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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국회의 과제

이홍종 / 부경대 국제지역학부 교수, 정치학 박사
발행일 발행호수 2499

이홍종 / 부경대 국제지역학부 교수, 정치학 박사

4·13총선도 이제 3일 남았다. 새누리당의 ‘야당심판론’과 더불어민주당의 ‘정권심판론’, 국민의당의 ‘정치심판론’의 유세전이 한창이다. 새누리당은 국정의 발목을 잡아온 야당을 유권자들이 심판해 달라는 주장이고 더불어민주당은 박근혜정부의 경제 정책이 실패했으니 표로 응징해 달라는 것이다. 거대 양당의 낡은 정치 때문에 나라꼴이 이 모양이 됐으니 자신을 선택해 달라는 것이 국민의당의 요구다. 대한민국이 경제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국민들의 정치 불신이 극에 달한 원인은 야당과 현 정권에 있다는 얘기다.

4년간 과반의 다수당 지위를 유지한 여당이 국정의 책임을 야당 탓으로 돌리며 표를 달라고 하는 것이 설득력이 어느 정도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제1야당의 역할을 망각한 채 수권정당의 모습을 보이지 못한 더불어민주당 역시 무책임하다.

공천 과정에서 벌인 추태로 인해 투표율이 19대의 54.2%보다 떨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특히 여야가 텃밭으로 여긴 영·호남에서 투표를 포기하는 유권자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투표하지 않으면 대한민국 정치는 후진성을 벗어나지 못한다. 누가 20대 국회를 담당할 올바른 위정자(爲政者)인지를 살펴보고 투표소로 가야 한다.

정치와 민주주의는 원래 조용한 것이 아니다. 하지만 20대 국회는 ‘친노패권’이니, ‘진박’이니 하는 비아냥은 나오지 말기를 바란다. 정파 간의 대결이 정책 발전, 그리고 국가발전을 위한 시너지로 되는 건전한 경쟁이 되기를 국민들은 바라고 있다. 이것이 특히 젊은 유권자들이 바라는 ‘새정치’가 아닐까?

정치란 “제한된 자원의 권위적 배분과정”으로서 원래 공익적이고 긍정적인데 정치를 부정적으로 보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정치를 담당하는 위정자들이 공익이 아닌 사익을 위해 정치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는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정치와 정치인들을 비판하되 정치무관심은 안 된다. 선거에 참여하여 공익을 위한 20대 국회가 되도록 바뀌어야 한다.

‘새정치’를 위해 필요한 정치 변화는 우선 올바른 정치 문화와 민주시민교육이다. 두 번째로 정치인들이 공익을 위해 정치를 하도록 법과 제도를 갖추는 것이다. 끝으로 공익을 위해 일하는 선출직을 뽑는 것이다. 이 세 가지가 함께 이루어져야 우리는 ‘새정치’를 가질 수 있다.

마지막으로 20대 국회의 한국 정치는 진정한 의미의 삼권분립이 되기 바란다. 삼권분립은 국가권력의 작용을 입법·행정·사법의 셋으로 나누어 각각 별개의 기관에 이것을 분담시켜 상호간 견제·균형을 유지시킴으로서 국가권력의 집중과 남용을 방지하려는 원리이다. 그러나 우리는 권력의 분리(separation of powers)는 강조하지만 견제와 균형(checks and balances) 은 쉽게 잊고 있다. 정당민주주의와 의회민주주의가 발전되지 못한 상태에서 “국회의원을 반으로 줄여라!” “국회를 없애라!” 등의 구호가 나오고 있지만 현대국가의 초대형 행정부에 맞서기 위해서는 국회의원의 특권은 줄이되 국회의 정책개발 능력은 오히려 확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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