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화(兩極化)를 해소하려면
새해의 화두(話頭)로 경제의 양극화 문제가 대두되어 그 해소 방안을 둘러싸고 뜨거운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경쟁을 본질로 하는 자본주의 체제 아래서 개인이나 계층 간에 소득의 격차가 양극화하면 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중산층이 무너지고 빈부 계층간의 대립, 범죄의 증가, 여론의 분열 등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발생한다.
양극화의 해소를 위해서는 경제가 활성화되도록 하여 고용이 창출되고 중산층이 두터워지며 저소득층의 소득이 증가하도록 하는 것이 정답이며, 재정지출로 저소득층의 복지를 향상시키려는 유럽식 모델의 유혹에 빠져서는 안 된다. 경제가 침체되면 그 피해는 먼저 저소득층이 집중적으로 입게 마련이고 정부의 한시적인 지원이 있다 하여도 그 혜택을 지속적으로 입을 수는 없다. 기업의 경쟁력 강화에 의한 경제 활성화와 이를 통한 고용 창출만이 궁극적으로 분배도 개선하고 양극화도 해소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일자리 창출, 사회 안전망의 확충이라는 명목으로 공공서비스 분야의 확대와 재정 지출에 대한 필요성만을 강조하는 것은 양극화 해소를 위한 정도가 아니다. 재정의 확충을 위해서는 많은 재원이 필요하고, 이는 세금 징수의 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조세의 증가는 조세 저항을 불러오고 근로의욕을 저하시키며 경제활동을 위축시킨다.
지난 23일 미국의 포드자동차 회사는 14개 공장을 폐쇄하고 북미지역 총 근로자의 25%에 해당하는 3만명의 인력을 감축하겠다는 대대적인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11월 GM도 근로자 3만명 해고, 공장 12개 폐쇄결정을 내린 바 있다. 시장에서 경쟁력을 상실한 미국의 2대 자동차회사의 감원으로 졸지에 근로자 6만여 명이 직장을 잃고 실업자 신세가 돼 미국판 양극화의 빈민으로 전락해 버린 것이다.
그사이 GM을 꺾고 세계 자동차 시장을 평정한 일본의 도요타자동차는 매출, 순이익, 미국 하이브리드 자동차 시장점유율, 55년간 노조 무파업, 50년 이상 흑자행진 등 모든 분야에서 신기록을 갱신하면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물론 적어도 도요타자동차의 수십만 노동자들에게 있어서 양극화 문제는 남의 일이나 다름없다.
도요타자동차의 예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기업이 많아질 때 양극화 문제는 저절로 해소된다는 것을 잘 보여 주고 있다. 장기적으로 제대로 작동하는 시장경제의 근간을 확립하고, 기업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기업 환경의 규제를 완화하고 대내외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이야말로 양극화 해소를 위해 정부가 할 일이다. 정부는 재정지원을 통한 복지정책으로 오히려 빈곤계층이 고착화되고 실업률은 증가하여 저성장 구조에서 경제 회생의 탄력을 잃고 헤매고 있는 유럽 복지 국가들의 예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