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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을 때까지 기다려 주신 하나님

교역일기 방어진교회 최진선 관장편
발행일 발행호수 2659

한 명 한 명을 귀히 여기는 마음
오늘도 배우는 교역의 길

신앙촌에서 나고 자란 저는 어린 시절 3대가 함께 신앙촌에서 생활했습니다. 초등학생이 되면서 다른 지역에서 지냈지만, 유치원 시절 할머니와 함께했던 신앙촌에서의 기억은 따뜻한 추억으로 남아 있었습니다. 성장하면서도 하나님을 믿는 마음은 있었지만, 따로 교회를 다니지는 않았기에 하나님에 대한 생각은 어린 시절 기억 속에만 머물러 있었습니다.

그런 저를 한결같은 마음으로 이끌어 주신 분은 할머니였습니다. 중학교 3학년 겨울방학 무렵, ‘할머니 소원 한 번 들어 드리자’는 가벼운 마음으로 처음 대구 천부교회를 찾아갔습니다.

그날의 기억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예배실 문을 열고 들어가 하나님 존영을 바라본 순간, 이유를 알 수 없는 눈물이 하염없이 흘렀습니다. 하나님께서 마치 “왜 이제야 왔어, 많이 기다렸는데”라고 말씀해 주시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 그동안 멀어져 있었던 죄송함과 그리움이 한꺼번에 밀려왔습니다. 뒤늦게야 그 눈물은 마음을 의의 방향으로 돌이킬 때 하나님께서 주시는 은혜였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그 체험은 지금까지도 제 교역 생활의 든든한 밑거름이 되고 있습니다.

고등학생 때 유년 주일학교 반사 선생님이 되면서 차츰 하나님 일의 의미를 배워 나가고 이를 계기로 교역자 발령을 받게 되었습니다.

첫 발령을 받던 날의 떨림이 아직도 생생한데, 어느덧 20년이라는 시간이 훌쩍 흘렀습니다. 그러나 요즘 저는 오히려 초심을 잃어버린 것은 아닌지 스스로를 돌아보게 됩니다. 가장 가치있고 귀한 일이라 여겨온 교역자의 길을 지금도 귀하게 여기고 있는지, 아이들에게 하나님을 제대로 전하고 있는지 묻게 됩니다.

그런 제게 얼마 전 잠시 시무했던 안동교회에서의 경험은 큰 깨달음을 주었습니다. 전도가 쉽지 않은 환경 속에서 막막함과 조급함이 밀려오던 어느 날, ‘교회에 오는 한 명 한 명이 너무도 귀한 존재였구나. 앞으로 만나는 아이들을 정성으로, 소중하게 대해야겠다’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때가 가장 간절하게 마음을 다해 말씀을 전하려고 애썼던 시간이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예배에 참석하고 축복일에 함께하는 아이들이 하나둘 생겨났습니다. 많은 아이들은 아니었지만 저에겐 그 누구보다 소중하고 감사한 존재였습니다. “관장님, 내일도 올게요!” 하며 교회를 나서는 아이들이 얼마나 예쁘고 사랑스러웠는지 모릅니다. 찬송가 부르기를 좋아하고, 기도문을 큰 목소리로 외우는 아이들, 친구들을 교회로 데려와 하나님을 전하는 아이들을 보며 마음이 뭉클했습니다. 아이들을 만나는 날이면 제 마음 또한 밝아져, 안동에서의 시간은 짧지만 꿈을 꾸는 듯한 시간이었습니다.

아이들에게 하나님 말씀을 전할 때마다 교역자의 직분이 얼마나 귀하고 소중한 자리인지 다시금 느끼게 됩니다. 눈에 띄는 큰 변화가 아니더라도, 말씀을 통해 아이들의 마음이 조금씩 움직여지는 것을 느낄 때면 그 어떤 일보다 큰 보람을 느끼게 됩니다. 지쳐 있을 때는 힘과 위로를 주시고, 나도 모르게 교만한 마음이 들 때면 바로잡아 주시며, 어렵더라도 꾸준히 움직일 때 길을 열어 주시는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이 귀한 길을 걸으며 언제나 분별력 있게 행동하는 교역자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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