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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교회를 걱정한다

발행일 발행호수 2229

최근 우리 사회에서는 종교가 사회의 빛과 소금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사회의 골치 거리가 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 일간지의 칼럼에서는 ‘속(俗)’이 ‘성(聖)’을 걱정합니다 라는 제목으로,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부패한 종교계를 고발하고 그러면서도 가슴을 찢는 참회의 자세를 보여 주는 대신 세상에 군림하려고 하는 그들의 이중성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자신의 참모습을 알지 못하고 아프가니스탄으로 선교하러 간다는 교회의 위선적 모습과 그로 인해 초래된 허무했던 결말, 이른바 신정아 학력 위조 사건으로 드러난 종교계의 부패 구조, 주지 교체 문제로 신도들 간에 물리적 충돌까지 빚는가 하면 횡령 혐의로 압수수색까지 나선 백담사 사태 등 요즘 한국 사회 뉴스의 중심에 있는 이 사건들의 공통점은 종교가 걷잡을 수 없이 부패했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종교가 세상의 청량제가 되고 지향점이 되기는 고사하고 오히려 세상이 종교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는 말까지 나오게 되었다.

개신교가 아프가니스탄으로 전도를 하러 간다는 것은 세상 사람들이 “저 사람들이 자기를 희생하고 저런 어려운 일을 하는구나” 하는 인식을 갖게 하려는 속임수에 불과하다. 그들이 진정 종교인이기를 바란다면, 세상 사람들에게 빛과 소금이 되어야 한다는 본연의 자세를 되찾기 위해 어디서 빛을 잃어버리고 어디서 소금의 맛을 잃어버렸는지를 되돌아보고 먼저 뼈를 깎는 회개 운동부터 시작하는 것이 옳았다. 사회인을 뺨치는 불교계의 이권과 세력 다툼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그 하 쪽도 이제 한계상황을 맞고 있다는 지적이 줄을 잇고 있다.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는 종교계를 향한 강도 높은 비판이 쇄도하고 있으며 양식 있는 지성인들은 그동안 ‘성역’으로 자리 잡았던 종교계의 구조적인 부패상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믿는 겉 모양은 있으나, 속이 곪아 터진 종교는 그 부패의 악취가 세상을 더욱 피로하게 한다. 어떤 지성인은 우리나라의 종교적 부패상을 논하면서 “절대 선(善)이신 하나님과 대화하며 완전한 양심의 법을 지키는 것이 종교인들의 궁극적 목적이며 이러한 모습을 보여야만 사회의 빛과 소금이 되고 만인의 존경을 받는 것인데 양심의 법은 고사하고 사회인보다 더욱 부패하여 타기(唾棄)의 대상이 되고 있다. 사회는 빠르게 변하고 있고 온 세상은 가치관을 상실하여 헤매고 있는데 종교계는 부패의 정치역학, 관행, 이권 추구 등으로 종교가 제시해야 할 도덕과 가치관을 상실했을 뿐 아니라 사회 변화에 계속 뒤처지고 있다”고 했다.

종교계의 부패상을 드러내는 사건들을 잇따라 접하면서 우리 사회의 반종교적 인식도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음이 확인됐다.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는 종교에 대한 비판을 넘어 증오심에 가까운 적대감이 노골적으로 표출되고 있다. ‘속(俗)’에 구원을 주는 것이 종교의 존재 이유라면, ‘속(俗)’이 종교를 걱정하는 종교는 이제 더 이상 존재할 이유가 없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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