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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살까지 일하겠다고 했으니 앞으로 7년은 더 해야죠

김진숙(83세) 사장 / 시온쇼핑 광명점
발행일 발행호수 2252

시온쇼핑 광명점의 김진숙 사장을 만나기 전에 전화 통화를 먼저 했다. 생명물 두부 배달 중이라고 했다. 음성은 상당히 힘이 있고 귀도 전혀 어둡지 않았다. 연세를 여쭙자 여든 셋이라고 했다.

■눈도, 귀도, 음성도, 암산도 다 씽씽해

“안녕하세요.” 길을 가며 마주치는 사람들에게 먼저 인사를 밝게 한다. “오늘은 볕이 아주 쎄요.” 노점하는 아주머니에게도 인사를 하며 시온쇼핑 광명점에 도착했다.

“이 동네에서 처음부터 보따리 장사를 시작했어요.” 칠순잔치를 마치고 다음날 시온쇼핑을 오픈했다. 오픈한지 1년만에 동네 불량배들의 실화로 점포가 모두 타버렸다. 장부까지 홀딱 다 타버렸다. 무엇하나 건질 것이 없었다. 그래도 그 외상을 다 기억해 받았다.

“손님이 들어오다 제가 맞으면 ‘주인 없어요’하고 찾아요. 내가 주인이라고 하면 ‘할머니가 계산이나 제대로 하겠어요’ 이런 눈치예요. 그럼 제가 그러죠. ‘너희들보다 내 암산이 더 빠르다’ 하하. 물론 속으로요.”

지금도 안경 안 쓴다. 손님들 거래 장부 적는 것을 보면서 손님들이 더 놀랜다. “이렇게 작은 글씨도 다 보여요?”

염색, 앞 머리만 살짝 한다. 염색약 사면 1년을 쓴다.
귀도 물론 잘 들린다.
걸음도 경쾌하다.

시온쇼핑 개업하고 앉아서 손님을 맞은 적이 없다. 거의 10년을 그렇게 해왔는데 4년전 선반 위의 물건을 내리다가 의자와 함께 마루 밑으로 나둥그러진 일이 있었다. ‘하나님, 제가 아직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이러면 안 됩니다. 안 됩니다.’ 하나님께 매달렸다. 병원에 가니 의사는 입원하여 치료를 하라고 했다. ‘내가 얼마나 바쁜 사람인데’ 물리 치료만 받으며 통원 치료를 했다. 그런 김 사장에게 의사는 말했다. “두고 보십쇼. 2년 안에 앉은뱅이가 될테니.”

■바빠서 늙은 시간도, 아플 시간도 없다

1957년 전도관에 나온 다음날부터 새벽예배를 쌓았다는 천부교 구로교회의 오십부장 김진숙 권사. 김 권사에게 새벽예배만큼은 참으로 귀하고 소중한 시간이다. 아파트 24층에 사는 김 권사. 하루는 새벽예배 가려고 나왔는데 엘리베이터가 작동을 안 하더란다. 그냥 걸어서 내려왔다. 15분 쯤 걸렸다. 교회에 와서 새벽예배를 마치고 나니까 그제서야 ‘어찔’하더라고.

시온쇼핑 광명점 인근의 웬만한 마트에는 김 사장이 생명물 두부와 요구르트 ‘런’을 납품한다. 사진을 촬영하러 함께 들어간 마트 사장은 “납품하러 오시는 분 중 제일 연세가 높고 제일 부지런하세요. 활기차고 보기 좋으세요”라며 밝게 웃으며 인사한다.

“소비조합원은 안 늙어요. 바빠서 늙을 시간도 없고, 바빠서 아플 시간도 없어요. 그러니 늘 감사하죠.” 그런 김 사장에게 요즘은 어떤 기도를 하느냐고 묻자 “여기서 더 늙지만 않게 해달라고 기도해요. 90살까지 하겠다고 했으니 앞으로 7년은 더 해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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