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말씀
신앙체험기
기획
특집
피플&스토리
오피니언
주니어

가을의 계절감 그 안에 피어나는 상념들(울산교회 정지철 관장)

울산교회 정지철 관장
발행일 발행호수 2121

기다리지 않아도 가을은 또다시 우리의 시야에 다가오고 있습니다. 어떤 진한 약속이라도 되어졌던 것처럼 때가 되니 어김없이 도래한 것입니다.
가을은 하늘빛이 그러고 산색이 그러며 또 들(野)빛이 그러듯이 모든 것들이 짙게 짙게 안으로 여물어들면서도 또 뭔가 모르게 아쉬움을 안고 오는 계절입니다. 부족함 없이 풍족하면서도 또 어디론가 기필코 멀어져가야 하는 듯, 시작부터 아쉬움을 안고 오는 계절입니다. 그래서 가을은 뭔가 놓치지 않고 따라 잡아야겠다는 듯한 부단(不斷)한 생각으로 이어지는 사념(思念)의 계절이기도 합니다.
언듯, ‘언약’이라는 단어에 생각이 멈춥니다. ‘언약’이라는 이 평범한 말 한마디가 도대체 뭐길래, 우린 이처럼 갈구하듯 이 말을 반복하여 기도 드리는가? 문득 생각속에 떠오르는 모습이 있습니다.
“나는 변치않아. 그대로 지키면 그건 100% 데리고 가. 그러나 자꾸 죄를 짓고 어기면 그 할 수가 없어. 난들 할수가 없잖아. …… 그 언약은 ‘영 불변하오니’ 변하지를 않는다 그거야.”라며 역설 하시듯 몇번이고 우리게 당부하시던 그 모습입니다. ‘언약이란, 말로써 맺은 약속’이라고 까지 쉽게 풀이해 주시면서, 그 언약해 주심으로써 구원을 허락 하시던 그 모습 말입니다.
그 언약해주심을 지켜주고 또 끝까지 기다려 주겠다는 의지에 찬 그 사랑을 헤아리는 상념(想念)이 다시 저 훤히 열린 푸른 하늘가로 끝없이 이어지는듯 하는 계절. 가을은 과연, 이 땅에 사는 우리만이 누릴수 있는 특혜인듯 합니다.
수수만년 긴 세월의 반복에도 불구하고 변함없이 이어지는 일년사계(1年四季)의 정확한 순환법칙의 이행현상은, 변할수 없는 그 언약의 의미를 자연현상에 상징적으로 묘사해 둔 것 같기도 합니다. 자연의 변화현상의 주기가 어김없이 이렇듯이 하나님 언약해주심도 그 결과는 그렇게 다가오리라는 뜻으로 말입니다.
봄·여름·가을·겨울이 제 각각 철따라 우리생활에 새 활력을 주지만, 우리생각을 깊게하는 가을은 유독 그렇습니다. 그 귀한 언약·영 불변하시니·그 나라 가기까지·끝까지 지키니 등 언약과 연결지어지는 이 언어들은 나약한 자를 다시 붙들어 당겨주고 안심시켜 다시 용기를 갖게하는 등 바른 신앙의 지표가 되기도 합니다.
석류알 헤아리듯, 귀하고 값진 이들의 의미를 되새겨 음미(吟味)케 하는 이 가을의 계절감도, 또 멀지 않은날, 철 따라 아쉬움으로 끝맺어 보내야 하리니…이 가을이여, 언제까지라도 이 곁에 있어 줄 수는 없는가.

관련 글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