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게 기도하고 죄도 고백해”…가톨릭성인 챗봇 등장
가톨릭 성인 이름 딴 챗봇에
죄를 고백하고 조언도 구해
스위스의 한 스타트업이 가톨릭 성인의 이름을 딴 인공지능(AI) 챗봇을 선보여, 가톨릭 신자들이 챗봇을 통해 온라인으로 기도할 수 있게 되었다.
영국 더타임스는 3월 3일(현지 시각), 스위스 스타트업 ‘임팩트온’이 만든 챗봇 사이트 ‘프레가닷오그’(prega.org)를 소개했다. ‘프레가’는 ‘기도한다’ 혹은 ‘기도하라’는 뜻의 이탈리아어다.
이 사이트에 들어가면 유명한 이탈리아 성인 성(聖) 비오(1887∼1968)를 본떠 프로그래밍한 AI ‘비오 신부’(Padre Pio) 챗봇과 대화할 수 있다. 비오 신부 챗봇 서비스는 작년 11월 말 오픈AI가 공개한 챗GPT를 기반으로 구동된다.
더타임스에 따르면 가톨릭 신자들은 이 챗봇에게 죄를 고백하고 조언을 구하며 심지어 ‘동성결혼에 대한 하느님의 입장’을 물어보기도 한다.
더타임즈 기자가 이 챗봇에 “AI가 비오 신부의 이름으로 말하는 것이 도덕적으로 옳은가”라고 물었더니 “그의 사랑과 희망의 메시지는 프로그램으로 시연할 수 없다. (그러나) 우리는 하느님의 뜻을 이루고 하느님의 분부를 따르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답이 돌아왔다고 전했다. 또 “인공지능이 신을 대체할 수 있느냐”는 물음에는 챗봇이 “답은 ‘아니오’입니다”라고 답했다고 한다.
임팩트온의 프로그래머 파비오 살바토레는 “내가 말하기는 어렵지만, 만약 AI로 뭐든지 할 수 있다면, 영적인 문제는 안 될 이유가 뭐냐”라고 말하며, 임팩트온은 프레가닷오그로 돈을 벌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임팩트온은 성 비오뿐만 아니라 파도바의 성 안토니오,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등 다른 성인들을 본뜬 챗봇도 개발해 시험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네티즌들은 “챗봇이 인간의 죄를 듣고 그 죄를 사해준다, 그리고 그 인간은 그 챗봇의 그 말을 듣고 마음을 평안을 얻는다? 세상 망해가는군.”, “조만간에 가톨릭에서 이 웹사이트를 자신들의 권한을 침해한 이유로 고소하겠네…영업방해죄로….!”, “가톨릭이 믿는 신은 챗봇인가? 하긴 죄를 신부에게 고백하는 것도 좀 이상하긴 했다. 자기 믿는 신에게 안하고…”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