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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경 관장 편 ③ 얼마나 속상하실까?

얼마나 속상하실까?
발행일 발행호수 2211

얼마 전 서울 전농교회에서 행사가 있어 아이들과 차를 타고 갔다 오는 길이었다. 그런데 내 눈치를 보며 얘기하는 모습이 보통 때와는 다른 느낌이었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
“뭔데…”하고 물으니 옆에 있던 아이가
“은미언니 큰엄마가 천부교회 안 좋다고 가지 말라고 하셨대요.”
아이의 말을 들어보니 설날이라 큰집에 갔고 저녁에 천부교 홈페이지에 들어가 검색도 하고 어린이 나라에 들어가 찬송가도 부르니 옆에 앉아 있던 친척 언니가 어른들에게 얘기했다는 것이다.
가족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큰어머니는 깜짝 놀라며 돌아가신 아이의 친할머니가 천부교회를 믿으셨는데 본인이 교회에 모셔다 드린 적도 있었다며 안 좋으니 앞으로는 절대 가지 말라고 얘기했단다.

근데 자꾸 얘기 듣다 보니 아이도 거기에 반은 인정하듯 얘기하는 것이다.
“큰 어머니가 잘 알지 못해서 그러신 거야.”
“할머니를 교회에 모셔다 드리기까지 했다는데요.”

항상 찬송가 들으며 따라 부르는 것을 좋아하는 예쁜 아이였는데 그 상황에서는 영 아닌 태도를 보였다. 옆에 있는 아이들도 그 아이가 얘기하는 것에 동감하는 눈치였고 진지하게 그 아이와 얘기하고 있는데도 떠들고 웃고 장난만 쳤다.

더 이상 시간이 지나면 안 될 것 같았다. 가던 길을 멈추고 차를 갓길에 세웠다.
“은미 큰어머니는 천부교회도 제대로 다녀보지 않으신 분이야. 관장님이 지금 속이 상한 건 그 큰어머니가 얘기한 내용이 아니라 너희들의 태도가 더 속상해.

은미가 그런 얘기를 해도 ‘너희 큰엄마가 잘못 알고 계신거야’라고 확실히 얘기하는 사람은 없고 ‘우리 친구도 그랬어’, ‘누구도 그러던데’ 하는 식으로 하나님의 편이 아닌 다른 편에서 얘기하는 게 말이나 되니?

만약에 다른 사람이 너희 부모님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나쁘게 이야기 한다면 가만히 듣고만 있을 거야?

다른 사람들이 하나님에 대해 잘못 얘기하면 올바르게 말해주지는 못하더라도 잘못된 내용을 인정하지는 말아야 하는 거 아니니? 너희가 진짜 하나님을 믿는다고 할 수 있겠어?

하나님을 믿는 우리의 상태가 중요한 거야. 이런 상태로 어떻게 하나님을 전하고 전도 할 수 있겠니. 너희 마음속에도 하나님을 의심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에 그런 거 아니니? 우리의 마음 상태가 그렇다면 하나님께서 얼마나 속상하시겠니? ”

순식간에 차 안 분위기가 조용해졌다. 그리고 뭔가 생각하는 눈치였다. 아직 어린 아이들인데 너무 야단한 것은 아닌지 은근히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꾸벅 인사하며 가는 아이들의 뒷모습을 보니 안심이 되었다.

그리고 제단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많은 걸 생각했다. 모든 내용이 새내기 믿음을 가진 아이들이 문제가 아닌 바로 내가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님 말씀에 “세상이 인정하는 거와 같은, 비슷한 거로 가지들이 전체 돼 버리고 말았어요. 그런고로 26년이라는 세월을 내가 하품설교를 했다 그거예요” 라는 말씀을 생각해 보니 그 당시 하나님께서 마음이 얼마나 속상하셨을까, 얼마나 가슴 아프셨을까….

이 말씀이 비로소 가슴으로 받아들여진 것 같아 더욱 죄송한 마음이 컸다.
교역자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 아닌 아이들을 가르치며 깨닫고 배우라고 주신 직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젠 좀 더 확신 있고 자신 있게 하나님을 전파하는 교역자가 되기를 다짐해 본다.◆
/수원교회 학생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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