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의 기쁨과 열정 깃발에 담아
아이들과 함게 땀 흘린 시간
은혜받고 성장한 자리
보람과 감사 가득한 오프닝 무대
3년마다 열리는 천부교 체육대회가 올해 다시 막을 올렸다. 매회 오프닝 공연에서는 수백 명의 학생들이 깃발을 들고 등장해 축제의 시작을 알렸다. 이번 오프닝의 학생 기수단을 담당한 류수정 관장과 과거 함께 기수단을 이끌었던 김영희, 이경민 관장을 만나 오프닝의 시작과 과정, 그 속에 담긴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오프닝 공연은 언제, 어떤 계기로 시작되었나요?
이경민 관장(이하 이경민): 2010년 체육대회에서 테마 응원전이 3분 응원전으로 바뀌면서 팀 대결을 넘어 더 의미 있고 아름다운 공연을 기획하게 됐어요.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면서 전도의 계기가 될 수 있는 무대는 없을까?” 하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오프닝 공연이 시작됐어요.
김영희 관장(이하 김영희): ‘큰 운동장에서 어떻게 하면 최대의 시각적 효과를 낼 수 있을까’가 관건이었어요. 그러다 해외 학교에서 깃발을 활용한 ‘칼라가드(Color Guard)’ 공연을 보게 되었어요. 그걸 보고 우리만의 기수 공연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류수정 관장(이하 류수정): 저는 2007년 청군 테마 응원전 때 처음 기수단을 맡았는데, 염광고에 가서 직접 동작을 배운 적이 있어요. 원스핀, 투스핀, 풍차 등 처음엔 어렵고 팔도 아팠지만, 연습할수록 동작이 익숙해졌어요. 하지만 2010년 첫 오프닝 때까지는 완전히 익힌 상태가 아니었기 때문에 초빙한 선생님이 짜준 안무를 바탕으로 공연을 했습니다. 그 뒤로는 직접 안무를 만들기 시작해 천부교 체육대회만의 색깔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 어떤 과정으로 만들어지나요?
김영희: 곡이 정해지기 전까지는 깃대가 길고 하나인 외기와 비교적 깃대가 짧고 두개인 쌍기의 깃발 잡는 법부터 기본기를 가르칩니다. 초반에는 담당자들이 유튜브를 돌려보며 동작을 찾고, 어려운 동작은 깃발이 어느 방향으로 올라가고 내려오는지를 반복해서 보며 연구하고요.
이경민: 음악이 정해지면 본격적으로 박자를 나누고, 곡에 맞는 동작을 만듭니다. 직접 기를 돌려보고 몸에 익힌 뒤, 아이들에게 나눠줄 연습 영상을 제작해요. 그렇게 약 5개월 정도 아이들과 함께 준비하고, 연습이 부족한 학생들을 찾아가서 놀이터나 공터에서 연습을 함께 했어요.
류수정: 대형은 운동장 크기를 기준으로 몇 박자에 몇 미터를 이동해야 하는지 계산해서 모눈종이에 직접 그립니다. 또 연습 장소마다 실제 위치를 표시하는 ‘찡 박기’ 작업도 하고요. 깃발 디자인을 정하고 깃대에 달기까지 직접 합니다.
■ 공연을 준비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요?
이경민: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가장 많이 이야기한 건 “하나님께서 기쁘게 받아주실 수 있는 공연이 되도록 하자”는 거였어요. 오프닝을 계기로 아이들이 신앙적으로 성장하기를 바랐고, 실제로 신앙이 자라는 모습을 볼 때 참 감사했습니다.
김영희: 음악 선곡부터 동작, 의상까지 모두 천부교 정서에 맞추는 데 중점을 뒀어요. 처음에는 깃발로 메시지를 전하는 게 쉽지 않았지만, 해를 거듭하며 음악과 동작이 어우러져 의미가 잘 전달되는 느낌이었습니다.
류수정: 올해는 천부교 70주년이 되는 해잖아요. 그래서 더욱 특별한 의미를 담고 싶었어요. 구원의 기쁨과 하늘의 은혜에 대한 감사를 표현했는데, 관객들이 공연을 보고 기쁨과 감동을 얻길 바라는 마음이었습니다.
■ 연습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류수정: 예전엔 장마철이나 태풍 시기가 어느 정도 일정했는데, 올해는 갑작스러운 폭우, 폭서가 심해 연습 일정 잡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연습 시간이 되면 비가 그치고, 뙤약볕일 때는 구름이 가려줘 무사히 연습할 수 있었습니다. 어린이와 학생이 합동 연습할 때는 바람까지 불어줘서 ‘하나님께서 이 아이들을 무척 예뻐하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경민: 오프닝은 늘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어요. 일주일 내내 꿈을 꾸기도 했는데, 사회자가 “오프닝 공연이 있겠습니다”라는 멘트를 하면 아이들 의상이 준비되지 않았거나 깃발이 없어서 찾아 돌아다니는 꿈이었어요. 그래도 막상 공연이 시작되면, 본부석에서 아이들을 바라보며 눈물이 날 만큼 뿌듯하고 감동이 컸어요.
■ 에피소드를 들려주세요.
류수정: 아이들을 가르치러 깃발을 들고 지하철로 이동했는데, 어떤 분이 어디 서포터즈냐고 물으신 적이 있어요. 축구나 야구 응원단으로 보였던 모양이에요.
김영희: 뙤약볕 아래에서 아이들과 함께 연습했던 일도 기억에 남지만, 담당 관장님들과 밤새 안무를 짜고 영상을 만들던 일들이 기억에 남아요. 힘들었지만 그만큼 팀워크가 끈끈해졌지요.
이경민: 비가 계속 와서 그치기를 기다리다 결국 밤에 휴대폰 불빛에 의지해 찡을 박은 일이 있어요. 진흙에 빠진 차를 밀며 웃었던 일도 있고요.
■ 오프닝 공연을 통해 느낀 점은 무엇인가요?
류수정: 아이들이 한여름 더위도, 휴일의 휴식도 뒤로하고 경기 연습과 오프닝 연습을 병행하느라 지치지 않았을까 걱정을 했는데, 막상 오면 활기차게 이야기하고 웃는 모습을 보며 그사이 많이 성장했다는 걸 느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안 될 것 같던 일도 마음먹고 끝까지 해보면 결국 된다는 걸 느끼며 신앙을 다잡는 시간이 되었고, 체육대회가 끝난 뒤 새 마음으로 다시 일할 힘을 얻었습니다.
이경민: 동작이 안 되던 아이들이 끝내 해내서 멋지고 감동적인 공연을 만들어낼 때면, 고맙고 기특하고 감사한 마음이 절로 들었습니다. 음악 담당 관장님은 오프닝 곡을 찾기 위해 만 곡이 넘는 음악을 들었다고 해요. 그만큼 진심으로 아이들을 위해 기도하고, 아름다운 공연을 만들기 위해 애쓴 사람들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오프닝 공연은 어떤 의미를 지닌다고 생각하시나요?
김영희: 오프닝 공연은 천부교의 문화예술이자 전도의 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꿈과 희망의 메시지도 담겨 있고, 많은 사람들이 공연을 보고 전도되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아이들에게는 교회 활동의 즐거움과 활력을 주는 기회이기도 해요.
이경민: 축하의 무대이기도 하지만, 천부교 체육대회의 한 장면을 아이들이 직접 참여해 빛낸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공연은 땀 흘리고 애쓰며 자기와의 싸움을 넘어서는 과정이기도 해요. 힘들고 어려운 과정을 끝까지 참고 견디며 은혜를 받고 성장할 수 있는 자리라, 아무나 설 수 없는 무대가 바로 오프닝 무대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