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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영 관장 편 ① 눈물이 주르륵

발행일 발행호수 2251

신앙촌 군락지에서 를 즐기고 나오는 아이들

4월이면 여기저기 피어난 화려한 봄꽃들이 신앙촌을 수놓는다. 살랑이는 봄바람이 반가운지 신앙촌에 온 아이들의 표정에도 봄빛이 가득하다. 그런 아이들의 밝은 얼굴을 보고 있노라니 얼마 전 신앙촌에 오는 것을 너무 좋아했던 하지만 지금은 맘껏 신앙촌에 오지 못하는 한 아이가 생각난다.
축복일 예배에 참석할 수 있는 아이들이 많지 않아 마음이 안타깝고 무거웠던 달이 있었다.

매달 빠지지 않고 축복일 예배에 참석하던 아이들은 졸업과 함께 거창에서 다른 곳으로 이사를 하게 돼서 참석할 수가 없었고, 또 부모님의 허락을 받지 못해 갈 수 없는 아이도 있는가 하면 여러 가지 학교 행사와 가족 행사 등으로 갈 수 없는 아이들이 많았다. 물론 그중에는 교회와 마음이 멀어져 돌아서는 아이들도 있었다. 아이들의 사정이 이러고 보니 갑자기 쏟아지는 눈물을 억제할 수 없었다.

하지만 마냥 그러고만 있을 수 없었다. 정말 간절한 마음으로 하나님께 기도를 드리고 더욱 더 아이들과 부모님을 찾아다녔다. 결과는 신앙촌에 출발하는 당일이 돼봐야 확실히 알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중에 마음을 가장 많이 아프게 하는 한 아이가 있었다. 언니들과 함께 교회에 오는 그 아이는 거의 빠짐없이 축복일 예배에 참석했었는데 전 달 신앙촌에 가는 차안에서 아이가 말했다.
“관장님, 아빠가 이번에 가는 걸 마지막으로 신앙촌에 가지 말래요.”
그렇게 말하는 아이의 얼굴엔 걱정과 근심이 가득했다.

“걱정마, 선영아. 네가 간절히 원하면 하나님께서 꼭 축복일 예배에 참석할 수 있게 해주실 거야. 힘내자! 응?”
아이에게 걱정 말고 힘을 내라고는 했지만 사실 그 말은 내 자신에게 하는 말이기도 했다.
“관장님”
“왜?”
“저는요, 교회와 축복일 가는 일만 생각하면 눈물이 주르륵 흘러요.”

아이는 언제부터인가 눈에 띄게 달라져 있었다. 활달하고 명랑해서 늘 뛰어다니기 좋아하지만 예배시간엔 무릎을 예쁘게 꿇고 더 정성스레 찬송을 불렀고 하나님께서 주신 기도문을 쉬지 않고 열심히 했다. 축복일에 갈 날을 기다리는 그 아이의 마음은 내가 보기에도 간절했다.

아이의 아빠를 직접 만날 수 없어 아빠와 유대감이 유달리 강한 아이의 첫째 언니에게 부탁을 했다.
“선영이가 축복일에 꼭 가고 싶어 하는데 언니인 네가 아빠에게 잘 말씀드려 봐 줄래?”

어느샌가 내 말 속에도 그 작은 아이와 같은 간절함이 묻어 있었다. 교역자를 하면서 많은 아이들을 거쳤지만 이 아이가 더 많이 안타깝고 마음을 찡하게 하는 것은 축복일 예배에 가고 싶어하는 아이의 간절한 말과 눈빛이 내게 와 닿았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귀한 은혜를 내려주신 축복된 곳에 내가 그동안 이런 간절한 마음으로 가고자 했을 때가 있었던가? 교역자가 된 지금 신앙촌에 갈 기회가 더 많아졌음에도 귀한 곳인줄 느끼지 못하는 내 모습을 부끄럽게 만드는 아이의 모습이었다.

오늘도 그 아이의 기도는 ‘하나님 저 꼭 축복일 예배에 참석 할 수 있도록 신앙촌에 가게 해 주세요’ 일 것이다. 그걸 지켜보는 내 기도도 아이와 같다. ‘하나님, 다른 어느 아이보다 하나님께 더 가까이 가고 싶어 하는 이 아이의 간절한 기도를 꼭 이루어 주세요’◆
/거창교회 학생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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