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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광수 관장 편 ① 누가 거짓말 하는지 밝히자고 서약서를 쓰다

1. 거짓말 한 목사를 쫓아내다
발행일 발행호수 2334

도계전도관 교인 시절의 심광수 이사장. (맨뒷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

제가 1970년 강원도 삼척에서 살고 있을 때였습니다. 집사람이 자주 아팠는데 병원에 다녀도 낫지 않자 저는 집사람에게 교회에 나가볼 것을 권유했습니다. 얼마후 집사람은 교회에 다닌다고 했습니다. 어느 교회에 다니냐고 물었더니 전도관이라는 겁니다. 당시 집에서 전도관까지는 거리가 상당히 멀었습니다. 집사람에게 가까운 교회 다니지 멀리 있는 전도관까지 가냐고 했더니 전도관이 좋다는 것이었습니다.

1970년 3월 21일 토요일 새벽이었습니다. 집사람이 자고 있는 저를 깨우는 것이었습니다. 전도관이 좋은지 나쁜지 봐 달라면서 새벽예배에 같이 가자는 것이었습니다. 혼자 다녀오라고 했지만 소용없었습니다.

삼척전도관으로
첫 주일예배 나가

찬송가를 펼치니
향기가 진동해

3월이라 아직 쌀쌀한 날씨였습니다. 한참을 걸어 도착한 곳은 삼척전도관. 교회는 작았지만 사람들이 참 친절했습니다. 당시 삼척전도관에는 이북에서 신학교를 다니고 전도사를 하던 오철균전도사님이 시무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날 일요일 새벽 집사람이 또 저를 깨우는 것이었습니다. 한번 가봐서는 전도관이 좋은지 나쁜지 모르니까 적어도 어느 정도 다녀보고 판단해야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더구나 그 날은 주일이라 낮 예배에도 참석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때까지 교회에 다녀본 적이 없던 저는 예배를 어떻게 드리는 줄 몰라 가만히 앉아 있었습니다. 집사람은 헌금을 찬송가에 끼워 저에게 주었습니다. 찬송가를 받아 든 저는 처음 보는 찬송가를 이리저리 보다가 책을 펼쳤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 찬송가에서 향기로운 냄새가 나는 것이었습니다. ‘왜 책에서 향기로운 냄새가 날까. 이게 무슨 냄새일까’하고 궁금했습니다. 나중에 집사람에게 물어보니 그게 하나님께서 주시는 은혜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집사람도 전도관에 다닌 후로 병원에 다니지 않게 된 것을 알았습니다. 그때부터 제 마음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삼척의 아는 사람들에게 “교회 다니나? 난 전도관 다닌다”고 말하고 다녔습니다. 그후 저는 삼척 군내에 있는 도계에 계신 어머니와 가까이 살기 위해 그곳으로 이사를 하고 도계전도관에 나갔습니다.

교회 이동 서약서 쓰다

하루는 임부영이란 후배가 저에게 오더니 “심형, 전도관에 다닌다면서요? 부도가 나서 전도관 박태선 장로가 해외로 도피했다고 하던데 거기 다니면 안 됩니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임부영은 도계전도관에서 가까운 장로교회 문서 전도사로 시무하고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저는 “이번주에 박장로님이 설교하신 것이 신문(당시 국제기독교뉴스)에 났다. 누가 그런 거짓말을 하더냐?”하고 물었습니다. 임부영은 자기가 다니는 장로교 목사한테 들었다고 했습니다. 목사의 말을 100% 믿은 그는 “심형, (해외 도피 안했다는) 그 말 자신있소?” 하길래, “자신없으면 말하겠나?” 했더니 옆에서 듣고 있던 친구들이, 서로 다툴 필요없다며 거짓말 한 쪽이 그 교회를 안나가는 걸로 하고 서약서를 쓰자고 했습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서약서를 쓰게 되었습니다.(위의 오른쪽 사진)

위 제의에 따라 박태선 장로가 해외 도피 하였다고 하는 낭설에 대하여 가부가 판결나는데로 상호 위배자가 소속 교회를 이탈할 것을 서약함.
서약자 : 심광수, 임부영
입회자 : 심형묵, 김정오
1972. 3. 5

그 후 저는 도계전도관 박풍이부인회장을 찾아가 친구들과 있었던 일을 말했습니다. 부인회장은 장로교 주동장로를 찾아가 보자고 했습니다. 장로교 주동장로는 도계 기차역 앞에서 홍약국이라는 약국을 운영하는 분이었습니다. 저와 부인회장은 홍장로에게 신문을 보여주며 물었습니다. “장로님, 목사가 거짓말 하면 됩니까? 매주 박태선 장로님 설교 말씀이 이렇게 나오는데 장로교 최목사가 박장로님이 해외도피했다고 거짓말을 했습니다.” 그 말을 들은 홍장로는 고개를 갸우뚱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후에도 한 두 번을 더 찾아갔습니다.

목사의 거짓말
며칠 후, 신앙촌에서 예배를 드리고 전도사님이 신문을 가지고 오셨습니다. 전도사님께 하나님을 직접 뵈었냐고 물었더니 직접 뵈었다고 했습니다. 저는 그간 있었던 일을 말씀드리고 신문을 들고 장로교회 앞에서 예배를 드리고 나오는 사람들에게 한 부씩 나누어주었습니다. “교회 목사가 거짓말을 했는데 그 증거로 여기 박장로님 설교 말씀이 있습니다.”

장로교인들에게
하나님 설교 말씀이
실린 신문 나눠주며
목사의 거짓말 알려

그후 임부영이란 친구는 길을 가다가 멀리서 저를 보면 도망을 쳤습니다. 장로교 홍장로는 안 되겠다 싶었는지 장로교 임원회의를 열고 목사를 다른 곳으로 보내기로 결정했습니다. 그 후 젊은 목사가 새로 부임해왔습니다. 당시 도계는 탄광지대라 광부들이 고된 일을 해도 돈벌이는 좋았습니다. 그래서 목회 일을 잘 본다는 목사를 많은 연봉을 주고 데리고 올 수 있었습니다.

장로교인들 회의 열어
목사 퇴출을 결정

친구들 서약서 안 지켜
실망하여 소사로 입주

저는 서약서를 쓸 때 입회자였던 심형묵, 김정오에게 “서약서 실천 안 하나? 전도관 안 와도 좋으니까 거기 못 가게 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친구들은 그 다음부터 저와 말도 하지 않고 만나지도 않았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저와 임부영 사이에 있었던 일을 듣고 온 새 목사가 전도관 사람들과 일체 말도 하지 말라고 했다는 것입니다.
저는 거짓말을 하는 그들과 같은 동네에 살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경기도 부천시 범박동 4구 19번지 CD 75동 6호 소사신앙촌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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