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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부족을 깨닫게 하시고 채워 주시는 하나님 (김지현 관장)

깨닫는 전도
발행일 발행호수 2288

교회 앞 마당에서 아이들과 함께 한 김지현 관장(오른쪽에서 두 번째)

이번 유년 전도의 날은 저에겐 다른 어느 때보다 특별했습니다. 반사가 아닌 한 제단을 책임지는 관장이 되어 처음으로 맞이하는 전도의 날이었기 때문입니다.
프로그램은 무엇을 해야 할지 간식은 어떤 것을 해야 할지 초대장을 몇 번이나 고쳐가며 고심 끝에 만들었습니다. 학생관장이 되어 처음 맞는 전도의 날에 대한 부담감도 있었고 성공하고 싶다는 욕심도 있어서 많은 양의 초대장을 가지고 학교 앞으로 갔습니다.

기대 반 걱정 반의 마음으로 초대장을 나눠주는데, 아이들의 반응이 예전과 별반 차이가 없어서 걱정스런 마음이 앞서기 시작하였습니다. 학교 심방을 끝내고 나서 그 학교 주변을 다시 찾아갔습니다. 만나는 아이들에게 “이번 주는 초대의 날이니 꼭 와야 해” 라고 얘기하면서 학교 주변을 돌아다니는데, 곳곳에 찢어진 초대장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버려진 초대장들을 주워 담으면서 ‘과연 몇 명이나 올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맴돌기 시작하였습니다. 마음을 다잡고 다른 아이들에게 초대장을 주는데도 속상한 마음에 자꾸만 눈물이 나오려 했습니다. 심방을 마치고 교회에 돌아와 무릎을 꿇고 하나님 존영을 보니 더욱 눈물만 흘렀습니다.

‘잘하라고 보내주셨는데, 주신 귀한 직분에 비해 나는 너무나 부족하구나…’라는 생각이 자꾸만 머릿속을 맴돌며 저를 괴롭게 하였습니다.

토요일에 아이들과 같이 교회를 청소하면서, 작년 전도의 날 이야기를 했습니다. “작년에는 예배실이 꽉 차서요, 언니가 헌금을 걷는데 힘들어 했어요. 그치 언니?”
상기된 얼굴로 ‘이번에도 예전처럼 아이들이 많이 왔으면 좋겠다’ 라고 대화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저는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습니다.

드디어 일요일이 되었고, 떨리는 마음으로 아이들과 만나기로 한 학교 앞에 나갔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아이들이 나와 있었고, 특히 반응이 좋지 않아 속상했던 그 학교에서도 많은 아이들이 나와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 아이들을 데리고 교회에 도착하여 예배실을 둘러보니, 제가 이곳에 온 후 최고로 많은 아이들이 앉아있었습니다. ‘많은 아이들이 올 수 있을까’ 걱정하며 어렵다고 생각했던 목표수를 하고 나니 예전 기억이 새삼 떠올랐습니다.

과거에 저희 부모님이 교회 가는 것을 허락해주시지 않아 몰래 교회에 나오고 있을 때, 부모님 허락을 받고 오는 아이들을 부러워하며 ‘내가 부모님께 허락을 받고 교회를 당당히 나올 수 있는 날이 올까?’하며 생각한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느새 많은 어려움을 헤치고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교역자가 되어있습니다. 하나님 말씀을 통하여 하나님의 일은 불가능이 없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작은 어려움에도 쉽게 나약해지는 제 자신을 보게 됩니다. 겨자씨만한 믿음만 있어도 산을 옮긴다 하셨던 하나님 말씀처럼 나의 노력과 정성이 부족할 뿐, 어떠한 일도 해낼 수 있음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습니다.

비록 짧기는 하지만 4개월 동안의 교역자 생활을 하면서 ‘직분이 사람을 만든다’라는 말을 실감하게 됩니다. 내가 그 위치에 설 자격이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나의 부족한 모습을 하나하나 채워주시고 깨닫게 해주시는 것 같습니다. 아직은 부족하지만, 하나님 앞으로 한걸음씩 나아가는 제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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