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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선 관장 편 ③ 기도

발행일 발행호수 2304

한 달에 한 번 신앙촌에서 하는 학생관장 월례회의 시간에는 회의시간 중간에 ‘10분 기도’하는 시간이 있습니다. 어느 날은 그 기도시간에 박하향이 나는 향취를 맡았습니다. 정말 말로만 듣던 그 박하향취를 맡았다는 것이 신기하기만 했습니다. 아마도 제단에서부터 내 생활이 기도생활로 이어진 날이었던 것 같습니다.

기도에 대해서는 청주교회에 시무하고 있을 때 함께 계셨던 여성회 관장님께 크게 배웠습니다. 그 관장님은 새벽예배 한 시간 전에 예배실로 나가서 기도를 드렸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한 시간은 못해도 그 절반이라도 따라 해야지’ 하는 마음으로 애를 썼지만 매번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새벽에 안 되면 저녁에라도 하자 해서 무릎을 꿇고 기도를 드려보려 노력했던 기억이 납니다. 처음엔 작심삼일이라고 3일도 못가 실패하고 또 다시 결심하고 무릎 꿇고 기도하다 이번엔 일주일은 가는가 했더니만 또 실패하고 이렇게 여러 번 거듭한 끝에 지금은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도 갈 길이 멀고 매일 꾸준히 한다는 것이 참 힘들지만 기도하는 시간이 좋습니다.

부산 동래교회에 시무할 때 어느 날 문득 내 자신이 너무도 뭘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왔습니다. 고생을 해야 정신을 차리지 싶어 책임자에게 ‘고생스러운 곳으로 발령을 내달라’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랬더니 강원도 사북교회로 발령이 났습니다. 새벽에 동래교회 교인들께 인사하고 내 조그만 차를 타고 가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산은 높아지고 골은 깊어지며 바위는 높고 점점 산으로 올라가는 것 같기도 하고 마음은 편했지만 나도 모르게 눈에 눈물이 고였습니다. 도착하고 보니 흐르는 시냇물도 검고 땅도 검고 알고 보니 탄광지역이었던 것이었습니다.

사북교회는 한 동안 공석이었던 제단이었습니다. 지역상 너무도 추운 곳이라 겨울엔 체감온도가 영하 30도까지 내려가곤 했습니다. 땅이 얼어 낮엔 수돗물이 안 나오면 햇빛이 비추는 곳에 있는 수돗가에서 물을 길어다 쓰곤 했습니다. 길어와 데워서 머리도 감고 설거지도 하고 걸레도 빨고 혹시 밖에 수돗물이 안 나오면 어쩌나 싶어 저녁엔 물을 받아 놓는 생활을 하는 가운데 너무 힘들어 ‘여기 말고 다른 곳!’ 하며 혼잣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새벽에 일어나 두툼한 담요를 가지고 제단에 나가 무릎을 덮고 머리를 조아리며 기도와 찬송을 조용히 부르면 볼을 타고 눈물이 흘러 내렸습니다. “높은 산이 거친 들이 초막이나 궁궐이나 주 하나님 모신 곳이 그 어디나 천국이니” 하는 찬송가가 절로 나왔습니다. 그 시간이 소중했습니다. 너무 감사했습니다.

내 수중에 가진 돈을 다 모았더니 50만 원이 나왔습니다. 그것을 감사헌금으로 드렸습니다.
그리고 몇 개월 후 중부 여성회 전도 추진위원회에서 사택과 제단을 깔끔하게 새 단장을 해주셨습니다. 제가 그 어느 누구에게도 제단 공사에 대한 바람을 말하지 않았는데 그렇게 일이 진행되었습니다. 지금도 감사한 마음 소중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네 쓸 것 미리 아시고 돌봐 주신’ 하나님의 은혜라고 생각합니다.

이렇듯 교역에 길에 있어 기도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그림자와도 같은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어렸을 때 기도하자고 하면 눈을 껌뻑이며 시간이 가기를 기다리다가 한마디 한다는 것이 “우리 집 부자 되게 해주시고, 공부 잘 하게 해주시고! 주시고! 주시고!” 였지만 교역을 하면서 “너희는 먼저 그 나라와 그 의를 구하라”하신 말씀대로 천국에 가기 위해, 내 죄를 씻기 위해 안타까이 구하는 것이 무엇보다 앞서야 할 것임을 다시 한번 새겨봅니다.
/성남교회 학생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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