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은 하나님의 끝없는 사랑과 희생으로 주시는 특혜임을 깨달아
김정임 관장(2) / 영덕교회이듬해인 1957년 4월에는 서울 이만제단에서 개관집회가 열렸습니다. 당시 저는 유종(乳腫)을 심하게 앓고 있어서 집회에 참석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으나 서울에 가서 하나님께 축복을 받으면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교인 분의 부축을 받아 상경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첫아이에게 모유를 먹이면서부터 가슴에 염증이 생겼는데, 큰 통증이 없어 그냥 두었더니 염증이 점점 커지게 되었습니다. 급기야는 저고리의 옷고름을 매지 못할 정도로 고름 덩어리가 커져 버렸습니다. 아이를 받아 주셨던 산파 할머니가 환부를 보고는 손쓸 시기가 너무 늦었다며 크게 걱정을 했습니다.
제가 찾아간 날 하나님 댁에는 사람들이 하나님을 뵙기 위해 많이들 모여 있었습니다. 사모님을 만나 뵙고 제 사정을 말씀드렸더니, 지금 개관집회를 하시느라 바쁘셔서 축복을 받기는 어려울 것 같고 대신 강하게 축복하신 솜을 가져가라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언제 오셨는지 하나님께서 오시더니 축복을 해 주겠다고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저를 향해 “쉭! 쉭!” 하시며 한참 동안 축복하신 후 “이제 됐다!” 하셨습니다. 축복을 받고 돌아와 고름 덩어리를 터뜨리자 고름이 얼마나 많이 나오던지 줄줄 쏟아지는 고름을 음료수 깡통을 대고 받아 낼 정도였습니다. 그때부터 생명물에 적신 축복솜을 돌돌 말아서 고름을 터뜨린 자리에 박아 넣었더니 점점 새살이 돋아나면서 깨끗이 아물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심했던 고름 덩어리가 언제 있었는가 할 정도로 말끔히 낫게 되어 참으로 고맙고 감사했습니다.
‘이슬 같은 은혜를 내리는 자 감람나무’
그동안 성경을 봐도 알지 못했는데
감람나무가 풀어주시니 비로소 알게돼
하나님께서는 한 달에 한 번씩 광주에 내려오실 때마다 영산포제단에 들러서 예배를 인도해 주셨습니다. 당시 성경상의 ‘동방의 의인’과 ‘감람나무’에 대해 자주 설교하셨는데, 특히 호세아서 14장 5절에 “내가 이스라엘에게 이슬과 같으리니~” 하는 구절을 풀어 주시며 ‘이슬 같은 은혜를 내리는 자가 감람나무’라고 기록돼 있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말씀을 들으면서 ‘그동안 성경을 봐 왔어도 그 구절을 몰랐는데 감람나무가 풀어 주시니 비로소 알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슬 같은 은혜를 내리셔서 우리들이 직접 체험하게 하신 후 이에 부합되는 성경 구절을 가르쳐 주시니 그 말씀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저희 친정아버지는 영산포 장로교회의 수석 장로였으며 어머니 또한 교회에 열심히 다니셨는데, 제가 영산포교회에 가지 않고 전도관에 다니게 되니 영산포교회 교인들이 이런저런 말들을 많이 했습니다. 아버지는 교인들에게 “장로이신 분이 어떻게 하다 딸을 전도관에 뺏겼습니까?” 하는 이야기를 듣는다면서 속상해하셨습니다. 어릴 때부터 저는 딸들을 아껴 주셨던 아버님을 존경하며 아버님 뜻에 어긋나는 일을 하지 않았지만 그때만큼은 제 뜻을 굽힐 수가 없었습니다. 무조건적으로 교회에 다녔던 어린 시절과는 달리 구원에 대해 깨달으면 깨달을수록 ‘성신을 주시는 곳으로 가야 한다.’라는 생각이 강해졌습니다.
`교회 수석 장로이신 분이 어떻게 하다 딸을 전도관에 뺏겼습니까?`
기성교인들의 수군거림에 속상해 하시는 아버지께 저는 결연하게 말했습니다
`아버님을 존경하지만 저는 성신이 내리는 곳으로 가겠습니다`라고
그 후 1959년에 아이들과 함께 소사신앙촌에 입주했다가 1964년 덕소신앙촌으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저는 덕소신앙촌에서 백부장을 하며 주민 업무를 맡았는데, 그때 소비조합을 하는 분들이 부지런하고 활기차게 일하면서 생활도 윤택한 것을 보며 나도 소비조합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로부터 몇 년 후 저는 소비조합을 시작하여 서울로 방문 판매를 다니게 되었습니다. 신앙촌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들은 월등하게 품질이 좋아서 ‘신앙촌 물건은 외제만큼 좋다.’라는 평을 들었기 때문에 신앙촌 물건을 들고 거리에 나서면 여기저기서 찾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에는 청계천 대림상가에 상점을 마련해 시온 직매점을 오픈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종로 세운상가와 을지로 삼풍상가에도 우리 소비조합이 운영하는 시온 직매점이 있었습니다. 1970년대 당시는 그런 상가들이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서울의 명물로 꼽히며 유동 인구도 많을 때여서 무척 바쁘게 판매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품질 좋은 신앙촌 제품을 판매하면서 보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후 1980년에 하나님께서는 예수의 정체를 밝히시며 “예수를 믿어서는 구원을 얻을 수 없다.”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당시 축복일예배에 빠짐없이 참석하면서 창세기부터 성경의 오류를 지적하시는 말씀을 듣게 되었습니다. 이전부터 계속 성경을 읽었어도 그런 오류를 알지 못했는데 하나님께서 눈을 뜨게 하시니 비로소 보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하나님 말씀을 계속 들으며 성경에서 의인으로 받들어지는 인물들이 실상은 추한 죄를 지은 사람들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구나! 아브라함을 믿음의 조상이라 하지만 그런 죄를 지은 인물이 어떻게 구원에 도움이 되겠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구세주라고 자처했던 예수 또한 구원이 무엇인지 알지도 못하고 구원을 줄 수 없는 존재임을 분명히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1982년에 저는 대구제단 관장으로 첫 발령을 받게 되었습니다. 교역자가 되는 것은 꿈에도 생각지 않은 데다가 성격도 내성적이고 여러 모로 부족한 것뿐이었습니다. 설교를 어떻게 할지 여간 걱정되는 것이 아니었는데 하나님께서 제 마음을 아셨는지 “예배 시간에 찬송을 하라.” 하셨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제단으로 전화를 주셔서 “아직도 찬송만 하나? 이제 찬송에다 뼈를 붙이고 살도 붙여 봐.” 하고 격려해 주셨습니다.
제가 교역 생활을 시작할 당시 하나님께서는 지역별로 사람들을 자주 기장신앙촌으로 불러서 축복해 주시며 장시간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저는 제단에 나온 지 얼마 안 된 사람들을 데려갈 때면 그들이 하나님 말씀을 잘 이해할 수 있을지 염려스러웠습니다. 주로 감람나무 하나님이심을 증거하는 말씀을 해 주시는데 ‘저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을까? 혹시 잘못 생각하면 어쩌나?’ 하고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그들이 빨리 이해하며 받아들이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때 축복을 받고 말씀을 들었던 분들이 지금도 열심히 신앙생활에 매진하는 것을 볼 때면 ‘하나님께서 다 전도하셨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버지는 비록 하나님을 모르셨지만
하나님께서 허락해 주신 은혜를 받아
아름답고 편안한 모습으로 피어 임종
1989년 광주제단에서 시무하고 있을 때 친정아버지께서 돌아가시게 되었습니다. 10년간 중풍으로 고생하시다 숨을 거두신 것이었습니다. 하나님께 말씀드렸더니 입관하는 시간을 알려 달라고 하셔서 영산포 집에서 장례를 치르며 입관할 때쯤 전화를 드렸습니다. 그런데 입관을 마친 후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놀라움을 금할 수가 없었습니다. 오랫동안 중풍을 앓으시며 병석에 누워 계셨던 아버지는 눈이 푹 꺼지고 뼈와 가죽만 남았다고 할 만큼 마르셨는데, 입관을 한 후에는 얼굴에 보기 좋게 살이 올라 있는 것이었습니다. 피부도 맑고 깨끗했으며 72세의 연세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환한 모습이어서 마치 젊은 시절의 아버지를 뵙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놀랍고 감사하여 그 모습을 한참 동안 바라보았습니다. 그 후 축복일이 되어 기장신앙촌에 갔을 때 하나님께서 “아버지 잘 피셨지?” 하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아버님은 비록 하나님을 모르셨지만 하나님께서 은혜를 허락해 주셔서 아름답고 편안한 모습으로 가실 수 있었습니다.
그 후 청주와 울산 등지에서 시무했던 저는 현재 경북 영덕제단에서 시무하고 있습니다. 30년 가까운 교역 생활 동안 교인들과 같이 힘을 모아 어려움을 넘고 목표를 이루고자 했던 순간들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새벽잠이 적어진 요즘에는 이른 새벽에 눈을 뜨고 나의 남은 시간들을 어떻게 정리해야 되나 생각하게 됩니다. 후회하지 않는 삶이 되어야 한다고 저 자신에게 다짐해 봅니다. ‘구원은 특혜’라고 하셨던 말씀대로 구원은 하나님의 끝없는 희생과 사랑으로 베풀어 주시는 특혜임을 다시금 깨닫습니다. 누구도 알지 못했던 이슬성신을 내려 주시며 인간의 죄를 안아맡아 씻어 주신 사랑을 어떻게 다 표현할 수 있겠습니까. 귀한 은혜 간직하고 말씀대로 열심히 살아서 그날에 구원의 자격자가 되기를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