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모기는 나만 무는 것 같을까?
여름밤, 막 잠이 들려는데 귓가를 맴도는 “윙~” 소리. 불을 켜도 보이지 않다가 다시 눕기만 하면 나타나는 모기 때문에 잠을 설치는 사람이 많다. 특히 여러 사람이 함께 있어도 유독 한 사람만 집중적으로 물리는 경우가 있다. “왜 모기는 나만 무는 것 같지?”라는 생각을 한 번쯤 해봤다면, 실제로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 정말 모기는 사람을 골라 무나?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다. 모기는 사람의 혈액형이나 피부색을 보고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사람이 내뿜는 여러 신호를 종합해 먹잇감을 찾는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이산화탄소(CO₂)다.
사람은 숨을 쉴 때마다 이산화탄소를 내뿜는데, 모기는 이를 수십 미터 떨어진 곳에서도 감지한다. 이것이 모기가 사람을 찾는 첫 번째 신호가 된다. 그렇게 10미터 안쪽까지 다가오면 그때부터 체취를 감지하기 시작하는데, 이산화탄소와 체취가 함께 작용하면서 특정 사람에게 더 강하게 끌리게 된다. 같은 방, 같은 테이블에 있어도 유독 한 사람만 집중적으로 물리는 것은 바로 이 체취 차이 때문이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사람마다 피부에서 분비되는 카복실산 등 체취 성분이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미묘한 냄새 차이로 인해 어떤 사람은 모기에 거의 물리지 않고, 어떤 사람은 유독 자주 물린다. 여기에 몸집이 크거나 운동을 해 호흡량이 많아진 사람, 체온이 높거나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도 모기의 표적이 되기 쉽다. 땀 속의 젖산과 암모니아 같은 성분이 모기를 끌어들이기 때문이다.
결국 모기가 누군가를 특별히 좋아해서가 아니라, 그 사람의 체취와 체온, 호흡이 모기의 감각에 더 잘 걸리기 때문이다.
■ 혈액형 때문이라는 말은 사실일까?
“모기는 O형을 가장 좋아한다.”
한 번쯤 들어봤을 이야기다. 일부 연구에서는 O형이 다른 혈액형보다 더 많이 물렸다는 결과가 있었지만 연구마다 결과가 다르고 차이도 크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혈액형보다 체온이나 호흡량, 땀 냄새 등이 모기를 끌어들이는 데 훨씬 큰 영향을 준다고 본다.
즉, O형이라고 해서 반드시 모기에게 더 많이 물리는 것은 아니다.
■ 모기는 불빛을 좋아할까?
밤이 되면 모기가 불빛을 따라오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모기가 진짜 찾는 것은 사람이 내뿜는 신호다. 사람의 체온과 이산화탄소, 피부 냄새를 따라 사람을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불을 꺼도 모기가 계속 주변을 맴도는 것이다.
■ 사람을 무는 모기는 암컷뿐이다
의외의 사실이 하나 더 있다. 사람을 무는 것은 암컷 모기뿐이다. 수컷은 꽃의 꿀이나 식물의 즙을 먹으며 살아간다. 암컷은 알을 만들기 위해 혈액 속 단백질이 필요하기 때문에 사람이나 동물을 문다. 즉, 모기가 사람을 무는 이유는 배가 고파서가 아니라 번식을 위해서다.
■ 긁을수록 더 오래 간다
모기에게 물리면 가장 참기 힘든 것이 가려움이다. 하지만 심하게 긁으면 피부에 상처가 생기고 세균 감염이나 흉터가 남을 수 있다. 가려울 때는 냉찜질을 하거나 가려움 완화 연고를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 기후변화로 넓어지는 모기의 활동 범위
모기는 단순히 여름밤을 귀찮게 하는 존재로만 그치지 않는다. 말라리아를 옮기는 얼룩날개모기는 원래 DMZ 인근이나 경기, 강원 산간 지역에서만 발생했지만, 최근에는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전체로 서식지가 넓어지고 있다. 기온이 오르면서 모기의 활동 기간과 범위가 함께 늘어난 셈이다. 여름밤 방충망을 제대로 확인하는 일이 예전보다 더 중요해진 이유다.
■ 모기에 덜 물리는 방법은?
모기를 완전히 피하기는 어렵지만 물릴 가능성은 줄일 수 있다.
운동 후에는 땀을 빨리 씻어내고, 향이 강한 향수나 보디 제품은 야외에서 사용하는 것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야외 활동을 할 때는 반바지나 민소매보다 밝은색의 긴 옷을 입는 것이 도움이 된다. 집에서는 방충망에 틈이 없는지 확인하고, 외출할 때는 모기 기피제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