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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을 누비며 전도하던 즐거운 기억

발행일 발행호수 2304

인간은 누구나 고향을 그리워하게 된다. 나에게는 소중한 추억의 사진 한 장이 있다. 빛바랜 사진이지만 고향의 냄새가 물씬 배어난다.
내 고향 전라북도 고창은 수박으로 유명하다. 광주에서 학교를 다니다가 광주공원 집회에서 은혜를 받게 되었다. 지금으로 부터 52년전인 1957년 3월에 나는 광주에서 학교를 마치고 고향인 고창에 오게 되었다. 당시에 아직 천부교회가 없던 내 고향에 전도사님이 제단 개척의 하나님 명령을 받고 부임하셨다. 젊은 패기의 전도사님은 지금은 퇴임하신 서원식 관장님이었다.

제단이 없던 곳에
하나님의 성전을 지은 기쁨은 이루 표현할 길이 없어

그때까지 고창에서는 군수 관사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었다. 하나님의 집회에서 은혜 받은 고창군수 사모님이 예배 드릴 공간을 내주었던 것이다.
서 관장님은 교인들을 독려하고 힘을 모아 제단 짓기에 착수하였다. 서 관장님의 노고와 교인들의 헌신적인 봉사, 특히 당시 고창군수 사모님과 소사신앙촌의 시온초등학교에 재직하셨던 노수경 선생님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하나님의 성전을 짓게 되었다.

드디어 수 개월의 공사기간을 거쳐 제단건물이 완공되었다. 제단이 없던 곳에 하나님의 성전을 짓고 보니 그 기쁨은 이루 표현할 길이 없었다. 마치 세상 모두를 얻은 기분이었다. 하나님의 말씀이 드디어 고창에 전파되면서 전도도 가속화되었다.

우리는 제단을 지은 후에 주일학교를 활성화하기 위하여 그해 여름 8월 처음으로 ‘하계 아동신앙학교’를 열기로 의견을 모았다. 포스터도 붙이고 며칠간에 걸쳐 ‘하계학교’를 열어 많은 아이들이 모여들었다. 주일학생들을 전도하기 위하여 골목골목을 누비고 다니던 생각과 ‘가자 어디로 전도관으로’ 찬송도 생생하다.

마지막 날 이를 기념하기 위하여 이 행사에 참가하였던 관장님, 반사 선생님들, 교인들, 주일학생들이 제단 옆 언덕에 앉아서 기념촬영을 하게 되었다. 그 날은 구름없는 아주 맑은 날씨였다. 사진을 찍어서 현상을 해보니 성신의 은혜인지는 몰라도 하늘에서 기이한 광경이 나타났다. 무슨 줄기인가 하늘에서 내려온 것이 솜뭉치처럼 공중에 딱 떠 있는 광경이었다. 이 사진을 보니 그 시절이 다시 그리워지고 고향 생각이 절로 난다.
김창섭 권사 / 소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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