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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를 받아 평안해진 내 마음에 기쁨은 샘솟고

김동임집사(2) / 기장신앙촌
발행일 발행호수 2122

<이어서>그다음 날은 일요일이었는데, 저는 아랫집에 살면서 이만제단에 다녔던 노 권사님을 따라 이만제단에 처음 가게 되었습니다. 이만제단을 향해 가는 오르막길은 예배에 참석하려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저희가 예배실에 들어갔을 때는 이미 초만원을 이루어 앞자리는 비집고 들어갈 틈이 보이지 않았지만, 노 권사님이 제가 처음 왔다고 앞자리를 마련해 주어 저는 앞자리에 앉을 수 있었습니다.

예배 시간에 박 장로님께서 찬송을 인도하실 때였습니다. 찬송을 부르시다가 단상을 쾅 하고 치시자 거기서 뽀얗고 동그란 것이 튀어나오더니 성가대 석에 앉아 있는 어떤 사람에게 쏙 들어가는 것이었습니다. 잠시 후 또 단상을 치시자 뽀얗고 동그란 것이 튀어나와 이번에는 1층에 앉아 있는 사람에게 들어갔습니다. 단상을 계속 치시니 뽀얀 것이 한없이 쏟아져 나오며 사방으로 퍼져 나갔습니다.

설교하실 때는 성경 구절을 하나하나 설명해 주셨는데, 그동안 제가 궁금하게 생각했던 구절들을 다 풀어 주시는 것이었습니다. 오랫동안 고민하고 질문해도 풀리지 않던 구절을 너무나 명쾌하게 설명해 주시니 속이 그렇게 시원할 수가 없었습니다. 설교 말씀을 들으며 ‘아, 그렇구나!’ 하며 깨닫는 순간, 박 장로님께서 제가 있는 쪽을 가리키시며 “1년 5개월 됐어요.”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그 말씀을 깊이 생각하지 않고 예배를 드린 후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집에서 설교 말씀을 다시 생각하는데, 문득 박 장로님께서 “1년 5개월 됐어요.” 하신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그게 무슨 말씀인가 하고 곰곰이 생각해 보니 꿈에 아주 크고 좋은 나무를 보았던 것이 기억났습니다. 그 꿈을 꾼 것이 55년 12월이었으니 그날로부터 1년 5개월 전이었습니다. 꿈에서 본 나무를 떠올리던 저는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나무가 있던 자리가 바로 이만제단이 있는 산 중턱이었던 것입니다. 꿈속에서 “누구든지 이 나무 아래에 거하는 자라야 구원을 얻는다.”고 했던 음성 또한 생생하게 떠올랐습니다. 그 모든 일이 너무나 신기할 따름이었습니다.

또한 이만제단에 간 그날 저에게 놀라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저는 열두 살 때 허리를 크게 다친 이후로 허리 병이 생겨 오랫동안 앉아 있지 못했는데, 그날은 장시간 앉아서 예배를 드려도 허리가 전혀 아프지 않은 것이었습니다. 예배 도중 ‘이상하다. 왜 허리가 안 아프지?’ 하는 생각이 계속 들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남대문에서 저희 집이 있는 충무로까지 걸어 보아도 허리에 아무런 이상이 없었습니다. 집에 돌아와 항아리에 물을 가득 담아 들어도 거뜬히 들 수 있었고, 도토리 크기만큼 튀어나와 있던 허리뼈는 언제 들어갔는지 멀쩡해져 있었습니다. 항상 허리가 아파 일을 할 때면 아픈 것을 겨우 겨우 참으며 했었는데, 허리가 다 낫게 되니 무슨 일이든 다 해낼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이만제단에 다니면서 제 마음에도 큰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저는 신경이 예민하여 작은 일에도 불같이 화를 내는 성격이었는데, 이만제단에 다니며 은혜를 받고 보니 어느 사이에 제 마음이 평안해지며 기쁨이 샘솟는 것이었습니다. 아이들이 제 곁에 가까이 오기를 싫어하고 집안 분위기도 저 때문에 늘 침울했었는데, 이런 저에게 웃음이 떠나지 않으니 식구들은 물론 이웃들까지 놀라워했습니다. “얼굴이 늘 어둡고 비관적인 이야기만 늘어놓던 사람이 이렇게 바뀔 수가 있냐?”면서, 이만제단이 어떤 곳인지 꼭 가 봐야겠다며 저와 같이 전도관에 다니게 된 사람도 있었습니다. 저는 속상한 일이나 슬픈 일을 당한 사람을 보면, 전도관에 나가면 그 마음이 없어지니 꼭 다녀 보라고 전도를 했고, 누구를 만나든 하나님을 믿으라는 이야기를 해 주고 싶었습니다.

이만제단에 다닌 지 두 달쯤 되었을 때 수원에서 개관집회가 열려 저도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이 제단 안에 빼곡히 들어차 예배가 시작되기를 기다리고 있을 때, 남자들 4명이 들것에다 전신불수인 남자를 싣고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예배 시간에 하나님께서 안수하신 후 병 나은 사람 일어나라고 하시자 갑자기 그 전신불수 환자가 벌떡 일어나 뛰는 것이었습니다. 팔도 움직여 보고 다리도 움직여 보면서 기뻐서 어쩔 줄을 몰라했습니다. 제 눈앞에서 벌어진 일이었지만 저는 도무지 믿을 수가 없었고 혹시 멀쩡한 사람이 거짓으로 짜고 연극을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자신이 이만제단에 나가 허리 병이 나았으면서도 그토록 중한 환자가 순식간에 일어나 뛰는 것을 보니 좀체 믿기지가 않았습니다.

예배를 마친 후 교회 밖으로 나왔더니 참외를 파는 아주머니 서너 명이 교회 창문에 서서 교회 안을 들여다보고 있었습니다. 그중 한 아주머니가 전신불수였던 남자를 가리키면서 하는 말이, 저 사람이 언제 저렇게 멀쩡하게 되었냐며 무척 놀라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그 아주머니에게 저 사람을 아느냐고 물어보았더니, 자기는 저 사람과 한동네에 사는데 저 사람이 전신불수로 오랫동안 고생하는 것을 죽 봐 왔다고 했습니다. 아주머니는 주위 사람들에게 전신불수가 일어났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여전히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저는 그제야 의심이 눈 녹듯이 사라지면서, 하나님의 권능을 직접 보았으면서도 믿지 못한 제 자신이 너무나 죄송하고 부끄러웠습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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