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美) 국가정보국, UFO 존재 공식 인정
원인 규명 불가한 초과학적 비행 형태 조사한 보고서 발표지난 6월 25일(현지시간) 미국 국가정보국(Office of the Director of National Intelligence, 이하 ODNI)은 UFO의 존재를 공식 인정하는
9쪽 분량의 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국가정보국은 중앙정보국(CIA) 연방수사국(FBI), 국가안전보장국(NSA) 등 15개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미국의 최고 정보기관이다. 이들이 조사했다면 ‘UFO의 정체’를 알아냈을 것도 같다. 보고서에는 ‘UFO’의 정체가 밝혀져 있을까?
■ 보고서의 제목은?
먼저 보고서의 제목부터 살펴본다. 보고서의 제목은 “예비 평가 보고서: 미확인 공중 현상(Unidentified Aerial Phenomena, 이하 UAP)”이다. UFO 보고서라고 알려진 이 보고서에는 UFO라는 단어가 나오지 않는다. 대중들에게는 ‘미확인 비행 물체(Unidentified Flying Object)’의 준말인 ‘UFO’라는 용어가 널리 알려져 있지만, 보고서에서는 ‘미확인 공중 현상(UAP)’이라는 표현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UAP와 UFO는 완전히 같은 말이다.
그러면 그냥 평가 보고서가 아닌 ‘예비’ 평가 보고서인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1월 10일, 미 의회는 예산을 편성하며 국가정보국과 국방부로 하여금 180일 이내에 UFO에 대한 조사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그러나 사안의 중대성과 민감성을 이유로, 마감 시한 전에 대중에게 공개될 수 있는 수준의 ‘예비 보고서’로 우선 공개한 것이다. 추가적인 내용들은 90일 동안 조사해 종합적인 보고서를 제출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 보고서의 내용은?
보고서의 내용은 2004년 11월에서 2021년 3월 사이, 주로 군에서 발견한 UFO 144건에 대한 분석 결과를 정리한 것으로, 조사 결과 총 144건의 대상 중 실체가 밝혀진 것은 단 1건이었다. 1건은 풍선형 기구로 밝혀졌다. 나머지 143건은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으나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현상은 맞는 것으로 조사됐다. 관측 장비 오류, 착각이나 착시현상이 아니라 UFO가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다.
이중 21건의 보고 사례는 미국의 기술 역량으로는 설명할 수 없었다고 했다. 동력 추진체가 없이 비행하거나 인류의 기술로는 불가능한 속도로 비행하는 경우였다. 보고서는 “어떤 UAP는 바람 속에서 제자리에 멈춰 있었고 바람 방향의 반대로 움직이거나 갑작스럽게 움직이고 동력 장치 없이 상당한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고 했다.
보고서는 사례들을 총 5개로 분류해 조사했다. 첫 번째는 ‘공중 클러터’로 쉽게 말하면 ‘각종 비행 물체를 착각했는지’ 여부였다. 새나 풍선, 비닐봉지들을 착각한 것이 아닌지 파악하는 것. 두 번째는 자연 대기 현상인지의 여부, 세 번째는 미국 정부나 민간이 개발한 비밀 프로그램이었는지 여부다. 네 번째가 ‘적국의 기체’일 가능성인데, 적국이라 함은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한 것으로 보이며 이 때문에 국가 안보의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마지막으로는 ‘기타’ 부문이었다. 현재 과학 기술로는 설명이 안 되는 다른 사례들을 여기서 다뤘다. 미국 언론들은 외계 물체인지 여부가 이 ‘기타’ 항목에 포함됐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보고서는 풍선형 기구로 밝혀진 1건 외 나머지 143건은 ‘어느 한 범주로 분류할 적절한 데이터가 부족하다’며 명확한 결과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 보고서의 의의는?
미국이 UFO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간 미 정부와 군 당국은 정보를 비공개하거나 UFO의 실체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그러면서도 내부적으로는 수십 년간 UFO의 정체를 파악하기 위한 비밀 프로젝트를 운영해 왔는데, 대표적으로는 ‘프로젝트 사인’과 ‘프로젝트 블루북’이 있다. UFO 조사의 시작은 1948년 ‘프로젝트 사인’으로 1947년 미국 뉴멕시코주 로스웰에 UFO가 추락해 미군이 비행 접시 잔해와 외계인 사체를 수거해 갔다는 소문이 퍼졌던 ‘로스웰 사건’이 계기가 되었다. 1952∼1969년 진행된
‘프로젝트 블루북’은 약 1만2000건의 UFO 목격 사례를 조사했는데, 당시 블루북 보고서는 “UFO에 대한 조사 평가 결과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어떤 징후도 발견되지 않았다”며 “외계 비행체라고 판단할 근거도 없다”고 결론 내렸다.
비공식적으로는 심지어 UFO의 공개를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전 정보장교 루이스 에리존도는 “정
부관리들은 UFO 관련 보고서가 공개될 경우 대혼란이 일어날 수 있다면서 정보 공개를 꺼렸다”고 증언했다. 미 국방부의 UFO 프로젝트를 이끌었던 그는 지난 2017년 UFO 보고를 축소하라는 명령에 반기를 들고 사임했다.
그런데 이번 보고서의 내용은 달랐다. UFO의 존재를 인정하고, 국가 안보의 위협이 되고있다고 밝힌 것이다. 또 외계생명체와 UFO의 관련성을 부정하지 않았다. 뉴욕타임즈는 고위 관료들을 인용해 “외계 과학 기술이라는 증거를 찾지는 못했지만, 외계 생명체의 우주선일지 모른다는 이론을 배제할 수는 없다는 결론”이라고 했다.
이런 변화된 보고서의 결과를 두고, 로이터통신은 “1940년대 이후 UFO 관측 결과의 신빙성을 ‘일축’했던 미국 정부의 터닝 포인트가 됐다”고 보도했다. NBC방송도 “미 정부의 보고서공개로 UFO에 대해 사람들이 진지하게 이야기하고 있다”고 했다.
■ UFO의 정체는?
이번 보고서는 큰 기대 속에 공개되었다. 팀 버쳇 공화당 의원은 보고서가 공개되기 전 “최근 몇 년 동안 목격된 UFO는 분명 은하계 밖에서 시작된 일”이라며 “국가 안보 문제로 이어질 수 있는, 우리가 해결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막상 공개된 보고서는 궁금증과 음모론만 더 키웠다는 부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가능성만 나열할 뿐 명확한 설명이 없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보고서는 UAP의 존재와 일부 초과학적 비행 사실은 인정했지만, UAP의 정체에 대해서는 정보 부족으로 명확한 실체규명이 어렵다는 모호한 결론만을 내놓고, 재정적 지원과 체계적 정보 수집 및 분석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것으로 보고서를 마무리했다.
지난 2일 발표된 미 여론조사업체 퓨 리서치 센터의 설문조사 결과, 미국인의 65%가 “외계인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들에게 보고서에서 풀어줘야 했을 UFO에 대한 의문점은 “UFO가 실재하는가” 하는 문제가 아니라 “UFO가 외계인의 우주선인가?”하는 것이었다. 저 의문에서 UFO의 존재는 그저 당연한 전제일 뿐이다.
UFO의 존재는 이번이 첫 미국 정부 차원의 ‘공식’ 인정인 것일 뿐, 이미 수많은 관련 기록과 목격담들이 증명해 주고 있다. UFO에 대한 기록은 인류만큼이나 긴 역사를 가졌다. 프랑스 니오 동굴의 UFO 벽화는 지금부터 17,000년에서 11,000년 전에 그려진 것으로 추정되며, 외계인 형상이 그려진 페루의 나스카 지상화는 지금부터 2500년에서 1500년 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여러 예술 작품에서도 UFO를 찾을 수 있는데, 일례로 1486년 그려진 카를로 크리벨리의 ‘수태고지’를 보면 비행접시 모양의 천사 구름이 마리아 머리 위로 광선을 내리쬐며 마리아에게 예수를 수태할 것을 알려 주고 있다. 인류 역사 곳곳에 미스터리한 존재로 남아 있는 이 UFO의 정체가 밝혀지는 날은 언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