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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같은 은혜를 내리는 감람나무가 곧 하나님이심을 깨달아

박순절(3) / 기장신앙촌
발행일 발행호수 2443

그 후 1962년에 덕소신앙촌이 건설되면서 저는 덕소신앙촌에 입주하여 계속 만나식당에서 근무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고향에 있는 막내 동생이 어머니가 중풍에 걸리셨다는 편지를 보내 왔습니다. 도개면 고향 집에 내려갔더니 어머니는 거동이 많이 불편해지셔서 얼마 동안 제가 집에 머물며 간호를 해 드렸습니다.

저는 어머니를 설득해 도개제단에 같이 나가자고 했습니다. 어머니는 제가 전도관을 다니는 것을 반대하셨던 분이었는데 제가 거듭 말씀드리니 마지못해 저의 부축을 받아 제단에 따라가셨습니다. 그런데 제단에 다녀오시고는 웬일인지 아주 좋아하셨습니다. 그다음부터는 제가 권하지 않아도 제단에 나가시게 되었고, 얼마 후에는 어머니가 전도사님께 저희 집에 오셔서 예배를 드려 주시기를 부탁하셨습니다.

전도관에 다니는 것을 극력 반대하던
어머니가 저의 권유로 제단에 나가더니
“백합꽃같은 향기가 난다”며 기뻐해
하나님이 주신 은혜라고 말씀 드려

전도사님과 교인들이 오셔서 예배를 드릴 때 집 안에 향기가 가득 찬 것처럼 향취가 진하게 맡아졌습니다. 저는 하나님께서 은혜를 주신다고 생각하며 감사의 기도를 드렸습니다. 그런데 예배를 마친 후 어머니가 “왜 이렇게 좋은 향기가 나는지 모르겠구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어떤 향기냐고 물었더니 백합꽃 향기 같기도 하고 과일 향기 같기도 한 아주 좋은 냄새가 집 안 어디를 가도 계속 난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그것이 하나님께서 주시는 은혜라고 말씀드리며 어머니가 은혜를 받으셨다고 했습니다. 어머니는 무척 신기해하시더니 전도사님께 매일 예배를 드려 달라고 부탁하셨습니다. 감사하게도 전도사님과 교인들이 매일 오셔서 예배를 드리게 되었고 그때마다 어머니는 어린아이처럼 기뻐하셨습니다.

은혜 받고 3년 후 돌아가신 어머니께
생명물을 입에 넣어 드렸더니
한 방울도 흘림 없이 다 넘어가
동생이 보고 크게 신기하게 여겨

그렇게 제단에 다니시게 된 어머니는 3년을 더 사시다가 편안히 숨을 거두셨습니다. 저는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생명물을 입에 넣어 드렸는데 한 방울도 흘러나오는 것 없이 넣는 대로 다 넘어갔습니다. 남동생이 그것을 보고는 원래 죽은 사람은 물을 넘기지 못하는데 생명물은 그대로 넘어간다며 신기하다고 했습니다.

전도관 식으로 장례를 치르게 되어 전도사님과 교인들이 오셔서 입관예배를 드렸습니다. 생명물로 깨끗이 씻기고 나자 어머니는 살아 계신 분처럼 온몸이 부드럽고 노긋노긋해서 팔다리를 움직이며 수의를 입혀 드렸습니다. 뽀얗고 환하게 핀 어머니 얼굴이 참 예쁘고 고와 보였습니다.

문상을 왔던 동네 사람들은 전도관 식으로 장례를 치르는 것을 보고 놀라워했습니다. 그분들은 제가 전도관에 다니기 시작했을 때 어머니가 반대하신 일을 잘 알기 때문에 어머니가 전도관 교인이 되신 것이 놀랍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시골에서는 장례식 때 뻣뻣하게 굳은 시신을 염포로 꽁꽁 묶어서 입관을 하는데, 어머니는 온몸이 노긋노긋해서 산 사람처럼 팔이 부드럽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고는 세상에 신기한 일도 다 있다고 했습니다.

생명물로 시신을 씻겨드리는 전도관식 장례를 치르는데
전도관을 반대하던 어머니의 시신이 뽀얗고 환하게 핀 것을 보고
문상온 동네 사람들이 세상에 신기한 일도 다 있다며 놀라워 해

도개제단 교인들과 전도사님은 장지에 하관을 마칠 때까지 성심껏 장례를 주관해 주었습니다. 어머니가 하나님의 은혜 속에서 편안하게 가시는 것을 보면서 저는 하나님께 마음 깊이 감사의 기도를 드렸습니다.

그 후 1970년에 기장신앙촌이 건설되면서 저도 기장신앙촌에 입주하게 되었습니다. 1981년에 하나님께서는 감람나무가 곧 하나님이심을 발표하셨습니다. 그때 비로소 이슬 같은 은혜를 주시는 감람나무가 하나님이신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말씀을 들으면서 저는 ‘이 못난 나를 부르셔서 하나님을 알게 하셨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얼마나 큰 복을 받았는지 다시금 느끼게 되었습니다. 귀한 길을 알게 해 주셨으니 끝까지 이 길을 따라가야겠다고 마음속으로 다짐했습니다.

감람나무가 곧 하나님이심을
발표하실 때 비로소 저는 이슬같은
은혜를 주시는 감람나무가
하나님이신 것을 깊이 깨닫게 돼

기장신앙촌에 입주한 후에도 저는 계속 식당에서 근무하다가 지난 2007년에 은퇴를 했습니다. 만나식당이라는 이름이 낙원식당으로 바뀌고 다시 샘터식당으로 바뀔 때까지 근무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이 많습니다. 기장신앙촌에 입사생들이 들어오면서부터 고등학생들이 참새 방앗간처럼 낙원식당에 드나들었습니다. 저는 음식을 내주고 학생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바라보곤 했습니다. 요즘도 신앙촌 거리에서 자전거를 타고 달려가는 입사생들의 뒷모습을 볼 때마다 하나님의 은혜 안에서 잘 자라기를 마음속으로 기도하게 됩니다.

샘터식당에 근무하다가 은퇴하면서
어린 학생들이 참새같이 드나들던 기억
맛있게 먹는 것을 보면서 은혜안에서
잘 자라 주기를 하나님께 기도해

저는 이 길을 따라오며 하나님께서 주시는 기쁨을 알게 되었습니다. 예배 시간에 향취가 진동할 때 마음속 깊이 솟아오르는 그 기쁨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겠습니까. ‘한없는 기쁨과 즐거움과 은혜와 미소를 주시옵소서.’ 하나님께서 주신 기도문을 외울 때마다 그 한없는 기쁨을 생각하면서 ‘하나님께서 계시는 세계는 얼마나 기쁘고 즐거울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도 귀한 은혜를 허락해 주시는 신앙촌에서 매일매일 열심히 살아가고 싶습니다. 새벽예배 시간에 항상 저를 돌아보고 작은 죄라도 짓지 않는 하루가 될 것을 다짐해 봅니다. 죄와는 상관없는 성결한 자격을 갖추어 그날에 기쁨으로 하나님을 뵈올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박순절님 신앙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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