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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영 관장 편 ② 새싹같은 아이들

발행일 발행호수 2257

6월 축복일 예배 후 퀴즈 문제에 집중하고 있는 아이들.

장미향기 짙은 6월.
교역자로서 새롭게 다가오는 하루하루는 전도를 열심히 해야 하는 나에겐 결코 만만치 않다 . 달력에 표시된 만큼 학교 행사도 많고 아이들 수업 일정도 나날이 들쑥날쑥 거리다 보니 어떤 날은 학교수업이 단축된다든지 휴무, 수학여행, 야영 등으로 학교 심방이 제대로 이루어 지지 않아 학교에서 아이들을 만나지 못하는 일이 태반이고 그때마다 계획했던 학교에서 다른 학교로 발 빠르게 옮겨 다니며 아이들을 못 만날까봐 가슴을 쓸어내린다.

학교에서 만나는 아이들의 모습은 초록으로 물든 눈부신 햇살만큼이나 환하다. 관장님을 외치며 힘차게 달려와 ‘있잖아요~, 오늘 누가요~, 친구 누구는요~’등으로 쏟아내는 아이들은 금세 하루 일과를 정신없이 쏟아 놓는다. 그 솔직하고 천진스런 모습에 정성껏 맞장구를 쳐주며 초대장을 나누어 주고 일요일에 꼭 오기를 약속한다. 이때만큼은 내 마음도 아이와 같이 순수해 지고 기쁨이 넘쳐 난다.

토요일엔 일요일을 대비해 청소, 간식, 말씀 등 꼼꼼하게 준비를 하고 ‘오늘은 더 열심히!’를 스스로에게 외치며 긴장된 일요일 아침을 연다. 예배시간이 되어 반가운 얼굴들이 하나하나 모여 힘차고 정성스레 찬송가를 부를 때는 ‘이 아이들이 다 천사 같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걔중에 6살의 승빈이는 무척 개구쟁이에 고집쟁이다. 항상 교회 올 때마다 군데군데의 작고 큰 상처들이 훈장마냥 하나씩 늘어나 있다. 그래도 좋다고 볼 때마다 예쁘게 웃어주는 동그란 얼굴의 승빈이다. 또한 예배 시간에는 가만있질 못하고 이리저리 일어나 돌아 다녀 언니들과의 술래 아닌 술래잡기가 시작된다.

승빈이의 특기는 얌전히 시키려는 언니들의 손길을 요리조리 피해 내 허리에 매달리기이다. 농사짓는 할머니 댁에 자주 가는 승빈이네는 한 달에 한두 번 부모님이 직접 아이들을 교회에 데려다 주시는데 그때마다 교회는 승빈이의 세상인 것이다. 처음 교회 왔을 때는 뒹굴고 자고 소리치며 가만있질 못하더니 요즘은 제법 기도문도 하고 찬송도 곧잘 따라 부른다.

개구쟁이 승빈이의 또 하나의 특기는 간식 뺏어 가기이다. 예쁘게 포장된 사탕을 포착하고 있다가 슬쩍 다가가 작은 손에 움켜쥔다. 그리곤 귀엽게 웃으며 ‘이거 나 줘’라는 말과 동시에 꼭 쥔 손을 뒤로 감춘다. 늘상 반복되는 일에 오늘은 따끔하게 일침을 놓아본다.

“승빈아 하나만 가져가야지. 또 가져가면 나쁜 거야~”
그래도 나쁜 짓이라는 것은 아는지 사탕을 얼른 제자리에 던지듯 놓는다. 그 모습에 속으로 슬쩍 웃으며 다시 한번 타일렀다.

“허락 없이 가져가거나 손대면 나쁜 짓이야. 승빈이는 착한 아이지”
승빈이는 알아 들었다는 듯이 방긋 웃곤 획득한 사탕을 쥐고 좋아라 한다.

다시 한번 그 모습에 웃음을 지으며 꼬지 간식을 준비하는데 잠깐 지켜보던 승빈이가 신나게 게임하며 놀고 있는 언니들에게는 아랑곳 않고 사탕 쥔 손으로 꼬지를 들어 건네준다. 순간 시키지도 가르치지도 않은 꼬마 승빈이의 예쁜 짓에 깜짝 놀라 칭찬을 해 주었다. 그랬더니 이젠 아예 소중하게 쥐고 있던 사탕도 바닥에 내려 놓고 뾰족하지 않은 꼬지의 뒷부분을 돌려 하나 하나 건네주는 것이 아닌가.

승빈이의 예쁜 행동을 보며 ‘이렇게 예쁜 아이들이 많이 전도되어 바르게 하나님을 믿어 가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선 교역자로서의 내 행동과 자세가 얼마나 중요한 지도 새삼 깨달았다. 순수한 어린아이들을 예뻐하셨던 하나님을 그리며 더 열심히 전도하고자 다짐한다. ◆
/거창교회 학생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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