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선 관장 편 ② ‘네가 나보다 낫다’
'네가 나보다 낫다'신앙촌 슈퍼. 같은 물건이라도 하나님의 축복이 담긴 물건을 사가고자 축복일에 신앙촌에 가게 되면 슈퍼에서 물건을 사갑니다. 1986년 하나님께서는 슈퍼에서 판매를 시작하기 전인 새벽시간에 직접 슈퍼에 오셔서 판매대 사이사이를 다니시며 축복을 해주셨습니다.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할 합창을 앞두고 학생들이 신앙촌에서 합숙을 할 때였습니다. 하나님 말씀을 우리들에게 전달해 주시는 전경옥 사장님께서 학생관장들을 아침에 부르셨습니다. “오늘 아침 하나님께서 전화로 ‘고 놈들이 나왔다고, 날 보러 이른 새벽에 나왔다고’하시며 굉장히 기뻐 하셨다”는 말씀을 전해 주셨습니다.
숙소로 돌아와 학생들을 모아 놓고 그 이야기를 해주었더니 한 학생이 ‘저에요’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학생은 첫 발령지인 수원에 갔을 때 전국에서 영적으로 1위라고 하던 학생이었습니다. 얼굴도 예뻤고, 마음도 예뻤습니다. 하지만 그 제단 많은 학생들이 다 예쁘고 착했습니다. 저는 ‘왜 그 학생을 1등이라고 하실까?’하고 궁금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 학생은 새벽 4시 30분에 주위에 자던 친구들을 깨워 하나님께서 오시는 슈퍼 앞 길목에 나가 서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새벽에 하나님 얼굴을 한번 더 뵈려고 단잠을 깨서 나가는 그 마음, 혼자만 살짝 나간 것이 아니라 옆 친구들을 깨워 같이 나가는 마음, 하나님을 사모하는 마음이 앞섰던 것이 아니었나 생각해 봅니다.
그 학생은 저를 위로하기도 했습니다. 어느 여름날 하루 종일 심방을 마치고 제단으로 들어 왔습니다. 그날의 심방이 다 성공적이었는데 마지막에 만난 여청 때문에 풀이 죽어서 제단으로 돌아와 힘없이 앉아 있는데 내게로 다가와 ‘관장님, 하나님께서 다 아실 거예요’하며 진지하게 저를 위로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학생의 그 한마디에 ‘응! 그 ~ 래’ 하며 조금 미안한 생각도 들면서 마음을 다시 세웠던 적도 있었습니다.
천호교회에서는 ‘내가 말씀공부를 시키고 교역을 한다지만 결국 하나님께서 한 명 한 명 다 그 학생이 당기는 만큼 나도 모르는 사이 은혜로 키워 주신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때 천호교회 반사 선생님들이 모두 선의의 경쟁을 하며 열심히 했습니다. 반사들이 자기 반을 일주일동안 심방하고 주일을 맞이하곤 했는데 일기예보에 일요일에 비가 많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고등학생 반사인 한 학생은 비가 오는 토요일 밤, 내일 주일예배에 왔으면 하는 반 아이들 이름을 붓 펜으로 한 자 한 자 정성껏 적으며 기도를 하고서야 잠을 청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가슴깊이 반성하기도 했습니다.
그 반사는 교회에서 활동을 마치고 집으로 갈 때면 제가 대문 밖에 나와 ‘내일은 새벽예배 꼭 나와’ 하고 입버릇처럼 말을 했는데 하루는 제가 말로만 새벽예배에 오라고 한다고 느꼈는지 가다가 다시 돌아와 제 손을 잡고 ‘관장님 제게 신념을 주세요, 신념을.’하고 돌아가는 것이었습니다. 새벽에 전화로 깨워주기로 약속한 다음날 새벽(조금 웃긴 얘긴데 그냥 웃고 넘어가시길…) 그 학생 집에 전화를 거는 중 ‘아 얘가 어제 신념을 달라고 했는데 이 짧은 시간에 어쩌나’ 하는 순간 ‘여보세요’하는 소리가 나자 순간 나도 모르게 큰 소리로 또박또박 ‘신 념’ 단 두 마디만 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새벽예배를 마치고 그 반사는 가방에서 한 아름의 CD를 꺼내 제게 내놓는 것이었습니다. “이게 뭐니?”
“관장님이 새벽에 ‘C D’ 하셨잖아요.” 그 학생은 잠결에 CD로 듣고 어떤 CD를 들고 올지 몰라 집에 있던 많은 CD를 거의 다 들고 온 것이었습니다. 우리들은 데굴데굴 구르며 웃었습니다.
날 위로하던 그 아이도, 신념을 달라던 그 아이도 지금은 어엿이 성장해 시온의 일꾼으로 든든히 자리하고 있습니다.
교역! 아름다운 아이들을 만나 귀한 하나님을 전하며 참으로 소중한 인연을 만들어가는 복된 자리임을 새삼 느껴봅니다.◆
/성남교회 학생관장