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한 머슴이 돼야
유왕종 / 한국외대 중동문제 연구소 연구교수19대 총선을 맞아 유권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한 여야 각 정당과 후보들의 선거운동도 막바지에 이르렀고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그렇지만 다수의 유권자들이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17·18대 총선과 비교하면 이번 총선은 결과를 예측하기 매우 힘든 선거가 되고 있다. 17대 총선에서는 노무현 대통령 탄핵의 후폭풍으로 열린우리당이 승리했고, 이명박 대통령 취임 직후 실시된 18대 총선에서는 한나라당이 압승했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서는 여야가 140~148석을 놓고 치열한 승부를 벌이고 있다는 것이 여론조사기관들의 분석이다. 즉 어느 당도 단독 과반 150석을 얻지는 못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선거전 초반에는 현 정부에 대한 비판적인 분위기와 야권 연대 등으로 민주통합당을 중심으로 한 야권에 유리한 구도가 형성됐다. 그러나 여당이 한나라당에서 새누리당으로 간판을 바꾸는 등 나름대로 쇄신의 모습을 보인 반면 야권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 제주도 해군기지 건설 반대 등으로 민심을 잃은 데다, 공천에서도 구태의연한 모습을 보이면서 분위기가 반전되기 시작했다.
선거판이 혼탁해지면서 유권자들은 후보 선택에 혼란을 겪고 있다. 그러나 결국 선거의 결과를 결정하는 것은 유권자들의 몫이다. 어느 당, 어느 후보가 국민의 대표가 될 만한 자격을 갖췄는지를 가려낼 권리와 의무가 모두 유권자들에게 있다. 유권자들의 선택은 후보자들에 대한 정책과 공약을 살펴보고 비교해 봐야한다. 이미 집으로 배달된 선거 공보를 살펴보면 해당 지역구에 어떤 당의 어떤 경력을 가진 후보가 어떤 공약을 갖고 출마했는가를 살펴봐야 한다. 또한 매스컴과 시설물에 게시된 내용도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고 국민의 권리를 포기하지 않고 선거에 참여하여 이번 선거가 민주주의와 국가발전에 기회가 되길 희망한다.
후보자는 이행 가능한 정책과 공약을 국민에게 제시하고 선거권을 가진 국민이라면 누구나 주변의 어떠한 간섭 없이 자신의 의사를 자유롭게 표현함으로써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를 만드는데 힘을 쏟아야 한다.
이번 선거의 가장 중요한 의미는 누가 뭐래도 지난 4년간 이명박 정권의 국정운영을 평가하고 더 좋은 미래를 열어갈 세력을 선택하는 데 있다. 이명박 정부와 새누리당이 그간 펴온 대기업 위주 및 성장 만능의 경제정책, 인권과 민주주의의 후퇴, 대결 위주의 남북정책을 지지하면 여당에, 반대하면 야당에 표를 던지는 게 정상적이다.
역대 선거에서 가장 현명한 쪽은 여야 정당도 후보도 아니고 유권자였다. 그러나 지난 여러 번의 선거에서 그러했듯이 이번 선거에서도 국민의 무관심은 정도를 넘어서고 있으며, 이를 반증하듯 투표율이 점점 낮아지고 있어 민주주의 꽃이라는 선거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유권자들의 선택은 후보의 당락과 국가의 미래를 결정할 뿐만 아니라 민주주의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서도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