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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자리 곱추의 등이 우두둑 소리를 내며 펴지는 것을 보다

김금순 권사(1) / 소사교회
발행일 발행호수 2174

저는 1924년 전남 나주 보산리에서 4남 3녀의 막내딸로 태어났습니다. 출가하기 전까지 교회에 가 본 적이 없었던 저는, 영산포로 시집가 살던 중에 교회에 다녀 보고 싶어져서 영산포 장로교회에 나가게 되었습니다.

광주집회에서 함께 은혜받은 영산포 장로교회 강희석 목사는
집회 참석 후 돌아와 기쁨에 찬 목소리로 받은 은혜를 증거하다
총회의 통고 받고 ‘박장로는 이단이니 집회 참석말라’고 돌변해

그러던 1955년, 언제부터인지 교회에서 박태선 장로님이라는 분과 그분이 인도하시는 부흥집회가 화제가 되어 교인들이 모일 때면 너도나도 그 이야기를 했습니다. 박 장로님 집회에서는 기사이적이 수없이 일어나고 놀라운 은혜를 체험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이야기를 계속 들으면서 저는 박 장로님이 어떤 분이신지, 그분의 집회는 어떠한지 궁금해졌습니다. 얼마 후 11월에 광주공원에서 박 장로님 집회가 열려 저도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영산포 장로교회에서는 그 전부터 박 장로님에 대한 관심이 높았기 때문에 교인들이 많이 참석했습니다. 저는 광주공원에 가설된 큰 규모의 천막과 수만 명의 군중을 보면서, 듣던 대로 박 장로님 집회가 대단하긴 대단한가 보다고 생각했습니다.
등단하신 박태선 장로님은 눈부신 와이셔츠 차림의 30대 신사 분으로, 그 힘찬 음성에 수많은 사람들이 운집한 장내가 일순 조용해졌습니다. 간결하고 분명한 박 장로님의 말씀은 귀에 쏙쏙 들어와 박히는 것 같았고, 차근차근 단계를 올라가는 정연한 설명과 구체적인 예를 들어 말씀하시는 것이 참 재미있었습니다. 성경을 조목조목 알기 쉽게 풀어 주실 때는 마치 눈이 새롭게 뜨인 사람처럼 성경을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성신을 받아 죄를 씻어야 구원을 얻을 수 있다는 말씀이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몇 년 동안 장로교회에 다니면서 예배당 안에만 들어가면 구원받는 줄 알았는데, 구원과 성신에 대해 그토록 명확하게 들어 본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습니다.
집회장을 메운 사람들은 일주일간의 집회 기간 동안 자리를 뜰 줄 몰랐습니다. 콩나물시루처럼 빽빽이 앉은 속에서 자리를 뺏길까 봐 화장실도 가지 않았고 집회장에서 철야하며 기도드리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때가 11월 하순으로 겨울이 다가오고 있었지만 집회장은 은혜를 간구하는 열기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저 또한 밥을 먹지 않아도 배고픔을 모른 채 예배에만 온전히 열중하게 되었습니다.
집회가 끝나는 날, 박 장로님께서 단상에서 내려오시더니 그 수많은 사람들에게 일일이 안수를 해 주셨습니다. 사람들 사이를 날아갈 듯 빠르게 다니시며 안수하신 후 단상에 올라가셨을 때는 땀으로 와이셔츠가 푹 젖어 있었습니다. 단을 한 번 힘 있게 치시고 “병 나은 사람은 손을 들어라!” 하시자, 사방에서 “장님이 눈을 떴습니다.” “앉은뱅이가 일어섰습니다.” “꼽추가 펴졌습니다.” “벙어리가 말을 합니다.” 하며 앞다투어 이야기했습니다. 그중 제 주위에 있던 젊은 여자 분이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저는 태어나서부터 장님이었는데 이렇게 눈을 떴어요. 이제 앞이 보여요!” 하며 좋아서 어쩔 줄을 몰라했습니다. 덩실덩실 춤을 추는 사람, 감격해서 우는 사람 등 집회장은 삽시간에 기쁨과 환호가 넘쳐 났습니다. 저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일을 두 눈으로 똑똑히 목격하면서 그 놀라움을 어떻게 다 표현할 수가 없었습니다.
광주 집회에 참석했던 영산포 장로교회 교인들은 이후 박 장로님 집회가 열리는 곳마다 찾아갔습니다. 저도 12월에 열린 목포 집회에 참석하게 되었는데, 그곳에서 꼽추의 등이 펴지는 것을 분명히 보게 되었습니다. 박 장로님께서 “은혜 받은 사람은 다 일어나라!”고 외치실 때 어디선가 “우두둑!” 하는 소리가 들리기에 얼른 주위를 둘러봤습니다. 제 앞쪽에 앉아 있던 젊은 남자 분이 곱사등이로 등에 바가지를 엎어 놓은 것처럼 불룩 튀어나왔는데, 그때 “우두둑!” 소리가 나며 굽었던 등이 완전히 펴지는 것이었습니다. 그 남자 분은 일어나 뛰면서 “꼽추였는데 등이 펴졌습니다!” 하며 소리를 쳤습니다. 제 눈으로 직접 보았지만 참으로 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예배를 드리던 중에 어디선가 나일론을 태우는 것 같은 지독한 냄새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집회장에서 나일론을 태울 리는 없으니 참 이상하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후 그 냄새가 사라지자 이번에는 과일 향기처럼 상큼하면서도 말로는 다 설명할 수 없을 만큼 좋은 향기가 진동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날 박 장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성신을 받은 사람은 죄가 타는 지독한 냄새와 너무나 향기롭고 좋은 성신의 향기를 맡는다고 하셨습니다. 그 말씀을 듣는 순간 저는 ‘아! 그렇구나!’ 하고 무릎을 쳤습니다. 제가 맡은 냄새가 바로 죄 타는 냄새와 성신의 향기였던 것입니다. 은혜를 직접 체험하고 그 은혜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시니 한 말씀 한 말씀이 머릿속에 선명히 각인되었습니다.
제가 다니던 영산포 장로교회 강희석 목사도 광주 집회에 참석하고 돌아와, 예배 시간에 기쁨에 찬 목소리로 은혜 받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총회에서 박 장로님이 이단이라는 통고가 왔다며 앞으로 집회 참석을 금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목사 스스로 받은 은혜를 소리 높여 증거한 것은 물론이고 수많은 사람들이 은혜를 체험했는데 그 통고는 도무지 납득할 수가 없었습니다. 영산포 장로교회만 해도 전도사님을 비롯해 열심이던 교인들은 대부분 박 장로님 집회에 참석했으며 그 수는 날로 늘어났습니다. 하나님 집회에 교인들이 계속 몰려가자 총회에서 위기감을 느낀 것이었습니다. 결국 영산포 장로교회에서 오성민 전도사님, 김영환 장로님 등 교인의 과반수가 갈라져 나와 따로 예배를 드리게 되었고, 저도 장로교회에 발길을 끊고 그분들과 함께 예배를 드렸습니다. 얼마 후에는 중앙동 산언덕에 영산포전도관을 신축하기 시작했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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