨으로써 전 세계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그동안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웠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실제로 미국보다 자신을 우선시하고 법치를 무시하며 인종차별적 언행을 일삼았다는 비판을 받았다. 특히 1월 초 미 의회 의사당에 난입한 폭도들을 선동했다는 혐의로 역사상 초유의 ‘퇴임 후 탄핵위기’까지 있었다. 미국은 지금 남북전쟁 이후 최대 국론 분열 상태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상황에서 바이든 신정부는 국론통합, 코로나-19 방역, 경제회복, 그리고 기후협약 등 환경 문제를 우선 국정과제로 설정했다. 아울러 중·러의 팽창주의와 권위주의 독재를 견제하는 것이 세계전략의 핵심 어젠다가 되고 있다. 북한에 대해선 핵 개발을 억제하고 주민들의 인권을 증진하며 한·미·일 3각 안보협력을 통해 한반도 안보를 확보하는 것이 정책 주안점이다.

북한은 1월 초 제8차 노동당 대회를 통해 첨단 핵 무력 증강 의도를 밝히면서, 놀랍게도 ‘핵무기로 한반도를 통일하겠다’는 숨은 야심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지금까지 ‘미국의 핵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자위적 핵 억제력’ 목적으로 핵을 개발한다는 거짓 명분을 넘어서서 핵무장이 적화통일 목적임을 공식화한 것이다. 북한 핵을 억제할 수 있는 방위력을 갖지 못한 우리로서는 한·미 동맹과 미국의 첨단 전략자산이 국가안보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을 새삼 재확인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정부가 한·미 연합훈련을 북한과 협의해서 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한·미 연합방위의 핵심인 전작권(전시작전통제권)을 조기에 전환하려 해 미국의 반대가 거세다. 전작권은 전쟁 등 유사시에 한·미 양국 군이 단일 부대로 통합돼 단일 지휘체제로 일사불란한 전투를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이다. 전작권이 한국군 지휘로 전환되면 사실상 한·미동맹은 속 빈 강정이 되고 주한 미 지상군의 위상도 동요하게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우려한다.

바이든 정부는 북한 인권 문제에 트럼프 시대보다 훨씬 각별한 관심을 보이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청교도들이 건국한 나라로서 미국민이 즐겨 먹는 ‘애플파이’보다 인권이 더 미국적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 입법화된 대북전단금지법이 한·미 갈등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는 이유이다. 미 의회는 청문회를 통해 이 문제를 집중 거론할 계획이다.

미·중 패권쟁투가 격화되는 와중에서 바이든 정부의 새 외교·안보팀은 한국이 중국 견제 동맹인 ‘쿼드(Quad, 미국·일본·호주·인도)’에 가담할 것을 강력히 요청하고 있다. 우리가 자유민주주의 국가 진영에 흔쾌히 가담해 중국의 팽창주의와 권위주의 독재에 맞서려는 외교적 결단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다.

미국 주요 싱크 탱크들은 과거 소련의 팽창주의에 맞서 봉쇄정책을 제시했던 조지 케넌을 상기시키며, 이번에는 중국의 도전에 맞서기 위한 동맹국 단합과 시진핑 정권의 교체를 우선적인 전략목표로 제시했다. 미·중이 각축하고 북한이 전술핵무기까지 보유하는 절박한 상황에서 중간에서 눈치 보기로 일관하다가는 생존을 담보하기 어렵다. 강력한 한·미 동맹과 국방력 강화로 위기에 처한 나라를 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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