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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의 길을 알고 따라오게 된 이 복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어

전화순 권사(3) / 기장교회
발행일 발행호수 2189

1958년 어느 일요일이었습니다. 남편이 축대 위를 지나다가 발을 헛디뎌 떨어지는 사고로 갑자기 숨을 거두게 되어, 저는 몹시 놀라고 당황해서 어찌할 바를 몰랐습니다. 경황이 없었던 그때 인천제단 교인들이 저희 집에 모여서 장례 절차와 입관예배를 함께해 주었습니다. 소사신앙촌 장례반이었던 이 장로님이 오셔서 시신을 씻겼는데, 마침 생명물이 없어 축복 캐러멜을 넣어 끓인 물로 시신을 닦아 주었습니다. 시신은 피부가 뽀얗고 맑게 피어나 아주 고운 모습이었으며, 손발을 잡고 움직여 봤더니 마치 어린애처럼 노글노글하게 피어서 유연하게 움직였습니다. 편안히 잠자는 듯한 모습으로 입관한 후 문상객들에게 보여 주었는데, 이 장로님은 “누구나 죽으면 핏기가 전혀 없이 창백하고 검어지며 뻣뻣하게 굳는 사후강직이 나타나는데 이렇게 시신이 피는 모습을 본 적이 있으십니까?” 하고 이야기했습니다. 남편의 친구들은 곱게 핀 시신을 보고 너무나 놀라면서, 아무리 봐도 살아 있는 것 같다며 혹시 심장이 뛰고 있는지 가슴에 손을 대고 확인해 보자고 했었습니다.

남편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후 저는 채소를 비롯한 여러 가지 장사를 하며 여섯 식구의 생계를 꾸려 갔습니다. 난생처음 해 보는 장사가 힘겨울 때도 있었지만 아이들이 인천제단에 다니면서 반듯하고 활기차게 자라는 모습을 보면서 큰 힘을 얻곤 했습니다. 1962년 덕소신앙촌이 건설된 후에는 아이들 사 남매가 덕소신앙촌에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 저는 1973년에 경상남도 동래군 기장면(現 부산광역시 기장군 기장읍)으로 이사 와 기장제단에 다니게 되었습니다. 이사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같은 동네에 사는 김 권사님의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입관예배에 참석했습니다. 그때 생명물이 없어서 김 권사님이 신앙촌 간장을 숟가락에 따라서 고인의 입에 넣어 드렸는데 한 방울도 흘러나오는 것 없이 전부 들어가는 것이었습니다. 시신을 씻기며 예배를 드리자 고인의 얼굴은 배꽃같이 환하게 피어 어떤 화장품을 발라도 그만큼 예쁘지는 않을 것 같았으며, 깨끗한 옷을 입고 관 속에 누워 있는 모습은 마치 좋은 꿈을 꾸는 사람처럼 편안해 보였습니다. 입관예배를 마친 후 일본에 사는 아들이 도착해서 어머니를 보았는데, 엄마가 꽃처럼 예쁘다며 몇 번이나 감탄하더니 그 모습을 간직하고 싶다면서 사진을 찍기도 했습니다. 부모님을 잃는 것은 자식으로서 큰 슬픔이지만, 은혜를 허락해 주신 그 집에서는 슬픔을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1984년에는 인천에 있던 큰딸이 연탄가스로 갑자기 숨을 거두고 1년도 채 안 되어 하나뿐인 아들마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자식을 둘이나 잃고 큰 실의에 빠진 저는 머릿속에서 아이들 모습이 떠나지 않았으며 안타까움과 슬픔으로 가슴이 저며 왔습니다. 몸져누운 채로 지내던 어느 날, 안찰받을 기회가 되어 겨우 몸을 추슬러 기장신앙촌으로 가게 되었는데, 하나님께서는 부드러우신 음성으로 제가 겪은 슬픔을 위로하시며 제 등을 여러 번 쳐서 안찰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이제 나가서 일하세요.” 하시는 말씀을 듣고 돌아올 때, 꽉 막혔던 가슴이 환하게 열리며 ‘그래! 이제 일어나자.’ 하는 생각이 들어 가슴을 쭉 펴고 숨을 크게 들이쉬었습니다. 한숨과 눈물은 어느새 사라지고 하나님께서 주시는 시간 동안 열심히 최선을 다해 살고 싶다는 소망이 생겨났습니다. 그때 하나님의 부드러우신 음성과 “이제 나가서 일하세요.” 하시던 말씀은 오래도록 마음에 남아서 저에게 큰 힘이 되었습니다.

2003년에는 기장제단 최창렬 권사님의 남편이 노환으로 돌아가시게 되었습니다. 생전에 그분을 뵈었을 때는 중풍을 앓은 데다 거동을 전혀 못 하셔서, 왼쪽 손은 주먹을 꽉 쥔 채 펴지지 않았으며 양쪽 다리도 무릎을 세운 상태에서 굳어 버려서 아무리 펴려고 해도 펼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일광제단 관장님과 남자 교인 분들이 신앙촌에서 떠 온 생명물로 시신을 깨끗이 씻긴 후 보았을 때, 저는 제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돌덩이 같던 주먹과 구부러졌던 다리가 반듯이 펴져서 똑바로 누워 계신 것이었습니다. 살아 계실 때 굳어 있던 손과 다리가 노글노글 부드럽게 움직여졌으며, 뽀얗게 핀 얼굴에 발간 혈색이 돌아서 생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보기 좋은 모습이었습니다. 마지막 가는 길에 귀한 은혜로 함께해 주셨기에 곱게 피어서 가셨습니다.

이제 아흔을 바라보는 저에게는 두 가지의 소원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바라시는 대로 죄 안 짓고 깨끗하게 사는 것과 이 길을 함께 따르는 며느리와 손녀가 끝까지 바르게 가는 것입니다. 귀한 은혜와 말씀으로 구원의 길이 있다는 것을 알고 오늘까지 따라온 이 복은 무엇과도 바꿀 수가 없습니다. 지금 하나님께 편지를 쓸 수 있다면 감사하다는 한마디를 진심으로 써서 드리고 싶습니다. 하나님 이 모든 은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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