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한 줄 알았던 인도 수녀, 28년 만에 밝혀진 진실
인도에서 한 수녀가 우물에 빠져 죽은 채 발견된 지 28년 만에 동료 가톨릭 사제 2명과 수녀가 살해 진범으로 판명 나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지난달 22일(현지시간) 힌두스탄타임스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인도 남서부 케랄라주 티루바난타푸람의 중앙법원은 1992년 아바야(19) 수녀를 살해하고 증거를 인멸한 혐의로 토머스 코투르 신부와 세피 수녀에게 종신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다음날 이들의 공범인 호세 푸트루카일 신부에게도 종신형을 선고했다.
아바야 수녀는 코타얌의 한 우물에서 변사체로 발견됐는데 당시 경찰은 이 사건을 자살로 종결지었다. 하지만 인도 중앙수사국(CBI)의 재수사 결과 타살로 밝혀지면서 검찰은 2009년 이들 세 사람을 진범으로 지목했다.
이들의 범행 동기는 아바야 수녀가 우연히 부엌에서 이들 3명이 성행위를 하는 것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수녀원은 원칙적으로 금남(禁男) 구역이지만 두 사제들은 정기적으로 이 수녀원에 방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세피 수녀는 처녀라고 주장하기 위해 처녀막 수술까지 받았지만 결국 간음 사실을 시인했다. 코투르 신부 역시 성행위 사실을 실토했다.
재판부는 이들이 아바야 수녀를 먼저 도끼로 살해하고 시신을 우물에 버렸다고 판단했다. 판결문에서는 “아바야 수녀가 머리에 입은 부상을 보면 죽음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적시되어 있다. 이들의 범행이 드러난 데에는 수녀원 구내에 들어왔다가 사건을 목격한 한 좀도둑의 증언이 결정적이었다. 그는 검찰에 아바야 수녀가 살해됐던 시간에 두 신부와 한 수녀를 봤다고 진술했다. 이 좀도둑은 이후 증언을 철회할 경우 저지른 범죄를 눈감아주겠다는 가톨릭의 회유를 받았지만 끝까지 증언을 고수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