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하신 하나님을 만난 것은 무슨 말로도 표현 못 할 축복’
이지수 집사(3) /기장신앙촌<지난호에 이어서>
1957년 4월에는 서울 용산구 청암동에 이만제단이 완공되었습니다. 이만 명을 수용할 수 있어 이만제단이라고 불렀던 그곳은 일요일마다 예배에 참석하려는 사람들이 몇백 미터 되는 기나긴 장사진을 이루며 제단으로 들어왔습니다. 한강을 굽어보는 수려한 경관 속에 우뚝 솟아 있는 제단, ‘앞자리가 금자리’라고 하면서 뛰다시피 언덕길을 오르는 사람들, 그리고 은혜 받는 기쁨이 충만한 예배 시간……. 하나님께서 함께해 주시는 그 시간은 단 1초라도 놓치고 싶지 않을 만큼 너무도 귀하고 소중하게 느껴졌습니다.
온몸이 땀에 흠뻑 젖으신 채로
그 많은 사람 하나도 빼놓지 않고 안수해 주신 하나님
‘은혜를 주시려고 저렇게 고생하시는구나’ 눈물 흘러
한번은 이만제단에서 집회가 열렸을 때 아들인 영갑이와 영복이를 데리고 참석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홍역을 앓고 있던 아이들은 온몸에 열이 오르고 발진이 돋아 있었지만 저는 하나님 집회에 참석하면 나을 거라는 생각으로 집회에 데려갔습니다. 그날 하나님께서 참석자 모두에게 안수를 해 주셨는데, 발 디딜 틈도 없이 빽빽이 앉은 사이를 빠르게 다니시며 그 많은 사람들을 하나도 빼놓지 않으시고 안수해 주셨습니다. 온몸이 땀에 흠뻑 젖으신 채로 안수하시는 하나님의 모습을 저는 감히 뵈올 수가 없었습니다. ‘은혜를 주시려고 저렇게 고생하시는구나.’ 하는 생각에 눈물이 자꾸 흘렀습니다. 안수를 마치신 하나님께서 병이 나은 사람들은 모두 일어나라고 하시자, 제 곁에 앉아 있던 두 아이가 벌떡 일어서는 것이었습니다. 아이들은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고는 “빨간 게 다 없어졌어!” 하고 소리치며 좋아서 폴짝폴짝 뛰었습니다. 아이들을 살펴보니 온몸과 얼굴에 돋았던 발진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 깨끗한 피부가 되어 있었고 열도 다 내려서 홍역을 앓았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그 귀한 손길로 은혜를 부어 주시는 하나님. 거룩하신 사랑을 무슨 말로 다 표현할 수 있겠습니까.
당시는 전국 방방곡곡에 전도관이 개관되던 때로, 제가 살고 있는 평택에도 전도관이 세워져 저는 아이들과 함께 평택전도관에 다녔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에는 늘 소망하던 소사신앙촌에 입주해 농장에서 근무하게 되었습니다. 농장은 농작물 재배, 양계장과 양어장 운영 등 다양한 일을 하며 농작물만 해도 각종 곡류와 채소, 과일까지 재배했습니다. 하나님의 축복으로 땅에서 뽑기 힘들 정도의 튼실한 무와 배추, 팔뚝보다 굵은 고구마 등 보기 드문 대풍을 이루어, 신앙신보에 “대풍 이룬 농작물”이라는 기사가 실린 적도 있었습니다. 어디를 가나 찬송 소리가 울리는 신앙촌에서 농장 직원들은 찬송가를 부르며 힘차게 괭이질을 했습니다. 가을날 잘 익은 벼 이삭을 바라볼 때면 만복을 주시는 하나님께 가슴 깊이 감사드렸습니다.
1963년 덕소신앙촌에 입주한 저는 제과부에서 일하면서 제단 터를 닦는 일에 동참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친히 공사장에 오셔서 건설을 진두지휘하시며 저희를 격려해 주셨고, 일을 마친 후에는 큰 그릇에 생명물을 떠서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주시기도 하셨습니다.
하루는 제가 제단 부지에서 흙을 나르다가 예배 시간이 임박해 손발만 겨우 씻은 후 예배에 참석한 적이 있었습니다. 예배실 구석에 앉은 저는 흙가루를 뒤집어쓴 제 모습이 부끄럽고 죄송스러웠습니다. 곧이어 하나님께서 설교하실 때 입에서 뽀얀 구름 같은 것이 나오더니 존안 앞에서 뱅글뱅글 돌았는데, 그 이슬성신이 제가 있는 쪽을 향하여 쏟아지는 순간 폭포수를 맞은 것처럼 온몸이 시원하며 피곤이 눈 녹듯이 사라지는 것이었습니다. 작디작은 움직임 하나라도 잊지 않으시고 은혜를 주시는구나 생각하며 감사를 드렸습니다.
저는 1976년 기장신앙촌에 입주해 지금까지 생활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이 길을 걸으면서 시신이 피는 모습을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수없이 보게 되었습니다. 뻣뻣하게 굳고 시커멓게 변한 시신이라도 예배를 드리며 생명물로 씻은 후에는 노긋노긋 부드러워지며 뽀얗고 곱게 피어나는 것을 보면서 그 놀라우신 권능을 확실히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1984년경 이웃에 살던 조 권사님이 돌아가셨을 때는 얼굴이 뽀얗다 못해 반짝반짝 빛이 날 정도로 피어서 70대 할머니라는 사실을 도무지 믿을 수가 없었고, 그 모습을 본 사람들 모두 놀라워했던 기억이 납니다. 하나님께서 낙원에 가신 후에도 변함없이 시신이 아름답게 피는 것을 볼 때, 지금도 잊지 않으시고 은혜를 주시는 그 사랑에 눈시울을 적시게 됩니다.
50년 전 원효로 구제단에서 하나님을 처음 뵙던 날이 떠오릅니다. 그토록 귀하신 하나님을 제가 어떻게 뵈올 수 있었으며 지금까지 따라올 수 있었는지 무슨 말로도 이 복을 다 표현할 수 없을 뿐입니다. 꼭 구원 얻어서 그 세계에 같이 가자 하시던 인애하신 음성은 지금도 제 마음에서 쟁쟁히 울리고 있습니다. 오래 믿은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하나님 보시기에 어떤 모습인지 늘 돌아보고 두드리며 하루하루를 죄와 상관없이 살고 싶습니다. 큰 은혜 주시는 하나님 너무나 뵙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