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민 관장 편 ③ 기다려지는 이슬성신절
기다려지는 이슬성신절오래전 부산에서 시무할 때의 일이다. 이슬성신절을 며칠 앞둔 햇살이 좋던 어느 날, 급한 볼일이 있어 신앙촌에 갔을 때였다.
통나무 집 앞에 서 있었는데 순간 눈물이 핑 돌만큼 기쁜 마음이 솟아오르면서 벅차오르는 기분을 어찌할 수가 없었다. 한동안 그 자리에서 서서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너무나 기쁘고 행복한 순간이었다. 남이 볼세라 눈물을 닦으면서 한참을 그렇게 서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수십 년을 신앙촌에 다녀갔었고, 교역자가 된 후로도 수없이 신앙촌에 왔다 갔다 했지만 이런 기분은 처음이었다. 신앙촌의 햇빛도, 바람도, 공기도…. 그 모든 것이 그렇게나 아름다울 수가 없었다. 아름답다는 말로는 도무지 부족할 지경이었다. 좀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신앙촌 안이 은혜로 꽉 차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었다. 더 이상 채울 수 없을 듯 꾹꾹 눌러서 가득가득 채워져 있는 것 같았다.
며칠 후 있을 이슬성신절에 올 사람들을 위해서 넘치도록 준비해두고 계시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절기 행사가 여느 축복일과는 다른 더욱 풍성하고 기쁜 날임은 알고 있었지만, 그날 나는 이슬성신절이 얼마나 귀하고 감사한 날인지 깊이 느낄 수 있었고, 이 귀한 곳에 많은 아이들과 함께 하고 싶었다. 그해 이슬성신절엔 다른 때보다 많은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었다.
천부교 절기 행사를 앞두고 신앙촌에서는 수개월 전부터 많은 준비를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신앙촌 곳곳을 청소하고, 단장하고, 음악순서와 예배, 식사준비 등 어느 것 하나 정성과 기도가 담기지 않은 것이 없으리라. 한없이 주시는 그 은혜를 받고자 신앙촌에서는 열심히 준비를 하고 있었고, 은혜가 가득 담겨있는 그 한가운데에 서 있음을 느꼈던 그 날의 기억이 지금도 또렷하다.
신앙체험기에 자주 나오는 내용 중에 기성교회를 다니다가 하나님께 은혜를 받은 후 다니던 교회를 안 가니 목사들이 찾아와 계속 설득을 하는 내용이 있다. 그러면 체험기의 주인공들은 하나같은 반응이다. 내가 받은 은혜가 확실하고 내가 체험한 것이 확실한데 아무리 그것이 가짜라고 말해도 소용없으니 돌아들 가시라고. 내가 분명히 받은 은혜를 그 누가 부인할 수 있을까.
이슬성신절은 인류 구원을 위해 허락하신 귀한 은혜에 감사와 영광을 돌리는 날이다. 온 마음과 온 정성을 다해 드리고 드려도 부족할 날인데 정작 우리는 가장 큰 선물을 받고 오는 날이었다는 것을 나는 십수 년 전 그날에야 비로소 알게 되었다. 귀한 이슬 은혜를 주시려고 하신 날인데 받을 준비를 야무지게 잘하고 가야겠다.
해마다 돌아오지만 늘 설레는 맘으로 기다려지는 이슬성신절. 내가 받은 마음 벅찬 기쁨의 은혜를 더욱 많은 아이들에게 전하는 학생관장이 되도록 간절히 기도드려본다.
/미아교회 학생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